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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섹터, 새로운 리츠' 등장에 대한 단상들

2025.07.16 17:00:05

지역상생리츠
한화리츠
인프라
첨단산업
뉴섹터
약 1년 만에 새로운 리츠가 상장하였습니다. 바로 대신밸류리츠입니다. 대신밸류리츠는 명동에 위치한 대신343빌딩(대신파이낸스센터)만을 기초자산으로 한 금융스폰서리츠입니다.
대신밸류리츠가 기존에 상장되어있는 다른 리츠들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별화 포인트를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오피스 빌딩을 자산으로 한 리츠들도 많고, 그 중 CBD에 오피스 빌딩을 보유하고 있는 리츠도 많으며, 분기배당을 진행 중인 리츠도, 금융업을 영위 중인 스폰서를 보유한 리츠도 존재합니다. 심지어 이 4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리츠들도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배당률이 더 높고, 시가총액이 조금 더 크고 익숙하며, 시가총액기준이 아닌 절대적인 액면 주가가 저렴한 기존 리츠들이 오히려 더 끌릴 수도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기존의 오피스, 물류센터, 리테일이 아닌 새로운 유형의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들이 준비 중입니다. 바로 서울시에서 준비 중인 지역상생리츠와 한화그룹 리츠입니다.
먼저, 서울시에서 준비 중인 지역상생리츠에 포함될 자산으로는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해, DMC미개발 부지,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그리고 남산 곤돌라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보유한 불용자산, 혹은 새로이 개발되는 자산들을 편입할 계획입니다.
한화그룹 리츠는 시장에 상장된 한화리츠와는 다르게 운용될 것입니다. SK리츠와 디앤디플랫폼리츠 같은 관계로 생각됩니다. 현재 한화리츠는 한화생명 등이 보유한 업무용 오피스빌딩을 유동화한 리츠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선보일 한화그룹리츠는 한화리츠와는 별개이며, 오피스 빌딩과는 다른 자산을 보유할 것입니다. 
한화의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쪽이 아닌, 한화솔루션의 인사이트 부문이 리츠를 운용할 AMC를 맡을 것으로 보입니다. 
리츠는 한화솔루션 한화큐셀 부문의 태양광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이 포함된 '그린에너지 인프라 리츠'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보유한 공장, R&D센터 등을 담은  '첨단산업 리츠' 입니다.
 
<지역상생리츠 : 남산곤돌라>
지역상생리츠에서 편입 이야기가 나오는 남산곤돌라는 색다른 자산입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곤돌라를 포함한 관광시설은 리츠, 인프라펀드에서 편입한 적이 없습니다. 미국에는 유사 사례가 있습니다. 'EPR Properties'가 스키장(리프트, 곤돌라를 보유한), 워터파크, 놀이공원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4년 남산 곤돌라 착공식, 출처:서울시
하지만, 생각해볼 문제는 남아있습니다. 현재 경쟁자이자 대체재인 남산케이블카가 운영 중입니다. 남산케이블카는 남산3호터널 근처에서 시작해 팔각정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반면, 남산곤돌라는 남산예장공원에서 남산정상부까지 832m의 구간을 운행합니다. 명동역에서 가깝다는 점에서는 기존 남산케이블카 대비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남산케이블카는 1961년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후 지금까지 한국삭도공업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24년 기준 매출은 약 219.4억원, 영업이익은 89.5억원 수준입니다. 남산케이블카 대비 탑승장 입지가 우수하고, 총 25대로 시간당 최대 1,600명의 관광객을 실어나를 수 있어 길이, 인원 등에 있어서는 남산케이블카보다 낫지만, 단순히 계산하자면 남산케이블카 매출, 영업이익을 양분한 절반수준에서 조금 더 많은 부분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날씨, 각종 사고에 대비한 보험료 등 외부변수 역시 고려대상입니다.
시민들이 지자체의 특색있는 사업에 투자한다는 점에 있어서, 시민참여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일종의 사회적 동의를 얻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용수익의 일부를 환경개선을 위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시에서는 도시재생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통해 도시재생기금 남산생태여가계정의 관리 및 운용에 관한 내용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지역상생리츠가 부담해야할 새로운 비용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남산케이블카는 매년 영업이익의 1%를 국유지 사용료로 냅니다. 

<그린에너지 인프라리츠>
태양광발전소는 캐나다 정부를 비롯한 연기금, 맥쿼리 등 자산운용사들이 대체투자 포트폴리오에 종종 넣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한국보다 넓은 대지를 활용해 친환경적인 에너지를 만들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은 해외사례와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은 국토의 약 70%가 산이며, 캐나다, 미국보다 국토가 좁습니다. 태양광발전소를 만들기 위해서 주로 산을 깎거나, 바다 위에 태양광패널을 설치하는데 기존의 환경을 파괴한다는 점에서 친환경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적정가격의 측면에서도 고민해봐야할 문제입니다. 투자자들은 토지와 정착물을 구매하고, 그 토지와 그 정착물에서 나오는 수익(임대료 등)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구조입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태양광 패널의 가격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수도권이 아닌 시/군에서 토지를 저렴하게 매입하여 토지매입비를 최소화해야합니다. 태양광패널의 수명은 약 2~30년으로, 정착물에 대해 감가를 적용하겠지만, 기존에 운용 중인 태양광발전소를 매입하는 것은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필자는 개인이 야외 주차장, 우사(소), 돈사(돼지) 등 축사 또는 물류센터 지붕 등을 활용한 사례도 봤지만, 가장 괜찮다고 생각한 사례는 바로 시골의 토지를 아주 저렴하게 샀던 사례입니다. 태양광 발전 수익으로 토지비와 태양광패널 비용을 모두 회수하고도 꾸준히 현금흐름이 창출되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는 자산이기 때문에 ESG채권 발행 등에 있어서 유리한 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만, 한편으로는 집권여당의 정책에 쉽게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새로운 정부에서 다시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전력생산계획을 꿈꾼다면, 매력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출처:구글파이낸스
일본의 태양광 발전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들의 주가 역시 참고할만한 사례입니다. 'Canadian Solar Infra', 'Ichigo Green Infra', 'Tokyo Infra' 등은 모두 태양광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약 5년간의 주가추이를 볼 때, 'Mori Hills', 'Nippon Building Fund' 등 다른 리츠들 대비 주가하락의 폭은 압도적입니다. 'Ichigo Green Infra'가 17.7%, 'Canadian Solar Infra'가 27.89%, 'Tokyo Infra'가 50.47% 하락하였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는 다른 리츠들 역시 주가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단순히 금리의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첨단산업리츠>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들이 보유한 공장, R&D센터, 화성 '에이치 테크노밸리 산업단지', 데이터센터 등이 기초자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의 유형자산은 약 11.2조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8.5조원이며 대부분이 공장 등 생산시설입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 및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 시행으로, 산업단지 내 공장자산의 유동화가 가능해졌고, 리츠가 산업단지, 공장 등 특수자산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장부 가격보다 실제 시장 가치가 월등히 높은 자산을 유동화하여, 재무구조 개선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에 자산이 나온 적이 없는 만큼 시장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매번 지적되는 문제이지만, 설령 리츠 편입 이후에 자산가치가 상승할지도 의문이고, 자산가치가 상승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룹의 핵심자산을 매각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주들이 체감할 방법은 적어보입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방산의 수혜주이며, 유럽, 중동의 무기 수출이 늘어나면서 단기간에 급등하였지만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회사들로부터 한화오션의 지분을 매입하였고, 이를 위해 시장에서 유상증자를 단행하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과정에서 지분 상속이 이루어졌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는 개인주주들로부터 오너 일가에게 현금을 몰아준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정부 및 시장에서 비난이 거세지자, 유상증자 규모를 줄이고 오너 일가가 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에 참여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곧 오너일가(한화에너지 등)가 보유한 한화오션 주식을, 에어로스페이스 주식과 맞바꾼 것과 같은 효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연장선상에서 이번 한화그룹에서 추진하는 첨단산업리츠 역시 다소 시장성이 떨어지는 자산들을 결국 개인 또는 기관의 자금으로 유동화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화솔루션 1Q25 IR
또한, 최근 1~2년간 한화솔루션의 재무상태를 고려하자면, 임차인의 재무안정성은 다소 떨어집니다. 한화그룹이 투자했던 수소차 업체 니콜라를 비롯해 폴리실리콘 제조회사 REC실리콘, 도심항공모빌리티 회사인 오버에어는 청산되는 등 사실상 실패로 남았습니다. 대기업 역시 모든 투자와 사업이 성공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투자 선구안이 양호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경소단박'이 아닌 '중후장대'한 기업은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사업이 부진해진다면, 그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입니다. 

<뉴 섹터, 뉴 리츠에 대한 생각>
필자는 향후에도 기존 리츠에서 볼 수 없었던 자산 군( 群 )이 편입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골프장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시장에서 종종 거래되기 때문에 거래사례가 많고, 현금화가 쉬우며, 대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 매각하는 것이 바로 골프장입니다. 작년 태영건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블루원 디아너스CC, 루나엑스골프장을 매각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골프장의 거래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홀 당 가격으로 골프장 가격을 산정합니다. 다만, 같은 오피스라도 지역에 따라 평당 가격이 다르듯, 비싼 곳은 홀 당 100억원을 호가하며, 지방은 홀 당 35억 정도인 사례도 있었습니다. 골프장이 위치한 입지, 접근성, 부대시설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다만, 골프장(회원제)은 취득세 중과대상이기 때문에 세율이 높습니다. 취득세[표준세율(2.8%)+{중과기준세율(2%)*4}] + 지방교육세(0.16%) + 농어촌특별세[중과기준세율(2%)*5*10%]를 모두 더하면 약 11.96%의 세율을 적용합니다. LTV의 최대한도 역시 50% 수준입니다. 리츠들이 투자한 자산 대부분의 취득세가 약 4%대임을 감안한다면 세율 자체는 높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자산 군( 群 )의 등장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해당 자산이 적절한 가치인지 새로운 가치 평가 방법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앞서 살펴본 골프장의 LTV 조건과 세금처럼 기존 자산과는 상이한 투자제도, 해외여행의 증가(중국 하이난, 필리핀 등 외국 골프장) 및 대기업 지출 통제(법인카드) 등으로 인한 수요 위축 등 상이한 외부환경 역시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리츠에서 볼 수 없었던, 생소한 자산을 편입했다고 하더라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Open-End Funds(개방형펀드)'와 SK리츠의 이천수처리센터가 그렇습니다. 두 리츠 모두 기존에 없던 생소한 자산을 편입하였지만, 편입 과정에서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이 있고 지금도 그런 평가는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 역시 호기심에서 투자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길 마련일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에 대한 판단은 단순 호기심보다 냉철한 이성적 판단이 요구됩니다. 현재의 시장상황 및 외부환경(금리, 환율 등), 자산의 수익성, 자산의 투자구조 등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고양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I)NTP #지적호기심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