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리테일섹터가 기나긴 하락 사이클을 지나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 전까지 미국 리테일은 상업용 부동산 내에서 각광받는 주요 섹터였으나 이후 이커머스의 발전으로 서서히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지나면서 펀더멘털이 크게 흔들렸다. 리테일러의 파산, 방문객 감소, 임대료 수취율 하락 등의 위기를 겪었고 이는 미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진국 및 한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양상이었다. 이에 미국 리테일 섹터 내 리츠들은 자산 매각을 통한 포트폴리오 재조정, 테넌트 믹스 개선, 멀티패밀리와 오피스로의 재개발 등 구조조정과 공급 축소로 버텨왔다. 금리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이후로는 또 다른 양상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미국 리테일 리츠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드디어 바닥을 지나 완연한 회복의 사이클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분기까지 실적을 발표한 리테일 리츠 중 절반 정도가 2023년 실적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했고 무엇보다 전년 대비 임대율이 큰 폭으로 개선되었다. 이러한 눈에 띄는 운영실적 개선 외에도 아래의 이벤트들은 리테일 섹터의 회복 시그널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리테일 섹터 내 상장 리츠 간 M&A 사례 등장 미국 리테일 섹터 내에서 상장 리츠 간 합병은 지난 2017년 Unibail Rodamco와 Westfield의 합병 이후 주목할 만한 사례가 없었다. 금융위기 전후로 리테일 상장 리츠들의 인수합병 사례가 꾸준히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방산업의 구조조정과 팬데믹이 발생했던 2018년부터 2020년은 그야말로 암흑기였다. 이후 2021년 Kimco Realty가 WRI를 인수하면서 과감한 행보를 보였고, 2023년 Regency는 Urstadt Biddle를 인수하는 등 최근 들어 리테일 상장 리츠들의 M&A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이 중 Kimco Realty의 사례는 WRI의 포트폴리오 내 멀티패밀리로의 컨버전 진행 건이 많았다는 점에서 리테일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하지만 Regency의 Urstadt Biddle 인수는 리테일 포트폴리오 강화 의도가 강하다. Regency는 14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전역에 위치한 스트립 섹터(Strip Sector) 리츠이며 피인수기업인 Urstadt Biddle은 뉴욕주에 12억달러 수준의 77개 중소규모 리테일 자산을 가진 회사다. 이번 인수를 통해 Regency는 뉴욕주 포트폴리오를 12%에서 20%까지 확대하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2위로 올라서는 외형 성장을 하게 된다. 뉴욕주 지역 리테일은 인구 밀집도와 소득이 높아 최근 좋은 운영 실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상장 리츠 간 인수는 해당 섹터의 업황이 양호할 때 개별 건을 매입하는 것 보다는 포트폴리오 인수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여 업사이클에 대응하려는 경우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리테일 섹터 내 상장 리츠 간 M&A 사례는 미국 리테일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주요 리테일러의 파산에 대한 반응 미국 리테일러들의 파산은 2016년부터 지속되었다. Sears, JC penny와 같은 주요 백화점들을 비롯하여 Forever 21, Toy’s Rus와 같은 온라인으로의 대체가 용이한 의류 및 상품류의 리테일러들이 지속해서 무너졌다. 리테일러의 파산은 리테일 상장 리츠들의 공실률 상승 및 NOI 성장 둔화 등으로 이어졌고 투자자들은 그나마 그로서리(Grocery) 앵커 위주의 생활밀착형 임차인으로 구성된 리테일 자산만 선호했다. 아래 차트는 그로서리 앵커 위주의 리츠 Kite Realty와 다양한 임차인으로 구성된 Federal Realty의 주가 흐름이다. 실제로도 Federal Realty가 양질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ite realty의 주가흐름이 더 양호했고, 사모 시장에서도 그로서리 앵커 리테일 자산의 선호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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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주요 리테일러 중 하나인 목욕용품 업체 Bed Bath and Beyond(BBBY)가 결국 파산하며 총 400여개의 점포 폐점 계획이 발표되었고 리테일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긴장했다. 하지만 ISCS(미국쇼핑몰센터컨퍼런스)에서 주요 리테일러들은 이정도 앵커 사이즈의 임대공간의 공급이 현재 희소하며 오히려 좋은 조건으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리테일 상장 리츠들 또한 오히려 임대료를 올려받을 기회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최근 BBBY 임차공간에 대한 임차 경쟁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가운데 1차로 진행된 매장 임차 경쟁에서 높은 수요를 나타낸 것은 이 같은 시각을 방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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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되는 리테일 리츠 2분기 미국 주요 리테일 리츠들 중 약 절반 정도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 물론 NOI의 성장은 3~5% 수준으로 완만한 수준이지만 임대율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대부분 90% 초반의 임대율을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임대율 향상을 통해 지속적인 NOI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소비 둔화 우려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리테일러들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리테일 리츠들이 선방하고 있는 흐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 미국 리테일 부동산의 공급은 0%에 가까운 수준으로 매우 낮게 유지되고 있으며, 이커머스 침투율도 22%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리테일의 영역도 서로 균형을 잡는 모습이다.
사실 한국에서도 리테일 자산은 기관 투자자의 관심 대상에서 벗어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현재는 리테일 부동산 거래 시 유통업체의 마스터리스가 필수인 환경이지만 이제는 다르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도 이커머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리테일 자산의 위기가 나타났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의 리테일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인구당 공급 수준, 방문 빈도 및 매출액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글로벌 관점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준이다. 전방산업의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는 리테일 부동산도 무조건 리테일러의 마스터리스 구조로만 접근하는 방식이 리테일 섹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작성해주세요.
실제 일본의 리테일 리츠들은 입지와 개별 자산의 성격에 따라 임대차 구조를 다르게 가져간다. 인구 밀집도와 소득, 임차인의 구성 등을 고려하여 경쟁력 있는 자산의 경우에는 변동임대료 구조를 적용하고 안정적인 자산의 경우에는 마스터리스나 고정임대료를 적용하여 리츠 임대료 매출의 상방을 열면서도 안정적인 변동성을 가지도록 구조를 짜는 경우가 있다.
한국 내 리테일 자산, 혹은 리테일 리츠들도 리테일 업황의 회복과 함께 어떠한 성장전략을 가져갈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팀
이지스 대체증권투자파트는 글로벌 상장 부동산 주식 투자를 위해 2017년 12월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에 해외 운용사 위탁으로 운용되던 글로벌 리츠 펀드들과 달리 직접 리서치를 통한 투자 종목 선정으로 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전략을 통해 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여 투자자들에게 양호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