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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식, 미국 압도하며 30년 만에 최대 초과수익… 지속 가능할까?

2025.04.04 07: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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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주식의 상승세


올해 1분기 유럽 주식 시장은 미국을 크게 앞질렀습니다. 독일 DAX 지수는 11%, 프랑스 CAC 40  지수는 6%, 유럽 STOXX 지수는 5%, 영국 FTSE 100 지수는 5% 오르며 유럽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하는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습니다반면미국 S&P 500 지수는 -5%, 나스닥 지수는 -10%를 기록하며 하락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MSCI 유럽 지수는 미국 지수 대비 15%p 높은 수익률을 보였으며이 같은 초과수익률은 약 30년 만에 가장 큰 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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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러한 흐름을 기관투자자들조차 예상하지 못했습니다올해 초 골드만삭스 글로벌 전략 컨퍼런스(Goldman Sachs’ Global Strategy Conference)에서 약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25년 최고의 투자 지역으로 58%가 미국을 꼽았으며 단 8%만이 유럽을 선택했습니다선진국 시장 중 유럽 선호도가 가장 낮았습니다최근 유럽 주식 상승세의 배경은 무엇이고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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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재무장과 경기 부양 기대감


유럽 주식 상승세의 중요한 배경 중 하나는 유럽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입니다정부가 돈을 많이 써서 기술투자를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특히국방비 지출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유럽 각국은 안보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내에서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안보 자강론이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3 19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국방에 관한 중요한 문서 두 가지를 발표했습니다첫 번째는 유럽 방위를 위한 백서-준비태세 2030(White Paper for European Defense – Readiness 2030)'입니다AI 및 양자기술과 같은 파괴적 혁신을 활용한 방위산업 발전 전략 그리고 규제 간소화로 EU 전역의 방위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유럽 재무장 계획/준비태세 2030(ReArm Europe Plan/Readiness 2030)'으로방위산업 투자 확대를 위한 재정 계획을 담고 있으며  8,000억 유로( 1,300조 원규모의 국방비 지출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일정 조건하에서 GDP 대비 1.5%를 한도로 국방비 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재정준칙을 완화하고 자본시장에서 최대 1500억 유로를 조달하여 이를 회원국에게 제공함으로써 즉각적인 대규모 국방투자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유럽의 방위역량 강화 노력은 방위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기대를 심어 주었습니다. 3월 초에 기관투자자 531명을 대상으로 골드만삭스가 진행한 설문에서 방산주가 유럽에서 가장 긍정적인 투자 기회로 평가받고 있음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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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을 선도하는 독일 그리고 급등한 방산주


독일은 재무장 관련하여 가장 앞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차기 정부는 방위비 지출 확대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는 총선 승리 직후 최대 2000억 유로 규모의 특별 방위 예산 편성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위비 증액은 기존 국방 예산과 별도로 추진되며, 독일 연방의회는 GDP 대비 1%를 초과하는 부채를 허용하도록 헌법 개정을 승인했습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니클라스와 필리포는 추가 방위비 지출의 재정 승수를 0.5로 추정하였습니다. 즉, 100유로의 추가 방위비 지출이 50유로의 GDP 성장을 유발할 것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방산주는 급등했습니다. 독일의 대표적인 방산업체인 라인메탈(Rheinmetall AG)과 헨솔트(Hensoldt AG) 주가의 올 1분기 수익률은 각각 115%, 79%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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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의 선제적 금리 인하


유럽중앙은행(European Central Bank)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System)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연속 인하했다는 점 역시 상승세의 배경 중 하나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높은 물가와 견조한 경제지표 그리고 행정부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 빠르게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세 속 민간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여 성장세가 약화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자 연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하였습니다. 이러한 금리 인하가 민간 소비를 활성화하고 기업의 이익을 증가시키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경제성장을 자극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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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는 유로화 약세를 유발하는 한편, 미국의 높은 금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달러 강세를 초래했습니다. 유로화 약세는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유럽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로화 가치가 낮아지면 유로화가 아닌 통화(특히 달러)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은 환율 효과로 인해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까?


최근 유럽의 상승세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미국이 유럽 대비 역사적으로 상당히 고평가되어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리스크와 유럽의 긍정적 요인이 대조적으로 부각되며 자금 이동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대비 유럽의 강세가 지속할지에 대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간 미국 주식의 강한 성과를 뒷받침했던 요인들이 완전히 상실되었거나 또는 약해졌는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막대한 금융자본,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혁신 생태계, 상대적으로 적은 규제, 핵심 기술 확보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 투자, 우수한 대학과 연구역량 등을 기초로 여전히 기술적 우위(technological dominance)를 점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계속해서 혁신을 주도하며 실적으로 증명해 나간다면 투자금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많은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거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기에 의존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 경제 둔화는 유럽 기업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가속화한다면, 이번 유럽 주식 상승세의 배경 중 하나였던 미국과 유럽 간의 금리차와 유로화 약세가 반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유럽시장의 상승세를 조금 더 분해해 볼 필요도 있습니다. 최근 상승세는 유럽 중에서도 독일의 DAX 지수가 주도한 것입니다. DAX 지수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아서 내수 경제보다는 글로벌 경제에 더 큰 영향을 받습니다. 반면 중형주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대적으로 내수 시장과 경제 상황을 더 잘 반영하는 MDAX 지수는 부진한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유럽 경제 자체는 견조한 것이 아님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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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중 하나의 시장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단정 짓기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의 유지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주식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 시장이 다시 상승세를 되찾아 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한쪽에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을 고려한 분산투자가 결국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https://www.goldmansachs.com/insights/articles/how-much-will-rising-defense-spending-boost-europes-economy
https://www.goldmansachs.com/insights/articles/why-european-stocks-are-outperforming-the-us?chl=em&plt=briefings&cid=0321&plc=body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ip_25_793
https://www.msci.com/indexes/index/990500
https://www.theguardian.com/business/live/2025/jan/17/retail-sales-britain-december-china-hits-5-growth-target-imf-uk-economy-business-live-news?utm_source=chatgpt.com
https://www.forbes.com/sites/garthfriesen/2025/03/31/european-stocks-surge-ahead-of-wall-street-in-q1-2025/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5-02-04/weak-euro-offers-no-reprieve-for-european-stocks-goldman-says
https://www.goldmansachs.com/insights/articles/will-european-stocks-rally-in-2025
https://www.marketwatch.com/story/the-valuation-gap-between-u-s-and-european-stocks-has-never-been-more-extreme-says-deutsche-bank-52120887


 
박순재

박순재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데이터 애널리스트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부동산 금융의 역할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PI)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과 경영학을 전공하였으며 CFA Charterholde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