천정부지로 치솟은 백화점 신규 출점 비용
통상 백화점, 복합쇼핑몰과 같은 대형 상업시설은 5년 이내에 사업비용을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따라서 총 사업비 및 투자 비용의 5분의 1 가량을 매년 수익으로 올려야 하며, 연 매출 목표도 그에 맞춰 잡습니다. 그런데 이미 주요 상권들은 타 경쟁사가 선점한 경우가 많고, 공사비와 토지비용이 급등하다 보니, 단독 신규 출점만으로는 그에 상응하는 수익과 매출을 거둘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곤 합니다.
이러한 리스크 속에서도 최근 단독 출점을 단행한 소수의 사례를 보면, 확실한 기회 요인을 갖춘 곳만 선별하여 베팅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상권 규모 대비 기존 시설들이 낡고 협소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했던 더현대 광주나, 신도시 개발 초기라 상권 형성의 불확실성은 있지만 저렴한 토지 매입비로 수익성을 확보한 더현대 부산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스타필드 창원의 경우,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었으나,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성이 불확실해지며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인구 규모와 경제력에 비해 대형 복합쇼핑몰이 전무했던 창원시 상권의 잠재력, 그리고 진일보한 상업 인프라를 강하게 원하는 지역 사회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2028년 준공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습니다.참여하거나, 임차하거나, 디벨로퍼가 되거나
최근 유통업체들은 리스크가 큰 단독 출점 대신, 대형 복합개발 프로젝트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출점 전략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수서역세권 개발 사업 중 수서복합환승센터에 참여하여 출점하는 신세계백화점 수서점이 있습니다. 철도와 버스를 아우르는 대형 환승센터에 호텔, 오피스텔을 함께 조성하는 2조 3,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에 합류함으로써, 핵심 입지는 확보하되 투자 비용을 분담해 출점 리스크를 최소화한 전략입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에도 복정역 일대에 추진되는 현대차R&D센터에 참여하여 서울 동남권 상권을 노리는 등 유통기업들이 대형 복합개발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종합 디벨로퍼로서 그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신세계는 광주 신세계와 광주 광천 터미널을 복합개발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백화점과 호텔, 프라임 오피스, 주상복합 아파트, 의료 및 교육시설과 문화 공연 시설을 갖추고 기존 터미널을 지하화하는 초대형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외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호텔, 주상복합 아파트 등과 결합하여 규모의 경제 추구와 리스크 분산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경부고속터미널도 이와 유사하게 초대형 복합개발을 통해 터미널 시설을 지하화하는 한편, 지상에는 60층 이상 초고층으로 주거와 업무, 호텔, 리테일, 문화, 의료가 결합된 대형 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기존 신세계 강남점의 경쟁력과 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복합개발을 통해 부동산 자산의 가치 증대와 수익 실현을 꾀하는 것이죠.
스타필드 청라 사업에서는 신세계 프라퍼티가 대형 돔구장과 호텔, 쇼핑몰을 결합한 형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업 성격을 스포츠 콤플렉스로 개발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광주 스타필드의 경우에도 리조트, 호텔, 웰니스가 결합된 체류형 콤플렉스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동서울 터미널, 경기 화성 테마파크 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대형 부동산 개발 산업과 자사의 리테일 채널과의 결합 및 시너지 효과를 꾀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실리적인 유통 채널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선점 업체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하고 고객층이 한정된 기존 리테일 채널에서 벗어나, 몰링형 프리미엄 아울렛과 같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출점하는 등 투자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신규 상권을 공략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합니다.
신세계 등 경쟁사의 선진출로 상권에서 지배력이 약해진 영남권에는 백화점 대신 프리미엄 아울렛을 출점하기도 합니다. 프리미엄 아울렛과 몰이 결합된 더현대 부산과 경산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준비하고 있죠.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백화점이나 도심형 복합쇼핑몰을 우회하여 교외형, 여가형 쇼핑몰로서 차별화하는 한편, 토지, 공사 등 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단독 출점 비용과 이커머스 의존도 심화는 대형 상업시설의 출점 전략을 바꾸고 있습니다. 갈수록 가중되는 단독 출점의 부담을 극복하고 확실한 오프라인 방문과 매출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역세권 등 핵심 교통 요지를 선점하거나, 주거·업무·호텔 등 다른 용도의 복합개발 속에서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국 향후 유통기업들의 출점 전략은 단독으로 살아남거나 홀로 몸집을 키우는 것을 넘어, 상권의 특성에 맞춘 환경을 적용하고 다양한 기능을 융합하는 고도화된 복합개발의 형태로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