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기고 부탁을 받았을 때 이 책 저 책 사놓고 수집만 했지 제대로 읽지 않고 있는 저를 되돌아 보게 됐습니다.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들 중 투자와 연결되어 있는 책들을 따로 분류해서 다시 살펴 보았습니다. 먼저, 책 소개를 간단히 하고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제가 추천할 책은 <통섭과 투자>입니다. 통섭(統攝, Consilience)은 '지식의 통합'을 의미하며,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연결하고자 하는 통합 학문 이론입니다. 저자인 마이클 모부신은 여러 자산운용사에서 일했고 콜럼비아 대학에 출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투자 과정은 여러 분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이라는 직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이론을 먼저 알아야 전문가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가격결정모형 등 수학적 모델에 몰두했습니다. 대학원 석사 과정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뒤돌아 보니 ‘자본시장은 정교한 기계가 아니구나. 금융경제학에 나오는 기본적인 가정들은 그저 일어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네. 미래의 수익을 위해 의사결정해야 하는 투자와는 구별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주가, 금리, 부동산 가격 등은 시장이 있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의 관점, 의견, 자금사정 등의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형성됩니다(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으면 거래가 일어나지 않겠죠.). 거래는 거시경제 요인뿐 아니라 참여자들의 의사결정과정, 심리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다양한 분야를 배워야 하고 현실에 적용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지 말아야 할 실수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괜찮은 입문서입니다. 어떤 분야들이 시장에서 작동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면 연관된 책들을 찾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4부의 '과학과 복잡계 이론’만 봐도 괜찮습니다. 복잡계 이론은 여러 요인들의 상호작용으로 (예상과는 다른) 집단 성질이 나온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금융시장은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가정하에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나 찰리 멍거는 평생 책을 읽는 학습자였습니다. 우리도 투자라는 직업에서 일하는 동안은 평생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정보가 증가한다고 해서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만의 투자 철학을 만들고 돈을 맡긴 고객들에게 우리의 철학을 제대로 이야기하는 것도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책에 나와 있는 ‘위험’과 ‘불확실성’의 구분으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위험'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다. '불확실성'은 불확실한 상태이며, 여기서 '불확실한’은 ‘알지 못하거나 확실하지 않다’는 뜻이다. …… 그러면 투자자들은 왜 위험과 불확실성을 구분해야 할까? 투자가 본질적으로 확률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항상 투자 기회를 확률의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 이것을 아는 것이 핵심이다.

부동산금융인의 서재 <15>장지영 이지스자산운용 증권부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