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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리바바그룹 계열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가 이달 초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내 24시간, 전세계 기준 72시간 배송 원칙 아래 영향력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직구 플랫폼인데요. 이 과정에서 전세계 물류 창고를 확보하는 등 막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한국인 사용자의 신규 이용자 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앱(1)으로 꼽히기도 했죠. 실제로 올해 신규 월평균 이용자 수만 370만명 이상 확대되는 등 11월 기준 월평균 이용자 수가 700만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투자 계획을 공표한 이유 역시 이와 같은 국내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입니다. 아직 물류센터 개설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구체적 청사진은  정해지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본격 진출 자체만으로 국내 물류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물류센터는 물론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상장 리츠 역시 알리익스프레스의 진출 전략과 방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내놓은 두 가지 보고서를 소개합니다.

*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삼성증권은 지난 11알리익스프레스, 공격적인 물류창고 확장 계획 예고란 보고서를 통해 알리익스프레스 등장이 2024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국내 물류 시장에 여러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먼저 국내 물류 시장 전반을 진단했는데요. 공급 과잉에 따라 2024년까지 가파른 공실 상승이 불가피하고, 물류 PF 시장의 브릿지론 부실화와 임차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현장(특히 저온창고) 분위기 등의 여파로 시장 충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소 2024년까지는 물류 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의 등장으로 대형 이커머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물류창고, 이를테면 풀필먼트센터나 도심형 물류 등과 같은 A급 자산은 견조한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가격 경쟁력이 높은 플레이어의 전략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 이커머스 사업자들이 양질의 물류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봤습니다. 내년(2024) 최악의 고비를 넘기면 2025년부터 수급 균형으로 회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경자 삼성증권 팀장은 공급 우려를 반영해 할인율이 컸던 순수 물류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와 주유소를 도심형물류로 개발하려는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류창고의 경우 다수의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로 거점 효과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차별화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출처:삼성증권 리서치 

NH투자증권 역시 알리익스프레스 등장으로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수혜를 기대했는데요(12월 20일). 이에 앞서 국내 물류 시장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 신규 임차 확대 등을 전제로 바닥을 통과하는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물류센터 준공 물량은 113만평(+50%y-y)이지만, 하반기 서부 권역 중심으로 이커머스 임차가 증가하면서 같은 기간 순흡수면적(신규 임차 면적-신규 공실 면적) 82만평(+113%y-y)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 이를 토대로 내년 이후 임대 시장 지표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단, 경기에 대한 우려를 변수로 꼽으며 물류 투자 센티멘트에 대한 눈높이 조정 필요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은상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의 등장과 이에 따른 물류센터 임차 여부를 또다른 변수로 제시했습니다.  물류센터 건립 보다는 임대형 물류를 선택할 것으로 판단했는데요. 공급과잉 속에 렌트프리 등 인센티비를 제공하는 등 임차인 우위 시장이 확연하기 때문입니다. 임대형 물류를 선택할 시에 국내 물류 임대시장은 보다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NH투자증권이 순수 물류 리츠로 쿠팡을 핵심 임차인으로 둔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한 배경입니다.

*출처:NH투자증권 리서치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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