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의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은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입니다. 캐나다 역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를 해결하고자 이민자 수를 확대하여 인구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이민자 수 목표치는 25만명 내외였습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이민자 허용 목표치는 48만 5,000명으로 두고 있으며 2025년과 2026년은 50만 명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G7 국가 중 가장 빠른 인구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10년 간 가장 높은 인구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125만 명 인구 증가로 인구 성장률이 3.2%를 기록하여 1957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조금 더 구분해보면 인구 증가 중 자연 증가분은 2만 8,000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목표치를 대폭 상회한 이민자 증가였습니다. 하지만 빠른 인구 증가는 주택 부족 심화 문제로 이어지며 또다른 사회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는 G7 국가 중 인당 주택 수가 가장 적은 국가입니다.


캐나다 신규 주택은 역사적으로 연간 약 22만채가 공급되고 있으며 현재도 그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는 연간 약 50만 채의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며 2030년까지 350만 채의 신규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고안하고 발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만성적인 주택공급 부족은 캐나다 집값을 상승시켰고 임대주택의 낮은 공실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팬데믹 이후에는 높은 임대료 상승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토론토 권역을 예로 들면 집 소유 비용은 평균 소득의 85%이며 임대료는 평균소득의 54% 수준입니다. 신규주택 공급 증가로 임대료 상승이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2024년 3월 캐나다 정부는 임시 거주자(Temporary residents) 수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안에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전체 인구의 약 6.2% 수준인 임시 거주자 수를 향후 3년 간 5%까지 축소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임시 거주자는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약 54%)와 유학생(약 22%), 그리고 난민(약 15%)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임시 거주자는 약 250만 명으로 파악되며 이는 2021년 100만 명에서 급격한 증가를 보였습니다. 임대주택의 수요자인 이들을 축소하여 높아진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집값 안정화를 위해 일정 조건을 갖추지 못한 외국인은 투자 목적의 부동산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는 법을 2023년부터 2년 간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벤쿠버가 위치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경우 외국인 취득세 상향 및 빈집세 등으로 투자 목적의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임대주택 시장의 특징은 임대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승 상한을 두고 있다는 점입니다. 토론토가 위치한 온타리오주는 2013년부터 최대 상승률 2.5% 내에서 목표 수준을 제어했고 2023년에는 최대 한도인 2.5%를 상한으로 제시했습니다. 올해 적용되는 한도도 2.5%로 제시했습니다.

이 같은 임대료 규제 때문에 캐나다에 상장되어 있는 임대주택 리츠들은 시장 임대료와 리츠의 수취 임대료 간 간극이 큰 특징이 있습니다. 온타리오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InterRent REIT는 2024년 1분기 기준 시장 임대료와 포트폴리오 평균 임대료의 차이가 40% 이상 난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제는 2018년 이전에 지어진 주택에 한정하며 갱신 시 적용되는 상승률 한도이기 때문에 신규 임차에 대해서는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이에 리츠들은 리모델링 및 신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신규 임차인을 유치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임대료 상승이 워낙 부담이다 보니 임차인들은 이전을 하지 않고 기존 임대주택에서 갱신을 하고자 합니다. 이에 Killam Apartment REIT 기준으로 2019년 Turnover(계약 만료 시 기존 임차인 퇴거 후 신규 임차인 유치) 비율은 30%였지만 2023년에는 2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시장 임대료 상승이 온전히 리츠 이익으로 전이되지 못하고 이연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시장 상황이 바로 리츠 이익에 반영되지 못하는 점은 단점일 수 있으나 긍정적으로 보면 향후 지속적인 임대료 상승을 보일 확률이 높으며 장기적으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현재 캐나다 주택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일 것입니다. 높아진 집값 때문에 주택 구매도 쉽지 않고 임대료 상승이 이어지니 주거 이전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집값 상승이 이어지고 임대료 상승이 계속된다면 상장 임대주택 리츠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헤지(Hedge)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국가가 이러한 옵션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민자 확대를 통한 인구 성장 스토리가 비슷한 호주의 경우 다른 섹터 리츠들은 규모 있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임대주택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유의미한 규모의 상장 리츠가 없기 때문에 집값 상승과 임대료 상승의 헤지 수단으로 리츠를 사용하기에 제약이 있습니다. 한국은 전체 리츠 규모에서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이는 정책적으로 리츠 구조를 활용했기 때문이라 일반 대중들이 투자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한국 정부의 상장 리츠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도 상장리츠 임대주택 섹터가 형성되어 거주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헤지 수단이 생기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