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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소득세
리츠 초보투자자 김 씨는 지난해 국내 리츠인 A 종목에 1,000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연말 반기 배당수익률이 3.5%로 발표되면서 지난달 35만 원을 수령할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정작 주식계좌로 입금된 금액은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30만 원 남짓이었습니다. 여러 곳에 문의를 해본 결과 배당소득세 15.4%를 차감한 금액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사실 15.4%의 세금은 바로 내지 않거나 최대한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즉 15.4% 차감이 무조건 ‘디폴트 값’은 아닌 셈입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이러한 방법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리츠 분리과세계좌를 비롯해 누구나 한 번 이상은 들어봤을 법한 ISA, IRP, 연금저축계좌 등을 백분 활용한다면 수익률을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부담스러운 배당소득세, 분리과세와 ISA 활용법


리츠 투자를 통해 받는 배당금에 대해서 15.4%(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의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만약 리츠를 비롯해 다른 투자에서 벌어들인 배당금과 이자가 1년에 2,000만 원이 넘는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적용받습니다. 초과분에 대해 근로소득 등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구간별 세율에 따라 세금을 납부해야 합니다. 원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세금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절세 방식이 있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식은 분리과세계좌 활용입니다. 기존 과세계좌와는 분리해서 세금을 납부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5,000만 원까지 분리과세계좌로 설정할 수 있는데요. 여기에 적용되는 리츠 배당소득세는 15.4%가 아닌 9.9%입니다. 김 씨 입장에서는 2만 원 가까운 돈을 아끼게 됩니다.

ⓒ한국리츠협회 
분리계좌 설정은 3년간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아니라면 누구든지 증권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단, 리츠를 매수할 때마다 해당 매수 건에 대해 분리과세를 신청해야 하고 3년간 보유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이전에 매도할 경우 감면세액을 돌려줘야 하지만, 매도 후 다른 리츠에 전액 투자하면 보유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간 절세 계좌도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익숙한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활용은 가장 유효한 방식으로 꼽힙니다. 일정 금액까지는 비과세를 비롯한 분리과세를 통한 절세가 가능합니다. 만약 1,000만 원을 ISA로 투자했다면 만기 시 수익금의 400만 원(일반형 200만 원)까지 비과세, 남은 수익 부분에 대해서는 9.9%의 배당소득세를 내면 됩니다. 일반 계좌 15.4% 대비 크게 낮은 셈입니다. 
 ⓒ한국리츠협회 
지난해 무산되긴 했지만 분리과세와 ISA는 리츠협회와 국토부뿐 아니라 기재부 등 정부에서 제도 개선을 추구하고 있는 상품입니다. 분리과세 한도나 ISA의 세부적인 기준 자체가 오래전 만들어진 허들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분리과세 한도인 5,000만 원, ISA에서의 비과세 한도 400만 원 등 제공 혜택 기준을 상향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개인연금+IRP는 세액공제에 비과세, 미래에 저율 세금 납부


리츠 투자에서 절세 효과가 가장 큰 두 가지는 바로 연금계좌로 대변되는 IRP(개인형퇴직연금)가 연금저축입니다. 두 상품 모두 운용 기간 동안 배당수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는데요. 정확히는 훗날 개인연금이 시행될 무렵(만 55세 이상)에 연금소득세를 통해 줄어든 세금으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 연금소득세는 3.3~5.5%가량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금저축 계좌는 보험, 은행, 증권사를 통해 만들 수 있습니다. 각 창구에 따라 연금저축보험,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등으로 상품명이 나뉩니다(미세하게 다르지만, 큰 틀에선 동일한 상품들). 만약 증권사를 통해 연금저축펀드를 만들면 세액공제 혜택 600만 원, 수익분의 비과세 혜택까지 확보할 수 있습니다.
IRP의 경우엔 은행과 증권사에서 개설할 수 있습니다. 연금저축 계좌 대비 운용 제한, 이를테면 리츠 투자는 70%까지 가능하다는 등의 제약이 있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최대한 보수적 운용을 통해 안정적 노후 자금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IRP 역시 투자만으로 300만 원의 세액공제와 투자수익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사실 국내 시장에서 리츠는 연금 상품으로 제대로 자리 잡았다고 보기 힘듭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개인연금 활용과 투자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2018년 이후 시장이 제대로 꽃피기도 전에 유례없는 고금리 국면을 맞으며 주가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유럽과 일본 등 리츠 선진국 시장을 고려하면 시간의 문제지 결국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예상됩니다. 미국의 경우 뉴욕 증시 시가총액의 7%를 리츠가 차지하고 있고(K리츠는 1% 미만), 연금제도인 ‘401K’의 주요 투자자산입니다. 리츠 시장의 성장과 연금 시장의 선순환이 가능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국내외 상장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투자자들 그리고 시장 전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취재하고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