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철 SK리츠운용 대표와 김지욱 신한리츠운용 대표가 나란히 리츠업계를 떠납니다. 지난주 모그룹 인사를 통해 떠난다는 소식이 차례로 알려졌는데요. 공교롭게 서울파이낸스센터(SFC)에 거점을 둔 두 곳의 리츠운용사 수장이 모두 바뀌는 셈입니다.
사실 두 대표이사는 여러모로 공통점이 있습니다. 3년 안팎으로 운용사를 이끈 점(정확히는 신도철 대표 2021년 3월, 김지욱 대표 2022년 1월 부임), 부동산과는 직접적 레코드가 없던 인물이란 점, 무엇보다 모그룹에서 탁월한 성과를 남긴 인물이란 점 등입니다. 지난해도 둘의 연임 여부는 뜨거운 이슈이기도 했습니다.

차이점도 있습니다. 가장 확연한 부분은 바로 경영 스타일입니다. 신 대표는 직접 나서서 진두지휘하는 스타일입니다. IR에서도 한번도 빠짐없이 전면에 나서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김 대표는 CIO와 실무진들의 관리와 성과창출에 더 힘을 싣는 유형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 대표는 SK리츠를 국내 최대 자산, 시가총액의 반열에 올렸습니다. 자산 규모는 2위권 리츠들과 두 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죠. 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K리츠 투자를 검토할 때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는 종목으로 위상이 올라갔습니다.

물론 여러 우여곡절이 있기도 했습니다. 고금리 한파 속에도 잇따라 그룹 자산을 편입하면서 재무구조가 둔화하기도 했고, 일부 자산 편입에 대한 이슈가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분위기를 뒤바꿀수 있었던 이유는 가장 중요한 ‘주가’가 빠르게 반등했기 때문입니다.
김 대표 역시 K리츠의 간판 격인 신한알파리츠의 위상을 견고히 한데 더해 각종 딜에서 신한리츠운용이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는 퍼포먼스를 만들었습니다. 올해 리츠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딜을 따냈습니다. 신한리츠운용은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죠.

물론 마찬가지로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상장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계속 뜨거운 감자가 된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IPO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 있습니다. 또한 리더로서 시장과의 소통에 소극적이었던 부분에 대한 평가도 계속 따라붙고 있습니다.
리더가 떠난 자리에는 항상 공과 과를 남깁니다.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공만 남기는 이도 없고, 과만 남기도 이도 없습니다. 공의 이면에 과가 잔재로 남기도 합니다. 훗날 공이 과로, 과가 공으로 바뀌기도 하죠. 이는 운용사뿐 아니라 어떤 조직을 막론하고 해당됩니다. 때문에 바통을 이을 받을 후임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SK그룹 내 재무 및 전략 파트에서 커리어를 쌓은 장근준 SK리츠운용 신임 대표와 신한금융그룹 내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임현우 신한리츠운용 신임 대표는 K리츠의 간판 종목들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리츠 비즈니스를 어떻게 한 단계 반석에 올릴 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