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밸류리츠가 704억원 규모 유상증자 투자자 모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청약률은 앞서 역대급 수치를 기록한 NH올원리츠의 경쟁률엔 미치지 못했지만, 발행 규모가 두 배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유의미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동시에 이번 이지스밸류리츠의 유상증자는 공모 과정과 결과를 보면 K리츠 유상증자의 모범사례, 즉 선례가 될 만한 과정이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자본확충에 따른 주가의 단기 급락은 불가피했지만, 이를 최소화했고 빠르게 회복하면서 증자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상증자의 훈풍 기류는 앞서 감지됐습니다. 세일즈 및 마케팅 기간에 일정 부분 나타난 흐름이었는데요. 본격적인 공모, 즉 투자자 모집을 열흘 가량 앞둔 시점에 다른 사례들과 달리 주가가 빠르게 안정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단기 급락으로 1차 발행가는 3,900원대로 조정 받았지만, 이후 주가가 발행가와 10% 이상 격차를 보이는 등 순항을 이어갔습니다(10% 이상 간극은 수익률 제고 차원에서 신주 투자매력 상승). 또한 앞서 거래된 신주인수권 가격 역시 올해 최고 수준이었습니다.
이지스밸류리츠의 유상증자, 결단과 시점에 대한 이야기들
결과적으로도 예상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구주주 청약률이 기본 88% 가량이었고, 이들이 최대 두 배 이상 청약할 수 있는 초과청약을 통해 30% 이상 추가로 이뤄졌습니다(총 119.16%). 앞서 신주인수권을 사들이며 신규 투자에 나섰던 주주들 역시 포함된 수치입니다. 보통 100% 남짓한 청약률이 성공 기준이었던 결과를 이지스밸류리츠가 훌쩍 넘어선 셈입니다. 올해의 경우엔 ESR켄달스퀘어리츠가 97.91%(구주주 청약), NH올원리츠가 135.42%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공모 이후 주가는 증자 발표 직전 수준에 다다랐습니다.
주주와 시장의 공모 반응은 이지스밸류리츠가 꾸준히 이행한 안정성과 수익성에 화답했다는 평가입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지난해 이후 올해까지 상대적으로 선방한 4,000원대 수준의 주가를 꾸준히 유지해왔는데요. 이는 독립계 부동산운용사 산하 리츠로 카테고리를 좁혀보면 더욱 선방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주당 600원에 달하는 특별배당을 비롯해 고배당 리츠로도 자리매김해왔죠. 이지스밸류리츠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동안 연간 배당률 8%를 약속했고 이를 훌쩍 상회하는 배당을 지급했습니다.
또한 한 가지 두드러진 점은 이지스밸류리츠의 공모 전략입니다. 바로 8월 오피셜을 통해 미국 금리와 국내 금리 하향 등에 따른 시장 수혜가 예상되는 재료들을 적극 활용한 점입니다. 물론 공모 돌입 전 이를 모두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일정 부분 이러한 장치들을 통해 최소한 악재로 작용할 만한 요인들은 상당수 관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투자자 모집 전 주가 관리에 성공했다는 점 자체가 전략이 주효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지스밸류리츠는 이로써 네 번째 유상증자 완료(최종 청약)를 눈앞에 뒀습니다. 각각 두 차례의 사모와 공모를 통해 2,000억원 가까이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면 가장 많은 자본확충을 통한 외형 확장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지난한 한파 속에 여러 전략과 실행을 통해 4,000원대 주가를 꾸준히 지켜온 점, 최근 증자에도 주가가 빠르게 회복한 점 등은 여러 측면에서 참고할 만한 공모 과정이자 결과로 보입니다. 이지스밸류리츠의 다음 행보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