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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시작된 팬데믹과 그 영향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은 약 2년이 지난 2022년부터였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 활동의 제약이 생기면서,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한 양적 완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양의 돈이 풀린 이후 모든 사람들의 다음 시선은 인플레이션에 쏠려 있었습니다. 당시 전례 없는 통화량의 증가에 따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연 10%에 가깝게 급등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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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막고 경기 정상화를 목표로 미국 연준은 기준금리를 끌어올려 물가를 잡고자 했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경기는 위축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전통적인 방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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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의 여파는 증시에서도 나타나는데요. 특히 큰 충격을 목도한 섹터는 기술주와 바이오 등 성장 섹터, 그리고 부동산이었습니다. 통상 기술주와 바이오를 필두로 한 성장 섹터는 현재의 이익보다 향후 발생할 이익의 성장성을 주가에 반영하는 형태로 밸류에이션이 진행됩니다. 때문에 수 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 발생하는 이익을 현재로 끌어오기 위해서는 시간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해야 하고, 이 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들을 평가하는 최우선 지표, 미국 기준금리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기준금리의 상승으로 인해 할인율이 커지고, 현재로 끌어온 미래 이익이 줄어들면서 해당 섹터에 타격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와 유사하게, 리츠를 포함하는 부동산 섹터 또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이익과 배당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할인율의 상승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동시에 안전한 자산인 미국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아래와 같이 상대적 위험 자산인 부동산에 대한 요구수익률 또한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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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들이 일본 리츠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이 없었던 유일한 나라가 일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 리츠는 다른 모습을 보였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전까지 각 섹터 별 특성과 동향에 대한 글에서도 팬데믹 이후 회복에 대한 내용은 많았지만, 다른 나라처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담에 대한 부분은 일본 리츠에는 해당 사항이 별로 없었습니다.
일본의 기준금리는 2022년을 지나 2023년 말까지 -0.1%로 유지되면서 지난 2013년 이후 채택된 아베노믹스의 초저금리 정책을 이어갔고, 2024년 3월이 되어서야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탈출하고 수익률곡선통제(YCC)를 폐지하는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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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본 리츠들에게 상대적으로 여러 수혜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먼저 다른 나라들의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진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일본 리츠의 주가도 외화 기준으로 하락했습니다. 이와 함께 금리가 상승하면서 타격을 입은 여타 국가의 투자 비중을 줄인 해외 투자자들 또한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일본의 비중을 늘리면서 우호적인 수급이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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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 부동산에 대한 요구수익률도 낮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연초 기준으로도 도쿄 핵심지의 오피스 캡레이트(cap rate)는 2.3%에 불과합니다. 이는 해당 자산을 1,000억원에 매입하더라도 순영업수익이 23억원이라는 의미로, 타 지역에 투자하는 것 대비 돌아오는 수익이 적어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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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는 해당 국가들의 부채 조달 비용까지 고려해 실제 투자 시나리오를 상정하면 다른 모습으로 바뀝니다. 통상 50~60% 내외의 대출을 활용해 자산을 매입한다고 했을 때, 6%대의 부채 조달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뉴욕 오피스 투자와 1%대에 외부 자금을 확보해 투자가 가능한 도쿄 오피스의 투자는 실제 현금 수익률 측면에서 차이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오피스 자산 매입을 위해 대출을 집행할 때 미국에서는 SOFR, 일본에서는 TIBOR이라는 단기 변동금리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단기 변동금리의 흐름을 보면, 일본에서 2%대 중반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자산을 매입하더라도 조달금리가 유의미하게 낮은 상황임을 고려할 때 리츠가 매입해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지급할 수 있는 자산은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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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오피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산군에서 일본 리츠의 투자는 겉으로 보이는 수익률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현금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는 리츠들의 우호적인 수급을 바탕으로 외형 성장을 통해 배당을 끌어올릴 수 있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본은행의 역할이 컸습니다. 일본은행은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초저금리 정책을 채택하면서 경기 활성화에 사력을 다했고, 팬데믹 기간이 끝나가면서 경기 활성화와 물가 상승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22년 미국을 필두로 세계 각 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지만, 일본은 2024년 초에 들어서야 금리를 올리고 YCC를 폐지한 것이 그 예시입니다. 이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실물자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던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본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리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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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일본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상승을 제외하면 지난 20년 이상 전년 대비 -1~1% 수준을 유지하던 일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최근 꾸준히 3% 내외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 초 일본 주요 기업이 포함된 노동조합 ‘렌고’가 발표한 임금 협상에서 2년 연속 5% 이상의 임금 인상을 기록하는 등 경기 활성화와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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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TIBOR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며, 리츠들이 자산 매입을 위해 활용하는 부채의 조달 비용을 높이고 리츠가 보유한 자산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과 배당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리츠에게 부담이 될 수 있으며, 특히 0%대의 매우 낮은 금리의 수혜를 입고 있던 리츠에게 0.1~0.2%의 조달 금리 상승은 기존 이자비용 대비 10~20% 이상 추가적인 비용으로 이어져 리츠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일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가, 임금, 금리 등의 매크로 지표 변화는 일본인들에게도 매우 생소한 상황일 것입니다. 무려 30년 이상 성장이 없는 국가로 남아 있던 일본이 다시 한번 성장과 경제 활성화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츠들은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소극적인 전략에 치중할지, 적극적으로 노후 자산을 매각하고 더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을 매입, 임차인과의 협상을 통한 임대료 증액으로 새로운 시대의 생존자가 될 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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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와 투자자 간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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