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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리츠는 어떻게 ‘2%대 차입금리'가 가능했을까요

2025.07.03 12: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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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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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리츠가 2%대 금리의 회사채 발행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선 2년 만기, 3년 만기 회사채 모두 3% 아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K리츠 시장에서 단일 회차 기준 회사채, 담보대출 등 외부 차입을 통틀어 차입금리 2%대는 3년여 만입니다. SK리츠가 두 달 전 2년물 회사채에서 2%대 금리(2.99%)를 기록하긴 했지만, 3년물 회사채에선 3%를 소폭 넘으면서 평균 수치는 3%를 넘었습니다.

한화리츠는 2일 열린 1,1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3,000억원 가량의 청약 자금을 끌어 모았는데요. 모집예정 금액 대비 세 배 가까운 자금이 유입됐습니다주문 금리 역시 우호적이었습니다. 최종 금리는 회사채 등급 민평금리를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대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등급 민평 금리는 2.85%(2년물), 2.95%(3년물) 수준입니다. 다만, 2%대 금리는 지금 수치가 회사채 발행일인 이달 9일 직전까지 유지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AA- 신용등급 민평 금리, 출처:전자공시

2%대 금리가 가능했던 배경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무보증 일반사채가 아닌 담보부사채를 택하면서 한 노치 높은 ‘AA-‘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부분입니다. 한화리츠는 지난해말 첫 회사채 발행에서 ‘A+’ 등급으로 3.46%의 금리로 조달한 바 있죠. 담보부사채를 통해 신용등급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금리 축소와 이에 따른 비용 절감에도 성공한 셈입니다. 특히 담보물이 한화생명 평촌, 구리, 중동 사옥 등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우 효율적인 선택지였습니다. 

*한화리츠가 선택한 담보물, 출처:전자공시

한화리츠의 조달 방식은 롯데리츠와 유사합니다. 롯데리츠 역시 기업 신용등급과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이 ‘A+’이지만, 담보부사채를 통해 ‘AA-‘ 신용등급을 달고 조달 시장에 나왔습니다. K리츠 시장에서 기업 신용등급이 AA급인 곳은 SK리츠가 유일합니다. 결과적으로 한화리츠는 담보부사채를 선택하면서 SK리츠, 롯데리츠와 동일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두 번째는 한화리츠 회사채에 대형 연기금의 투자를 이끌어낸 점입니다. 통상 AA급 이상 신용도를 가진 일반 회사채에 3대 연기금을 비롯해 굵직한 큰 손들이 투자를 많이 하는데요. 이들은 신규 섹터에 가까운 리츠나 담보부 AA급에 대해선 보수적인 투자 스탠스를 유지해왔습니다. 이번에 대형 연기금 중 한 곳이 전격적으로 투자에 참여하면서 청약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사실 대형 연기금의 등장은 한화리츠뿐 아니라 K리츠 시장 전반에도 긍정적인 기대감을 쌓게 하는 대목입니다. A급 회사채까지 이들의 참여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AA급 리츠의 경우엔 기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큰 손들의 참여는 그 자체로 청약 규모는 물론 금리 측면에서도 보다 우호적인 조건의 회사채 발행을 가능케 하는 요인들입니다.

김시목

김시목

SPI 시니어 에디터

사람 만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상업용 부동산과 리츠, 펀드 등에 더해 주요 플레이어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