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주식 투자가 크게 늘면서 주목받는 종목에도 ‘트렌드’가 생겼어요.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전문가에 비해 늘 제한적이죠. 그러다 보니 남들이 많이 투자하는 종목으로 쏠리게 되어 있어요.
일례로 아이온큐 양자컴퓨팅 기업 주식은 한국인이 시총의 29.7% 정도를 보유해요. 이는 해외에서도 의아했던 바인데, 한국인들끼리 정보를 소통하다 보면 아무래도 특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죠.
이 얘기는 괜스레 저평가되는 주식들도 꽤 있다는 뜻이에요. 바이럴에서 벗어나 있는 기업의 주식들은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기업들보다 관심이 떨어지니까요.
오라클과 브로드컴은 그런 기업들 중 하나였어요. 두 기업 모두 AI 클라우드 인프라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AI 시장의 리더는 분명 엔비디아, 오픈AI 등이라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AI라는 두뇌를 움직이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해요.
AI가 돌아가려면 방대한 데이터센터/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고, GPU 클러스터가 만들어지려면 GPU 간의 통신을 연결하는 칩도 필요하죠. 이런 역할을 각각 오라클(연산인프라)과 브로드컴(연결인프라)이 맡고 있어요. AI 생태계가 커지는 한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랄까요?
올해 5월 저는 두 기업에 모두 투자를 시작했어요. 리테일 분야에서도 AI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었고, AI 생태계가 커질 거라는 사실은 너무도 분명했기에 더 큰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싶었어요.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외에 생태계를 담는 포트폴리오 구성을 원했죠. 이에 해당 분야를 공부하고 연관 기업들을 살펴봤어요. 그리고 당시 오라클이 유달리 저평가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투자를 시작했죠.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다른 플레이어를 찾다가 브로드컴도 발견하게 되었고요.
두 주식 모두 이번 달에 엄청난 상승을 경험했어요. 9월 21일 현재 저의 오라클 수익률은 109.97%, 브로드컴의 수익률은 72.36%랍니다.
수익률은 엄청났지만, 그렇게 많이 번 건 아니에요. 제가 가장 선호하는 투자 방식은 성장하는 인더스트리 내 여러 종목에 조금씩 투자하는 것이라서요. 한 종목에 많이 투자하지 않아요. 크게 얻을 수도 있지만, 크게 잃을 수도 있죠.
AI포트폴리오에서 모두 벌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야 해요. 제가 손해 보았던 종목도 있었는데, 당시 엔비디아와 거의 형제라고 불렸던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분식회계로 주가가 곤두박질친 뒤 아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어요. 크게 잃지 않았던 이유는 많이 보유하고 있지 않아서예요.
저평가된 주식을 발견하는 방법은, 저는 주로 제 할 일에 몰입하는 거였어요. 리테일 관련 트렌드를 분석하는 게 저의 일인데, 요즘 리테일 또한 AI와 깊게 관련되어 있죠. AI는 모든 인더스트리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리셋하고 있고 이런 흐름들을 분석하다 보면, 관심 있는 기업들을 발견하게 되어요.
저는 팔란티어나 아이온큐 같은 핫한 주식은 가지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제 수익률에 스스로 만족해요. ‘어떤 주식이 핫한가’라는 얘기는 늘 들어볼 가치가 있지만, 모두에게 알려진 기회는 트렌드를 만들고 트렌드는 거품을 형성하기 쉬워요. 지금 몸담고 있는 인더스트리에 몰입하고 여기서 기회를 발견하는 건 덕업일치의 기쁨을 가져다준답니다.
한 종목을 맞춰서 대박을 터뜨리는 투자는 부럽기 그지없지만 아무나 할 수 없고, 누군가 그랬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에게 재현되지 않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자기 업에 몰두하고, 취미로 시작해서 점점 깊어지는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죠. 지금 걷는 길에서 종목들을 발견하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