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놀고, 살고 싶은 동네 이야기를 담아내는 '시티&'의 두 번째 시리즈는 여의도입니다. 여의도는 도시를 움직이는 주요 기능이 모두 위치한 지역입니다. 국회의사당으로 대표되는 정치지구, KBS를 주축으로 한 방송지구, 63빌딩이라는 국내 최초의 초고층 빌딩이 자리잡은 상업지구, 한강시민공원과 여의도 광장 등 대규모 녹지지구, 증권거래소가 위치한 경제지구 등 다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파트로 이루어진 주거지구 기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도시 변화가 어떻게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에 최적화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에리어 매니지먼트의 순기능을 살펴보기 좋습니다. 여의도 지역의 변화를 통해 사람, 커뮤니티, 기업이 함께 만들어 가는 동네의 움직임을 소개하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여의도에서 보기 어려운 커뮤니티 시설까지 사용하고 있는 분에게 여의도는 낯설지만 살기 편안한 곳이었습니다. 혼자만의 라이프를 즐기는 30대 초반 직장인에게 여의도는 동질성이 느껴지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동시에 공통적으로 “여의도 지역이기에 직주 근접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합니다. 과연 직주 라이프의 중심 지역 여의도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직주 근접 라이프’ 대표 지역, 여의도

순재 : 제 1순위 고려사항은 통근 시간이었습니다. 여의도에 직장이 있으니까 여의도를 중심에 두고 주변 지역을 다 고려했어요. 9호선 라인이어야 했고, 제가 지금까지 살았던 곳이 신도시여서 그런지 비슷하고 동질감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동네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조건이 딱 여의도와 맞았던 것 같습니다. 1인 가구의 생활 편의성도 생각했고요. 

직장인 VS 주민, 여의도에서 어떤 차이를 느낄까?

순재 : 사실 여의도는 워낙 유입되는 사람이 많은 곳이잖아요. 유동인구도 많고요. 그런데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주민들 밖에 없어요. 주말에도 놀러 온 사람들과 사는 사람들의 동선이 달라요. 그래서 동네가 활기차면서도 생활에 있어서 불편함은 없거든요. 이렇게 동선 분리가 되기 때문에 섞이면서도 섞이지 않는 여의도만의 특색이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의 영역이 명확한 지역이라는 점이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만족도가 큰 부분입니다. 당연히 걸어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병석 : 처음에는 반반이었어요. 직장도 아니고 집도 아닌 느낌도 좀 있었고, 퇴근을 해도 퇴근하지 않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개인이 어느 정도 연차인지에 따라 조금 달라질 것 같아요. 저처럼 연차가 오래되면 귀찮은 부탁을 받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가까우니까 사무실에서 서류 확인을 해달라거나 이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죠. 오히려 출퇴근때 운전을 하지 않아도 돼서 스트레스가 사라졌어요. 주차장에서 나오느라 버리는 시간, 길에서 버리는 시간이 줄어드니까 삶이 좀 더 여유로워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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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직장인으로 경험한 여의도와 주민으로 경험한 여의도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병석 : 직장은 빨리 퇴근해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이사를 오기 전까지는 여의도가 그런 지역이었습니다. 항상 떠나고 싶은 지역에 가깝달까요. 그런데 지금은 직주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이니까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가는 곳들도 조금 차이가 생겼습니다. 직장인들 회식 장소나 손님과 미팅하는 장소들을 주로 갔다면, 이제는 브런치 카페도 가보고 신흥 브랜드 숍들도 가봅니다. 줄서는 유명한 맛집이 아니라 집 앞에 쉽게 가는 곳이 되었죠. 여의도 지역을 더 편한 마음으로 즐기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TP타워에 새로 문을 연 오근내 닭갈비에 다녀왔어요. 용산까지 안가도 된다고 딸아이가 좋아하더라고요. 

순재 : 같은 기능을 가진 공간인데, 미세하게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는 한강공원 대신 샛강공원을 가게 되었어요. 한강공원은 놀러 온 분들이 많은데, 샛강 공원에 가면 운동하시는 동네 주민들을 만나게 되더라고요. 퇴근을 하고는 더현대보다 이마트 델리 코너에서 저녁을 사서 집에 갑니다. 집에서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요. 특별하게 가는 곳들보다는 일상적인 곳들을 가게 된다는 점이 차이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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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회사와 집이 가깝다는 점이 불편하거나 아쉬운 적은 없었나요? 

순재 :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었습니다. 물론 가끔 회사를 나왔는데 회사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는 있어요. 집에 가는 길에 여의도 직장인들을 보면 다들 얼굴이 지쳐 있으니까 영향을 받게 되기도 하고요. 그런데 걷다 보면 마지막에서 만나는 공간이 확 트인 강가라 금방 괜찮아집니다. 마음을 바꾸고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여의도가 강남처럼 계속 비슷한 구역이 반복되는 곳이었으면 아무리 회사랑 가까워도 살겠다는 생각까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한강이나 공원 등 자연이 주는 안정감이 확실이 있습니다. 

만족스런 편의 시설과 생활 밸런스 좋은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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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생활 공간으로서 여의도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살아보니 여의도는 계속 살고 싶은 곳인가요?

병석 : 살기 좋은 곳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일단 여의도 안에서 다 해결이 됩니다. 생활과 관련한 대부분의 니즈가 충족되는 거죠. 그리고 저희 가족이 사는 아파트 내부 시설들도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커뮤니티 내에서 식사를 제공해주는데, 주말에 음식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정말 큰 장점입니다. 특히 아내가 너무 만족해서 덩달아 좋더라고요. 

순재 : 지금까지 1인 생활자로 여의도 라이프를 충분히 즐겼지만 가족이 생겼을 때도 여의도가 굉장히 좋은 주거지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족들과 함께 갈 수 있는 곳이 정말 많아요. 꼭 필요한 문화시설도 있고, 한강공원의 존재감이 크기도 하고요. 이렇게 가깝게 한강을 생활권에서 만날 수 있는 동네가 많지 않잖아요. 계절이 변화하는 것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도 생활이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요소입니다. 다만 아이를 키운다면 학원이나 커뮤니티 측면에서는 고민이 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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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여의도에서 생활하고 난 후 가장 만족했던 공간이나 경험이 궁금합니다. 

순재 : 저는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동질감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동네나 지역에 편안함을 느끼는 성향입니다. 그래서 여의도가 굉장히 편안해요. 동질감이 있는 동네에서는 상식 수준에서의 문제들만 발생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제가 대처 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긴장도가 낮아집니다. 마음이 편해지는 것이죠. 이런 경험을 여의도에서 하고 있어서 이 지역에서 사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여의나루역 한강공원을 가면 스트레스가 금세 풀립니다. 그 곳은 약간 핑크빛 세상이거든요. 사랑에 빠져 행복해하는 연인들을 보면 덩달아 마음이 좋아집니다. 여의도가 이런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생활하면서 여의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체로 행복해 보이거든요. 그런 감정이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병석 : 얼마전에 불꽃놀이 행사가 있었잖아요. 아내가 친구들도 초대하고 음식도 준비해서 집 안에서 불꽃놀이를 봤는데, 다들 굉장히 즐거워했습니다. 집이 고층은 아니라 보일까 싶었는데 꽤 잘 보이더라고요. 그 때 아내가 여의도로 이사오기 잘 했다,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 여의도 지역에서 살기 때문에 받게 되는 혜택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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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어떤 공간이 생기면 여의도 라이프가 좀 더 풍족해 질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순재 :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주거 공간이 만들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신혼집을 구하려고 생각했을 때 여의도에는 선택지가 거의 없더라고요. 25평형보다 작으면서 굳이 방의 개수를 많이 넣지 않은 주거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족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에 따라 같은 평수여도 방의 개수가 중요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그런 주거 공간의 유연성이 좀 아쉽긴 합니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설계된 주거 공간이 생긴다면 저는 언제든 여의도로 돌아올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아파트를 지을 때 상가를 안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본가가 있는 동탄에는 17년째 미분양인 상가도 있어요. 특히 상가는 대로변에 자리하고 있어서, 거리의 풍경을 안좋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굳이 그런 요소를 필수적으로 넣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병석 : 현재 주거 공간이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워요. 이 곳으로 이사 온 후 아파트 커뮤니티를 처음 경험하는데, 식사를 준다는 것과 운동 시설이 인접해 있다는 게 좋더라고요. 가전제품이 전부 빌트인으로 되어 있어서 집 안이 깔끔한 것도 장점이고요. 다만 공간 구성이 좀 아쉽습니다. 버리게 되는 공간들이 있고, 창고나 짐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적거든요. 지역으로 좀 더 확장해서 생각하면 문화시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영화관이나 도서관이 하나씩 있기는 하지만 그 밖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이 늘어나면 여가 생활이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관점에서 퐁피두 센터 오픈이 기다려집니다. 

미래의 여의도, 바라는 여의도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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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여의도라는 지역은 주거지로서 매력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여의도에서 살면 만족감이 클까요? 

병석 : 오히려 혼자 사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특히 여의도에서 일을 하면서 혼자사는, 어느 정도 연차나 나이가 있는 분들이라면 생활 편의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곳입니다. 은퇴하신 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고요. 모든 개인에게는 컴포트 존이 필요한데, 사실 컴포트 존이 직장으로 좌우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직장이 어디 있는지 보다는 생활의 측면에서 내가 어떤 지역의 특성과 잘 맞고, 편안하게 느끼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의도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편의를 원하는 이들에게 잘 맞는 곳입니다. 특히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지역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죠. 아파트 재건축이나 건물들이 새로 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편의시설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점점 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할 겁니다. 

순재 :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야근하는, 삶이 거의 일과 하나라면 무조건 가까운 곳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여의도는 거리만 만족스러운 게 아니라 힐링 공간이 굉장히 많아요. 그 밸런스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삶의 밸런스를 억지로 맞춰주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 지역이거든요. 하드 워킹하는 이들에게는 그런 억지 밸런스도 중요할 것 같아서 그런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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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 : 마지막 질문입니다. 생활과 일을 모두 한 지역에서 경험하고 계신 두 분에게 여의도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병석 : 저에게 여의도는 국군의 날 행사하던 장소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자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회사가 있는 곳이죠. 이렇게 점차 나라는 사람의 변화에 맞춰 여의도도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캔버스라는 생각이 들어요. 삶의 캔버스 같은 지역인 거죠. 서울에서 도시 개발이 가능한 마지막 장소이기도 하고요. 1970년대 개발이 진행된 이후 전체적인 변화가 다시 시작되고 있는 지역이기에 여의도라는 캔버스가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릴지 기대됩니다.  

순재 : 사실 아무리 좋은 공간도 일주일 내내 갇혀 있으면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집이 매일 있고 싶고 너무 좋은 곳인데, 가끔은 답답하기도 한 것처럼 여의도에서도 같은 마음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다만 그런 마음이 드는 건 3초 정도이고, 장점이 훨씬 많긴 합니다. “사는 동안 즐거웠고, 꼭 다시 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곳이에요.  

 여의도의 변화를 함께 겪으며 살아온 주민들도, 이미 달라진 여의도에서 일과 생활을 시작한 주민들도 앞으로의 여의도를 더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여의도라는 지역에 대한 사랑도 가득했죠. 사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미래를 꿈꾸게 하는 지역이기에, 여의도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지금도 충분히 살기 좋은 동네이지만 앞으로 변화할 여의도는 다시 살고 싶은 곳, 계속 살고 싶은 곳으로 더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