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츠 간판이자 오피스 특화 리츠인 신한알파리츠. 지난해 업계 최다인 다섯번째 증자를 마무리한 이후 주가가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여오다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데요. 정확히는 지난 3월 중신규 자산 편입 소식 이후부터 관세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치기 전인 4월초까지 10% 이상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코스피와 다른 리츠들이 4월초 이후 미국의 관세전쟁 이슈에 변동성이 크게 높아진 것과는 다소 상이한 흐름입니다(신한알파리츠는 해당 기간에 오히려 주가가 소폭이지만 상승했습니다).

신한알파리츠가 다소 갑작스럽게 부침을 겪는 이유로 대형 자산 편입에 따른 유상증자 가능성이 가장 먼저 꼽힙니다. 물론 그동안 행보를 감안하면 즉각적인 자본 확충이 아닌 차입 이후 적정 시점 증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매수가 확정되면 시기의 문제일 뿐 공모 자금 모집은 예정된 수순에 가깝습니다. 매입가로 거론되는 4,000억원대 중반 수준에서 40% 가량을 에쿼티(자본)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2,000억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K리츠 유상증자는 지금까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이벤트입니다. 할인율과 권리락 등 일부 기계적인 주가 조정 수준을 넘어 큰 폭으로 하락해왔습니다. 지난해 10곳 이상의 리츠가 증자에 나섰을 때 예외는 없었습니다. 보통 증자 계획 발표(공시) 이후에 반영되기 시작했는데요. 신한알파리츠는 계획 자체가 미정이지만, 주가 하락은 비교적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증자 때도 유독 신한알파리츠가 크게 나타난 현상이기도 했죠.
여기에는 신한알파리츠의 수차례의 증자와 주가 조정 과정 등의 특수성이 존재합니다. K리츠 가운데 가장 많은 증자 횟수(5차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물론 횟수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다수 리츠가 주가 조정을 받았던 고금리 시기에 증자를 최대한 자제해온 반면, 신한알파리츠는 2022년 이후에도 세 차례의 증자를 시도했고 완료했습니다. 물론 모두 투자자 모집엔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잦은 증자에 따른 계속된 피로감이 누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신한알파리츠가 다른 리츠 대비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비교우위에 있을 뿐입니다. 한때 8,000원을 바라보기도 했죠. 최근 3년여를 보면 주가가 회복세를 보일 무렵 증자로 다시 주저앉고, 겨우 회복하는가 싶으면 다시 내려앉는 패턴이 반복돼 왔습니다.
물론 리츠의 우량 자산 편입과 그 의지를 문제 삼을 순 없습니다. 대형화란 절대적 숙명을 가진 리츠가 우량한 매물이 나왔을 때 매입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도전할 만 합니다. 하지만 고금리 국면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계속해 자산을 편입하고, 증자를 하고, 주가가 조정받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주주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명분이 좋다고 하더라도 수용하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신한알파리츠 주주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신한알파리츠가 인수를 추진하는 BNK디지털타워는 강남권역(GBD)에 위치한 만큼 향후 자본차익 가능성은 있지만 캡레이트가 높진 않은 자산입니다. 자산 편입에 따른 일부 배당 훼손 가능성도 존재하는 셈입니다. 향후 금리인하에 따라 배당을 최대한 방어하는 액션을 취할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자산편입과 유상증자 과정에서 지친 주주들이 계속해 감내할 수 있는 행보인 지는 의문이 남습니다. 신한알파리츠와 AMC인 신한리츠운용이 자금조달 과정에서 주주들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