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광복절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 K리츠 시장은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 이슈에 노출됐습니다. 다수 K리츠들이 장중 한때 3%~4% 가량 빠지기도 했는데요. SK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 등 소위 K리츠 가운데 대형 종목이라고 분류되는 곳들이 중심이었습니다. 당시 리츠 자산관리회사(AMC)들은 단기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기류가 중단된 것을 넘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화들짝 놀랐습니다.
실제로 이달 14일 하루는 ‘KRX 리츠 TOP 10 지수’는 올해 일일 등락률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이 빠진 하루였습니다(4월 미국의 관세전쟁 여파로 2.45% 하락). 하루 동안 지수는 -1.75% 하락했습니다. 그나마 장중 낙폭을 막판에 만회하면서 하락률을 줄인 결과였습니다. SK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 롯데리츠, 신한알파리츠 등이 일제히 2%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ETF에 편입되지 않았던 리츠들의 주가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장을 흔든 건 상장지수펀드(ETF)의 포트폴리오 조정인데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 ETF’가 14일 리밸런싱을 단행한 영향이 컸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편입하거나 비중을 늘린 대신밸류리츠와 이지스밸류리츠는 최근 사이 기록적인 거래량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 흐름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나머지 ETF에 편입된 리츠들은 대형주를 중심으로 예외없이 대부분 큰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6월의 K리츠 시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부제:ETF 리밸런싱)
가장 주목할 만한 종목은 KB발해인프라입니다. 14일에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KB발해인프라의 비중을 2%대에서 9% 가까이 크게 늘렸습니다. 맥쿼리인프라를 이어 SK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등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투자를 확대했습니다. 제한된 자금 풀(Pool) 안에서 특정 종목을 대량으로 매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자산의 정리가 불가피했습니다. 대신밸류리츠와 이지스밸류리츠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KB발해인프라의 편입은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K리츠 ETF의 간판이자 가자 큰 규모의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의 경우엔 이미 KB발해인프라를 9% 가량 이미 담고 있습니다. 일정 부분 예정된 수순인 셈인데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ETF의 특정 종목 투자 과정에서 기존 리츠주의 단기 급락은 예상했던 수준 이상이었습니다(이 역시 K리츠 시장의 낮은 유동성 등 구조적 한계에 기인하지만). 향후에도 특정 이벤트 시에 어김 없이 발생할 수 있는 불안 요인으로 남았습니다.
조금더 확장해서 보면 K리츠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잡고 있는 ETF, 그리고 ETF 안에서도 리츠 외에 인프라펀드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달리 말하면 K리츠 입장에서는 유효 변수가 하나 더 붙는 셈입니다. 물론 시시비비의 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K리츠 입장에선 현실적 어려움이 추가되는 셈입니다. 현재 ETF 안에 포진한 맥쿼리인프라와 KB발해인프라는 시가총액이 5조원, 1조원 안팎에 달합니다. 이들이 유상증자 등과 같은 자본확충 시에는 K리츠 시장을 더 크게 흔들 수 있는 요인일 수 밖에 없죠.
이번에는 KB발해인프라 편입에 기인한 시장 타격이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4개 ETF(순자산 총 8,000억원 상회)가 아직 대신밸류리츠를 한 주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과거 KB스타리츠, 삼성FN리츠, 한화리츠 등 시가총액 2,000억원 이상의 K리츠는 대부분 1개월 이내에 편입한 바 있습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담지 않았다는 점은 편입 시점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