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이하 코람코인프라리츠)는 신규 자산으로 라포르테블랑 서현 제2주차장을 인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공식 편입 시기는 올해 2월말입니다.
그동안 코람코인프라리츠는 SK네트웍스로부터 주유소를 매입(HD현대오일뱅크)하여 F&B나 세차장 등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왔습니다. 점차 모빌리티 섹터를 넘어 라스트마일 물류센터, 호텔, 코리빙 등 생활인프라로 업력을 확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 다시 모빌리티 섹터 자산을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K리츠 포트폴리오에 등장한 주차장 자산에 대해 이야기해볼텐데요. 이에 앞서 투자 부동산으로서 기본적인 주차장의 장점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i) 가구당 차량 보유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성장가능성이 높습니다. ii) 매시간, 매일 단위로 현금이 유입되기 때문에 현금흐름이 양호합니다. iii) 물류창고 등 상업용 부동산 대비 CAPEX 비용이 적게 들며, 무인주차관제시스템을 활용해 임차인으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것보다 적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iv) (이번 사례와는 무관하지만,) 보통 나대지(빈 토지)를 개발할 최고 최선의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주차장은 부동산 관련 세금(양도소득세, 재산세 종합합산)을 낮출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i) 중심지, 번화가, 관광지가 아니라면,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어렵습니다. ii) 한국은 주차 과태료가 비싼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면도로 주차, 골목길 주차가 많습니다. iii) 가구당 차량 보유 숫자는 늘어나지만, BRT, GTX 등 대중교통이 활성화된다면, 주차장의 활용빈도는 감소할 것입니다. iv) 현금흐름이 고정적이지 않으며, 보증금의 개념이 없습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가 인수하는 주차장
코람코인프라리츠는 신규 자산을 건영으로부터 매수하고, 매도인인 건영(1년차)에게 임대해주는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 Back) 방식으로 안정화 후 아마노코리아(2~6년차)에게 임대합니다.
매도자이자 1년차 임차인인 건영은 건설회사입니다. 건영하이츠, 건영캐스빌, 건영아모리움 등의 브랜드로 아파트를 공급하였으며, 이번 자산(라포르테블랑 서현)의 시행, 시공사입니다. 한때 LIG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주)건영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주)건영의 매출액(공사수익, 분양수익 등)은 전기(2022년)대비 약 1,400억원 감소하였는데, 2022년 매출액이 2,750억 원임을 감안할 때 매출이 절반으로 감소한 셈입니다. 2022년 당기 순이익 약 200억원에서 2023년 당기 순손실 390억원으로 적자전환하였습니다. 2024년 재무제표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해당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예상합니다.
2년차 이후 임차인인 아마노코리아는 일본 아마노그룹의 한국법인입니다. 일본 아마노그룹은 주차사업(51%), HR 등 근태관리(25%), 집진기 등 환경사업(15%), 청소용 로봇사업(8.5%)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으로 주차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아마노코리아의 업력과 노하우를 고려한다면 건설회사인 건영이 관리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로, 현재 한국의 주차사업 Player는 아마노코리아를 비롯해 케이엠파크(카카오모빌리티가 GS파크24 인수), 아이파킹(SK이노베이션E&S와 NHN의 공동투자), 하이파킹(휴맥스모빌리티가 AJ파크 인수)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주차장을 개발, 위탁운영할 뿐만 아니라, IoT기술을 활용하고 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주차공간을 연결시켜줍니다.
주차전용건축물 '라포르테블랑 서현'에 관하여
*출처: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라포르테 블랑 서현 제2주차장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275에 위치하며, 중심상업지역입니다. 당초 해당 부지는 롯데마트 서현점(킴스클럽 서현점→마그넷 분당점→롯데마트 서현점)으로 활용되었으나, 3km 내에 롯데마트 판교점이 위치하고, 주요 아파트단지와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2020년 8월 31일 폐점하였습니다. 이후, 건영이 이를 매입하였고 주거용 오피스텔로 리모델링해 분양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오피스텔과는 달리, 해당 건축물의 주 용도는 오피스텔(건축법상 업무시설 또는 근린생활시설)이 아닌 주차장전용건축물(자동차관련시설)입니다. 지목 역시 주차장입니다. 주차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차장전용건축물은 건축물의 연면적 중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부분의 비율이 95% 이상인 것을 말합니다. 다만,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부분이 단독주택, 공동주택,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등인 경우에는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부분의 비율이 70% 이상인 것을 말합니다. 정리하자면, 주차장 면적의 비율이 70%이고, 업무시설 등 나머지 비율이 30%이하라면 주차장전용건축물에 해당합니다. 또한, 주차전용건축물인만큼, 오피스텔의 부설주차장 설치 의무에서는 제외됩니다.
라포르테 서현 블랑은 지하2층에서 지상8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하 층은 라포르테 서현 블랑의 제1주차장(기계실, 전기실, 관리실 포함)이며, 1층은 삼성스토어, 삼성서비스센터 등 근린생활시설 및 주차장, 지상 2층에서 8층까지는 오피스텔(95실)과 제2주차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층에서 8층은 도넛 모양처럼 건물의 바깥 부분은 오피스텔, 안쪽 부분은 주차장이며, 오피스텔에서 주차장으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지상1~8층까지 주차장만 인수합니다.
해당 자산은 구분소유 형태입니다. 구분소유란, 여러 사람이 1동의 건물을 구분하여 그 일부분을 소유할 수 있는 형태입니다. 주차장,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로 구성된 주차장전용건축물 중 제2주차장만 코람코인프라리츠가 매수합니다. 구분소유의 또 다른 예시로, 신한알파리츠가 인수한 캠브리지빌딩, HSBC빌딩처럼 구분소유(건물의 일부분)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라포르테 블랑 서현(오피스텔)의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오피스텔 공급계약과 주차장 공급계약(제1주차장 : 지하1~2층)은 일체로 체결되는 계약이기 때문에 반드시 함께 체결해야 합니다. 즉, 오피스텔 분양가에 주차장 공급가액이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오피스텔 수분양자는 오피스텔 분양가액 외에 호실별 주차장 분양대금 1,500만원(1면)을 따로 납부해야합니다.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해당 자산(제2주차장 : 지상1~8층)을 100억 원에 매입합니다. 주차가능대수는 총 362대이며, 주차 면당 단가는 2,762만원(1면)입니다.(총 362대 x 2,762만 = 99.9844억원) 오피스텔 수분양자의 주차장 분양가액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제1, 2주차장, 둘을 단순히 '주차장'의 기능으로 가격을 비교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하(제1주차장)와 지상(제2주차장)에 주차장이 아닌, 지하/지상 근린상가를 분양했다고 가정한다면 그 가격 차이는 어느정도 납득가능할 것입니다. 즉, 같은 용도일지라도 지하공간과 지상공간 간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오피스텔 수분양자의 주차장 분양가액에 건축비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오피스텔 분양가에 이미 건축비가 포함됨), 분양시점 대비 매입시점의 기간차이에 의한 이자율, 건축비 인상분 등 역시 가격차이를 발생시키는 부분입니다.
*출처:전자공시
주차장 운영을 통한 예상 수익
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여러 기준을 통해 신규 주차장 자산의 예상 수익을 가늠해보았습니다. 먼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보증금 7억2,000만원, 월 6,000만원에 임대하였습니다. 면당 월 임대료는 약 16만5,646원, 일임대료는 약 5,525원으로 추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포르테 블랑 서현 제2주차장의 요금은 최초 10분(회차)은 무료이며, 기본 30분 2,000원, 10분당 1,000원, 1일 최대 요금 35,000원, 정기주차(월주차) 150,000원입니다.
부동산 투자에서 가능총소득(Potential Gross Income)이란, 단위당 예상 임대료 x 임대단위 수로 구할 수 있으며, 공실 없이 가능한 최대의 소득을 뜻합니다. 단, 여기서 기타소득은 제외합니다.
해당 자산에 이를 대입해본다면,
월주차 기준 가능총소득 = 150,000원 x 362(면) = 5,430만원 일최대 요금 기준 가능총소득 = 35,000원 x 30(일) x 362(면) = 약 3.8억원으로 계산됩니다.
*출처:테슬라
유효총소득(Effective Gross Income)이란, 가능총소득 - 공실 및 불량부채(대손충당금) + 기타소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가능한 최대 소득에서 공실이 발생한 부분, 임대료 미납분을 빼고, 기타소득을 더하면 됩니다. 해당 자산은 테슬라 슈퍼차저를 설치하였기 때문에 일정부분 기타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더 정교한 계산을 위해서 숙박업에서 사용하는 지표를 준용하겠습니다.
첫째, 점유율(가동율)입니다. 호텔에서 Occupancy(객실점유율)은 판매된 총 객실 수/판매가능한 총 객실 수입니다. 호텔의 객실이 얼마나 차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하지만 주차장은 하루를 기준으로 하는 호텔과 달리, 매시간마다 점유율이 변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점유율'로 판단하기에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둘째는 회전율입니다. 호텔처럼 매일 객실당 숙박을 한 번만 받는다면 점유율로 충분히 계산이 가능하지만, 모텔은 호텔과 달리 '대실'의 개념이 존재합니다. 모텔 대실 5만원 짜리 두 개에 숙박 10만원 한 건이면 20만원짜리 호텔 1박과 매출이 같습니다. 대실 5만원짜리 2개과 숙박 10만원 1개 예약라면, 모텔 숙박 기준 2회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일최대 요금 기준 가능총소득은 약 3.8억원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전율을 고려한다면, 최대 가능총소득은 이보다 많습니다.
차량 당 하루에 가능한 일최대 요금은 3.5만원이며, 6시간을 초과해서 주차하더라도 최대 3.5만원입니다. 주차 한 칸으로 기준으로 할 때 가능한 최대매출은 14만원입니다.
이론상 최대 가능총소득 = 35,000원 x 4(회전) x 30(일) x 362(면) = 약 15.2억원으로 계산됩니다.(단, 362면을 초과하는 주차 대기 차량은 없다고 가정) 따라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24시간동안 공실 없이 최대치인 6시간마다 3.5만원씩 받는다고 가정한다면 약 15.2억원이 일 최대매출이 될 것입니다.
모텔처럼 주차장의 회전율이 높기만 하다면 매출이 높아질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첫 10분은 회차 등으로 인해 주차요금이 없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회전율이 높은 것보다 최대 6시간에 가깝게 주차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매출이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라포르테 블랑 서현은 1층에 테슬라 슈퍼차저 V3충전기(급속충전기) 9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매직독이 추가되어 테슬라 차량 뿐만 아니라 일반 전기차들도 충전가능하며, 전기차 충전을 위해 방문한 차량이라도 일반 주차와 동일한 주차 요금을 지불합니다. 점유율과 회전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하지만, 충전을 위해 방문한 차량이 9분마다 회차를 반복한다면 이는 주차장의 매출에 전혀 도움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점유율과 회전율을 합친다면, 매 시간 평균 점유율이 나올 것이며, 지금까지 계산한 것을 바탕으로 시간대별 점유율, 평일/주말 평균 출입차량 대수, 평균 주차시간, 월주차(정기권)이용차량 대수 등의 데이터를 대입한다면, 조금 더 정확한 결과가 산출가능할 것입니다.
여기서 주차장 운영업체(임차인)의 투입비용(임차료, 기계설치비) 등을 감안한다면, 순수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외 주차장 사례
*출처:Link Reit
추가로 주차장과 관련된 해외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먼저, 홍콩의 사례입니다. 홍콩 주차장 분양가격은 약 3억원에서 비싸게는 18억원에 거래되었으며 월 주차료는 28만원에서 108만원 가량입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은 시간당 요금, 주간 주차요금, 야간 주차요금, 월 주차요금이 따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주거지라도 주차장을 따로 매입하여야 합니다. 또한, 저층부에 주차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세대수에 비해 주차 가능대수가 적었습니다. 다만, Link REIT에 따르면, 21년 이후 주차장 공급량은 상승하지만 개인용 차량 등록대수가 감소하는 추세였습니다.
홍콩의 Link REIT(00823. HK)는 121개의 주차장과 56,000면 이상의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간당 주차의 비중보다 월 단위 주차의 비중이 약 2.5~3배 가량 높습니다. 동사는 홍콩, 중국, 호주, 영국, 싱가포르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차장 자산은 홍콩에만 위치합니다. 홍콩의 주차장 자산군이 전체 리츠에서 차지하는 자산 비중은 약 19.9%이며 매출 비중은 17.5%입니다.
일본 역시 주차장 매매가 활발한 국가입니다. 일본은 차고지 증명제가 도입되었고, 아파트, 단독주택, 전용주차장 등 자동차 보관 장소 증명서(차고증명)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주차 등은 수십만 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합니다. 도쿄 기준 시간 당 600~1,200엔 정도이며, 24시간 기준 1,500~3,500엔입니다. 소규모 부지에 무인정산기를 설치한 코인주차장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이번 자산이 유상증자 없이 편입한 고수익(High-Yield) 투자이며, 이번 자산 투자를 통해 DPS 2.5원, 배당수익률 0.09% 상승하는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투자 부동산 영역이 너무 넓어짐에 따라, 투자 부동산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가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존재합니다.
작년 말, 배우 김희애가 소유한 청담동 빌딩이 약 400억의 시세차익을 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부동산은 주차장으로 이용하다가 20년에 빌딩으로 신축하여 피푸과, 플래그십스토어 등을 입점시켜 가치를 제고했습니다. 이번 자산 역시 고금리에 대응할 수 있는 고수익 투자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지금까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가 보여준 밸류애드 전략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할 것입니다.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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