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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의 스폰서


처음 미국 리츠를 투자하기 위해 회사 소개자료를 보았을 때 미국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수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새로웠던 점은 사업 영역이 단순히 부동산을 보유하며 임대수익을 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리츠가 토지를 매입하여 그 땅 위에 부동산을 개발하고, 이를 보유하거나 매각하여 이익을 창출한다. 뿐만 아니라 리츠에서 펀드를 운용하거나 JV를 설립하여 운용 수수료를 수취한다. 심지어 몇몇 리츠들은 임차인 중 성장 매력이 높거나 리츠와 사업 파트너가 될 만한 기업에 지분 투자를 하기도 한다.  
리츠의 사업 구조는 해당 국가의 법적 규제 및 리츠의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리츠의 정의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총자산의 일정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여 배당가능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했을 때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 회사이기 때문에 법적인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리츠에 대한 개발 비중 제한, 차입한도 규제 등 국가별로 부여하는 제재 사항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자기관리리츠인지, 아니면 위탁관리리츠인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이 두 유형의 차이는 영어로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자기관리리츠는 Internally Managed REIT로 리츠 내부에 인력 및 시스템 등을 구축하여 성장 전략을 추구하는 리츠이다. 반대로 위탁관리리츠는 Externally Managed REIT로 리츠의 운영을 외부 운용사(AMC)가 수행한다. 보통 위탁관리리츠 중심으로 리츠가 성장하고 있는 지역에서 리츠는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여 임대료 수익을 기반으로 온전히 배당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토지매입, 펀드 운용 등의 사업은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리츠의 성장은 보유 부동산 가치의 상승 뿐만 아니라 자산 매입 등을 통한 외형 성장도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이 주요한 전략 중 하나이다. 자기관리리츠는 내부적으로 외형 성장 전략까지 구축한다면 위탁관리리츠는 보통 스폰서를 통해 이를 수행한다. 보통 스폰서가 외부 AMC를 소유하며 스폰서 보유 자산에 대한 우선협상권 등 일부 권리를 리츠에게 부여한다. 이를 통해 신규 자산 매입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거나 스폰서와 함께 투자하여 단계적인 자산 확보를 해나간다. 때문에 위탁관리리츠의 회사 소개서에는 보유 부동산 포트폴리오에 대한 소개 뿐만 아니라 스폰서가 어떤 강점이 있는지 투자자들에게 소개한다. 투자자들 역시 어떤 스폰서와 함께 성장하는 리츠인지가 투자 결정을 하는데 주요 요소가 되곤 한다.
자료=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스폰서-리츠 구조 중심으로 성장을 이끈 아시아 리츠


아시아의 대표적인 상장 리츠 시장인 일본, 싱가포르는 스폰서-리츠 구조가 잘 정착되었다. 특히, 부동산 개발사업을 영위하거나 개발 펀드를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개발 이후 안정화가 이뤄진 부동산 자산을 리츠에 유동화하고 해당 자금은 다음 프로젝트에 투입하여 성장을 이어간다. 투자자들 역시 각자 성향에 맞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배당이 기반이 되는 투자를 원하면 상장 리츠에 투자하고, 경기 사이클에 맞춰 개발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면 스폰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해당 사업 구조의 성공을 참고하여 주변 개발도상국들도 상장 리츠 시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들이 직/간접적으로 리츠 상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국유기업이 스폰서가 되어 인프라 자산 중심으로 리츠 설립을 주도했다.

하지만 위탁관리리츠는 성장 과정에서 스폰서와 주주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는 주당 NAV 및 주당배당금 상승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를 선호하는 반면, 자산관리회사는 자산 규모를 기반으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외형 성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폰서로부터 매입하는 시기 및 매입 가격에 대해 리츠 주주로부터 의심을 받기 쉬워진다. 물론 리츠는 상장 회사로서 금융당국의 감독과 규제를 받기 때문에 주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사업을 영위해가지만 외부에 있는 투자자로서는 리츠의 구조 때문에 의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싱가포르 내 주요 리츠들은 스폰서의 리츠 지분 비중을 높게 가져갔다. 이를 통해 주주와 스폰서 간 이해상충을 최소화하고자 했다. 일본 리츠의 경우 스폰서 자산 매입 시 매입 절차, 감정평가 등 더 엄격한 제도를 마련하여 투자자들에게 안내했다. 상장 리츠 초기 시장에서는 경험과 전문성을 확보한 전문 AMC의 능력 활용과 스폰서의 파이프라인 제공이 유효하지만 시장이 커질수록 성장통을 겪는다고 볼 수 있다.
 
 

스폰서 리츠의 위기 대응 사례


위탁관리리츠는 스폰서를 통해 규모 성장을 해나가지만 필요 시에는 스폰서의 도움으로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기도 한다. 특히 싱가포르에서 팬데믹 이후부터 나타난 현금 흐름 악화 및 금리급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을 극복하고자 스폰서의 역량을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먼저 언급할 사례는 대표적인 스폰서 중 하나인 메이플트리(Mapletree) 산하의 2개 리츠 합병이다. 지난해 싱가포르 리츠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 중 하나는 Mapletree Commercial Trust(MCT)와 Mapletree North Asia Commercial Trust(MNACT)의 합병이었다. 당시 MCT는 싱가포르 내 최대 쇼핑몰인 비보시티(VivoCity)를 포함하여 대표적인 리테일과 오피스 자산을 보유한 리츠였고, MNACT은 홍콩 리테일을 중심으로 중국,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내 더피나클강남 등 리테일과 오피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리츠였다. 스폰서는 두 리츠의 합병으로 포트폴리오 규모가 확대되고 당시 아시아 내 시가총액 순위 7위까지 도약할 수 있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용 절감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합병 방법으로 기존 MNACT 주주에게 전량 MCT 지분으로 전환해주거나 MCT 지분 및 일부 현금으로 전환해주는 2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MNACT의 주주 중 일부가 리츠 편입 가격이 실제 가치 대비 저렴하다며 강한 반대 의사를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폰서는 3번째 옵션으로 MNACT의 주주에게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고, 해당 현금은 최대 약 22억 싱가포르달러 규모로 스폰서 측에서 주식을 발행하는 형식으로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기존 주주들은 합병을 승인했고 대부분 현금을 수취해감에 따라 스폰서의 지분은 합병 이후 기존 32.71%에서 48.2%까지 확대되었다. 또한, 신규 발행 주식에 대해서는 6개월 보호예수 기간을 부여하여 장기 보유 의지를 전달했다.
자료=Mapletree Pan Asia Commercial Trust
올해 들어서는 홍콩 ESR그룹이 스폰서인 ESR-LOGOS REIT가 자산 리모델링 투자 및 부채 상환 등의 이유로 약 3억 싱가포르 달러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투자 심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스폰서 측에서는 청약이 미달된 부분 중 최대 1억 5,000만 달러를 추가 매입하기로 발표하여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게끔 지원해주었다. 이에 따라 실제 유증 전 스폰서의 보유 지분은 13.89%에서 유증 후 16.38%까지 확대되었고, 리츠는 해당 자금을 활용하여 부채비율 완화 및 자금 투자 등을 진행할 수 있었다.
최근 가장 어려운 국면에 위치한 리츠 중 하나는 Manulife US REIT이다. 미국 내 A급 이상의 오피스 12개를 보유했던 해당 리츠의 스폰서는 글로벌 금융회사인 매뉴라이프(Manulife)이다. 미국의 경우 팬데믹 이후 사무실 복귀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금리 급등이 본격화되면서 2022년 하반기부터 해당 리츠의 주가 약세가 이어졌다. 그런 가운데 2022년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 포트폴리오가 1년 간 약 10.9%의 가치하락이 있었다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LTV가 48.8%까지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싱가포르는 리츠의 LTV를 50%로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법적 한도를 벗어날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되었다. 주가 하락으로 할인이 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하기 쉽지 않았고, 이에 가장 빠르게 매도 가능한 오피스 자산 1개를 22년 말 감정평가 가격으로 스폰서에 매각을 진행했다. 그리고 이후 한국의 미래에셋자산운용과 AMC 매매 및 Manulife US REIT의 신주발행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공시하고 현재 스폰서인 Manulife도 기존 지분율인 9.1%를 맞추기 위해 추가 증자 시 함께 참여하겠다고 알렸다. 이후 추가적으로 애틀랜타에 위치한 오피스 자산을 스폰서에 6월 30일 이내에 매각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렇게 리츠 간 합병, 유상증자 그리고 자산매각 등을 이행하기 위해 스폰서의 도움을 받는 사례를 보면 스폰서의 역할은 성장 국면에서는 외형 확장을 위한 파이프라인 제공을 해주고, 반대로 시장 하락 국면에서는 건전성 향상을 위한 지원까지 해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위탁관리리츠는 리츠의 운영 구조 때문에 투자자들이 의심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스폰서의 국면별 지원으로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쌓아가고, 이를 통해 리츠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스폰서와 주주간 이해가 일치함을 계속적으로 확인해가는 모습은 상장 리츠 성장 측면에서 참고할 수 있는 사항일 듯 하다.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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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팀

이지스 대체증권투자파트는 글로벌 상장 부동산 주식 투자를 위해 2017년 12월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에 해외 운용사 위탁으로 운용되던 글로벌 리츠 펀드들과 달리 직접 리서치를 통한 투자 종목 선정으로 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전략을 통해 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여 투자자들에게 양호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