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
SPI

달라진 일본, 리츠 투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도쿄
디벨로퍼
GLP J-REIT
일본
리츠
금리
인플레이션
최근 일본 도쿄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2년간 일본 출장을 여러 차례 갈 일이 있었는데요. 여전히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 9월에도 300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들이 일본을 찾았고  도쿄 길거리 곳곳에서 수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번 출장에서 느낀 일본 투자 관점의 변화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출장에서는 일본의 주요 상장 디벨로퍼인 미쓰이부동산(Mitsui Fudosan), 미쓰비시지쇼(Mitsubishi Estate), 노무라 부동산(Nomura Real Estate), 도큐 부동산(Tokyu Fudosan Holdings) 등과 미팅을 진행했고, Japan Research Institute, 도쿄증권거래소(TSE)와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다시 인플레이션과 마주한 일본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일본이 다시 인플레이션을 정면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일본은행은 지난 2023년 2월에 선임된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선임 1년이 지난 올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탈출하고 7월에 재차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0.25%까지 정책금리를 올렸습니다. 주요한 근거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초래한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 전환이었습니다. 일본은행은 선순환 사이클이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료=Investing.com
인플레이션의 영향은 부동산 섹터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존 5~10년 단위의 정기 임대차계약 형태로 임차인을 받아 3~5년에 한 번 임대료를 갱신하던 물류센터의 경우에는 최근 리츠들이 물가 상승의 영향에 따라 임대차계약에 CPI 연동형 임대료 상승 조건을 포함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임차인들은 매년 임대료가 오를 수 있다는 점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자료=GLP J-REIT 
당연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재화뿐만 아니라 인건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봄에 진행되는 춘계생활투쟁인 춘투를 통해 기업 별로 노사 간 임금 및 근무 조건 등을 협의하게 됩니다. 인상되는 임금은 근무 연수에 따라 매년 오르는 정기승급분과 기본급을 포함하는 구조로 이 중 기본급을 인상하는 것을 베이스업이라고 부르며 실질적인 임금 인상의 척도로 삼게 됩니다.
이러한 베이스업은 2000년 이후 0.5%를 넘긴 해가 드물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노조가 이례적으로 강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들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일본은 2023년 초 역대급으로 여겨지는 2%대의 베이스업을 발표했는데 올 초에는 베이스업이 3.56%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이상 높은 기본급 인상을 확정했습니다.
자료=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높은 베이스업은 약간의 시차를 두고 올 5월 실질임금 상승을 만들어냈고, 일본은행에서는 임금 인상이 내수 소비 진작, 물가 상승, 다시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 하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입니다.




인재 확보에 주력하는 일본 기업들이 오피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

임금 인상과 소비 진작 등의 목표를 확인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은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기업들의 본사가 위치한 도쿄 주요 오피스 밀집 지역인 치요다, 츄오, 미나토, 시부야, 신주쿠의 5개 구에서는 매월 공실률과 임대료 데이터가 발표되는데 팬데믹 이후 7%에 육박했던 오피스 공실률은 최근 5%를 하회하고 있습니다. 9월 기준 4.61%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는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유출을 막고 더 좋은 입지에 오피스를 확보함으로써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도쿄 외곽 또는 도쿄 23구 지역에서도 도쿄 중심부로 본사를 이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료= Miki Shoji, Mizuho Securities





호조를 보이는 주택 분양 시장


오피스와 함께 주택 가격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책 금리가 높아지면서 다시 이자가 있는 나라가 되고 있는 일본이지만 간만에 살아나는 것처럼 보이는 경기를 통화 정책으로 누른다는 선택지를 택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때문에 정책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대출 실행 시 이자 혜택을 주는 등의 별도 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을 목도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일본 디벨로퍼들은 타워형 콘도미니엄 및 단독주택 등 다양한 주거용 자산을 개발 후 민간에 분양하는 사업부를 운영 중인데 이번 미팅에서 디벨로퍼들은 분양형 주택 사업부의 매출 및 마진의 상승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이며, 신축 주택뿐 아니라 기존 주택의 가격 상승 추이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쓰이부동산, 도큐부동산 등이 분양 사업부의 강세 지속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올해 매각 대상의 80% 이상이 이미 분양이 완료되었고 향후 2~3년 간 올해 매각 목표 물량을 상회하는 수준의 신규 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료=Mitsui Fudosan, Tokyu Fudosan Holdings 

이와 같이 일본인들 또한 다시 한번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오랜만에 깨닫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디벨로퍼 및 리츠에 투자할 때 임대수익 증가와 비용 상승 사이에서 수익성 증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경영진의 역량에 더욱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해석으로 연결됩니다.




새 일본 총리가 가져올 변화

한편 일본 증시는 8월 초 블랙먼데이에 이어 지난 9월 30일 다시 한번 5% 가량 내려앉았습니다. 이는 신임 총리로 당선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당선 가능성을 낮게 보았던 시장의 적응 과정으로 보입니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는 기존 아베노믹스와 가장 다른 노선을 가지고 있고, 새로운 자민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로 꼽힙니다.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와 법인세율 인상 등 주요 후보 중 시장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받아왔습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리서치 

위와 같은 공격적인 정책의 영향으로 당선 직후인 9월 30일 시장에서는 큰 폭의 주가 하락이 나타났고 디벨로퍼 종목의 경우 8~9%까지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일본이 수십년 만에 경제 성장을 목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는 공격적인 정책 변화를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막대한 상황입니다.
이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내각들에서 진행했던 완화 대책과 증시 부양책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10월 하원 격인 중의원, 내년 중순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증세 및 보조금 축소, 공격적인 금리 인상 촉구 등의 정책을 도입하기에는 30%대까지 낮아진 자민당의 지지율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금리 상승과 내각 교체 등이 이미 확정된 상황에서 현재 일본의 금리 상황은 실물 및 상장 부동산 투자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은 전반적으로 낮은 캡 레이트(cap rate)에 거래되었으나, 매우 낮은 금리의 영향으로 주요 지역 중 가장 매력적인 캡 레이트 스프레드(cap rate spread)를 오랫동안 유지해 왔습니다.
자료=CBRE, KB증권 리서치 
정책 금리의 상승에 따라 캡 레이트 스프레드(cap rate spread)가 줄어들면 보유한 자산 가치의 하락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40% 내외의 LTV를 유지하고 있는 리츠들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포트폴리오 전체의 조달 금리는 0.5% 미만에서 유지되고 있지만 신규 자산의 부채 조달 시에는 기존 대비 2배에 가까운 이자를 지급해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외형 성장의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일본 실물 및 상장 부동산의 투자를 고려하는 경우 보유 자산의 질적 성장에 따른 수익성 제고가 가능한지, 부채 조달 구조의 위험성이 낮아 자산 가치의 일부 변동에도 영향이 적은지, 내각과 일본은행의 행보에 따라 높아질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지 등 기존 대비 고려할 사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팀

이지스 대체증권투자파트는 글로벌 상장 부동산 주식 투자를 위해 2017년 12월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에 해외 운용사 위탁으로 운용되던 글로벌 리츠 펀드들과 달리 직접 리서치를 통한 투자 종목 선정으로 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전략을 통해 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여 투자자들에게 양호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