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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츠 스폰서∙AMC’의 주식 매입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2025.03.04 08:07:23

K리츠
스폰서
AMC
주가 부양
주식 매입
K리츠는 다양한 주주들이 있습니다. 리츠의 주주는 일반적인 주식(보통주, 우선주)처럼 개인을 비롯하여 연기금, 기관,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리츠는 일반적인 주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주택도시기금(일종의 연기금)이 있습니다. 리츠를 운용/개발하는 스폰서와 AMC도 주주인 경우가 있습니다.
상법 제341조 자기주식의 취득에 따르면 자사주란 기업이 자기주식을 들고 있는 것을 뜻합니다. 자사주 취득은 대표적인 주주 환원 정책입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감소합니다. 새로운 매수주체의 출현으로 시장에 물량이 줄어드니 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고, 주당순이익이 증가합니다. 
AMC 또는 스폰서가 운용리츠를 매입보유하는 것도 자사주 취득과 일정 부분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리츠의 주당 순이익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자사주 소각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지난해 11월에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가 책임운용 및 주가하락 방지를 위해, AMC인 신한리츠운용은 1년간 약 20억원의 주식을 장내 매입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에 기반해 필자는 AMC 또는 스폰서들이 상장리츠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 그들의 최근 매매 레코드는 언제이며, 어떤 이유로 지분율이 변동하였는지 정리해보았습니다.
*출처:각 사 취합
자료를 정리하면서 몇 가지 특징을 알 수 있었습니다.
첫째, 주가 흐름과 지분율(장내 매수, 유상신주 취득 등) 간 유의미한 관계는 없었습니다. 주가 흐름이 가장 좋은 신한알파리츠는 2018년 이후 AMC에서 매수한 내역이 없지만 여전히 좋은 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추가 매수를 한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이지스밸류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공모가를 소폭 하회하지만, 배당 등을 감안한다면 아주 나쁜 편은 아닙니다. 추가 매수한 사례가 없는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주가 흐름이 다소 아쉽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최근 급락해 주식 매입에 나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주가가 높다고 해서 주식 매입에 적극적인 것도 아니고, 주가가 낮다고 해서 주식 매입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주가 흐름(출처:SPI)
둘째, 시가총액이 큰 대형 리츠는 주식 취득 여부와 상관없이 주가의 흐름이 견조합니다.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신한알파리츠 등이 이에 속합니다. 신한알파리츠는 2018년 이후 주식 매매가 없었습니다. ESR켄달스퀘어리츠, SK리츠 역시 2024년 이후 매매가 없었지만 신한알파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SK리츠 모두 최근 다른 중소형 리츠들보다 주가가 높은 편입니다. 최근 리츠 주가의 양극화 이유와도 비슷한 논지에서 설명이 가능합니다. 대형 리츠는 개인 또는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좋고 회사채 조달 등 자금조달의 측면에서도 유리하며, ETF 등 간접투자상품에 편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주식 매입이 없더라도 시장에서 대형 리츠에 대한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셋째, 한지붕 두가족처럼 같은 울타리 내에서도 주주 간의 서로의 운용방식이 다른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ㅇㅇ은행'이라고 하면 ㅇㅇ은행의 계열사 역시 모두 같은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ㅇㅇ은행과 ㅇㅇ카드, ㅇㅇ보험 등 각 계열사는 같은 금융지주의 계열사이며 혜택이나 상품 등에 있어서 공유하는 부분도 있지만, 실제 다른 회사입니다. 리츠로 한정짓자면 계열사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다거나 계열 증권사에서 리츠 IPO 주관사로 참여하는 정도의 연관성은 있을 수 있지만, 엄연히 다른 회사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KB스타리츠의 주주 중 KB증권과 KB자산운용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KB증권은 KB스타리츠의 주관사였고 상장시 물량을 변함없이 보유 중이지만, KB자산운용은 작년 12월 장내매도함으로 지분을 줄여나갔습니다. 한화리츠와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도 비슷한 논지에서 계열사 별로 리츠에 대한 태도가 차이 났습니다.
*계열 은행, 증권 등의 KB스타리츠 주주구성, 출처:SPI
넷째, 같은 리츠 내에서 AMC(자산운용사)는 지분이 없고, 스폰서(그룹, 모기업 등)만 지분을 가진 경우(SK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서부티엔디리츠, 이리츠코크렙)가 있었습니다. 이 중에서 SK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스폰서가 AMC와 리츠를 둘 다 보유하는 구조이지만, 신한서부티엔디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의 사례는 이들과 다릅니다. 스폰서(서부티엔디, 이랜드그룹)는 자산을 사용(임차)하고 개발, 관리하는 역할을 맡았다면, AMC는 리츠를 운용하는 역할을 맡으며 분리되어있습니다. 스폰서인 서부티엔디와 이랜드그룹은 각각 신한서부티엔디리츠, 이리츠코크렙을 보유 중이지만, AMC인 신한리츠운용과 코람코자산신탁은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투자의 성격보다 그룹 자산 유동화 등을 목적이 강한 스폰서 리츠의 경우 스폰서들이 비교적 적은, 소수의 지분을 통해 부동산의 소유권을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SK리츠, 롯데리츠, 이리츠코크렙, 신한서부티엔디리츠, 한화리츠, 삼성FN리츠 등 '스폰서 리츠'들은 리츠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스폰서 리츠가 아닌 리츠 중 일부는 AMC(또는 스폰서)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NH올원리츠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만, 스폰서 리츠 중 SK리츠는 SK가 2023년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보유주식수는 늘어난 반면, 오히려 지분율이 떨어졌지만 어쨌거나 현재까지 꾸준히 보유 중입니다.
*SK리츠 주가 흐름(출처:SPI)

필자는 리츠의 주식 매입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투자자의 관점에서 볼 때, 정말 괜찮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AMC 측에서도 지분을 늘려나가는 것으로 생각해 투자에 확신을 서게 하며, 책임경영의 연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같은 리츠의 주식 매입은 주가를 좌우하는 만능열쇠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앞선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었듯이 리츠의 주식 매입보다 오히려 최근 이슈가 된 해외 리츠의 환헤지 문제 또는 리츠의 양극화가 투심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리츠 주가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이자비용 축소로 인한 배당 상승, 우량 물건의 편입 및 리모델링을 통한 자산가치 상승 등 리츠의 근본적인 운용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주식 매입은 주가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 수단이자, 보조적인 수단으로 생각합니다. 
 
 
김고양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I)NTP #지적호기심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