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 지역을 넘어 도시의 운영 모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카페거리, 리테일 핫플레이스를 넘어 브랜드와 거버넌스, 지역 자산이 함께 움직이며 타운 매니지먼트를 시작하며 지역의 가치 상승의 방향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개발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도시를 설계하는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이런 지점에서의 성동구청 활동, 기업과 접점을 넓혀가는 구체적 방안들에 대해 성동구청 지역경제혁신센터에서 성수 타운 매니지먼트를 총괄하는 박장선 센터장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적 구조 수립
Q. 성수 타운 매니지먼트 영역에서 민간 파트너와의 협력은 어떤 방식과 범위에서 진행되고 있나요?
A. 성수동에 지권을 가진 기업들과 성수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플레이어들,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역관리위원회 운영을 계획 중입니다. 이를 위한 ‘지역 통합 관리 조례’가 지난주 구의회에서 통과되며 구체화되었습니다. 성수라는 지역이 한 번에 묶이기에는 아젠다도 많고, 특징적 차이도 크기 때문에 이해관계와 니즈가 일치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직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에 아틀리에 길을 중심으로 한 지역을 담당하는 지역관리협의체, 연무장길 지역관리협의체 등으로 주요 지역별 협의체 구성을 통해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관리도 진행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개별 담당 구역을 지역관리실행구역으로 지정해 행정적 지원도 제공합니다. 민간 기업들이 주체적이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주는 방식이죠. 내년부터 좀 더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지역 개발과 관련된 여러 주체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 의제를 함께 나누기 위해 진행하는 '성수포럼' 현장 모습. Ⓒ성동구청
Q. 실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한 타운 매니지먼트 관점의 운영 사례가 있을까요?
A. 약 4~5년 전에 SM과 SOCAR, 현대글로비스가 디타워에 입주를 하면서 각 회사에서 공통적으로 흡연실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약 3천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데 흡연실이 없어 외부에서 흡연을 하다 보니 인근 주거단지 입주민들의 민원도 발생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입주 회사들은 구청에서 흡연실을 만들어 줄 수 없는지를 문의하고, 구청은 건물 내부에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진 상태였지만 함께 아이디어 회의를 진행해 해결 방향을 찾아 나갔습니다. 솔루션 중 하나가 지하철 환기통으로 보행이 불가한 건물 앞 거리에 흡연 부스를 설치하는 방안이었습니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흡연부스가 잘 지어져야 한다는 점, 구 차원에서 금연 거리 지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핵심이었죠. 실제 흡연부스 설치와 운영에 필요한 예산을 건물 관리 주체인 회사에서 집행하고, 행정적으로 금연 거리를 지정하는 지원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해결했습니다. 그 이후 음압시설까지 반영된 스마트 흡연부스가 설치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넓게 금연정책과도 연결됩니다. 흡연자를 도시에서 사라지게 하거나 밀어낼 수 없다면 갈등을 최소화하며 공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청장님의 정책 방향과도 맞고, 동시에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에게 최적의 도시 환경을 제공한 셈입니다. 어쩌면 사소하다고 할 수 있지만 지역 내에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갈등을 줄이는 것이 더 살고 싶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고요. 타운 매니지먼트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니즈를 파악하고 현장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가는 것부터 시작해 협업의 범위를 점차 넓혀 가고 있습니다.
성동형 스마트 흡연부스 내부 사진. Ⓒ성동구청
민간 참여로 공공의 한계 보완, 시티포럼 성수 후원도 그 일환
Q. 성동이 생각하는 타운 매니지먼트에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한 번에 모든 기업에 참여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해관계가 전부 상이하기 때문에 접점을 하나로 가져가기에는 무리가 있죠. 다만 최근 랜드 피어스 브루클린 상공회장 인터뷰에 나왔듯 여러 도시 개발을 할 때 도시의 맥락과 서사를 지키고 있는 커뮤니티를 위한 재단을 만드는 등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지점에 공감합니다. 행정의 차원에서 공공 공간을 활용한 수익 활동을 직접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민간은 수행이 불가하고요. 이를 출자 법인 형태로 운영하며 기업들이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참여를 높이고, 성수의 발전을 위한 활동을 함께 해갈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성수포럼을 운영하는 것도 이런 방안을 우리만 생각하기보다 성수의 다양한 플레이어들과 함께 찾아가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서울의 '브루클린'으로 불리는 성수. 그 중에서도 성수동 골목길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는 아틀리에길의 풍경. Ⓒ성동구청
Q. ‘시티포럼 성수’를 후원하시는 것도 같은 목적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A. 맞습니다. 앞서 이야기해 드리기도 했지만 타운 매니지먼트를 통해 구청 차원에서 지역 문제들은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계도 있습니다. 사회기여나 공헌사업의 일환으로 끝날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의 비즈니스 가치를 높이고 자금이 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기에는 공적 영역만의 역할로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티포럼 성수처럼 공공이 할 수 없지만 논의가 필요한 부분을 구체화해 민간 참여를 늘리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만들고 싶습니다. 성수라는 지역에서 관심 증대, 참여 확대, 관계 구축 및 신뢰도 향상 등의 결과를 얻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파로 붐비는 연무장길. 성수 지역은 유동인구가 늘면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해가고 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Q. 자체적으로 운영 중이신 성수포럼도 같은 맥락의 활동인가요?
A. 네. 두 달에 한 번씩 성수 내 크리에이터, 기업 관계자, 지역 커뮤니티 등 30~40명의 플레이어들이 지속적으로 모여 하나의 주제를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의 강연도 듣고,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성동 타운 매니지먼트의 인사이트도 얻고, 실질적인 지역 문제 해결 방안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지역의 의제를 다양한 관점으로 나눠보자는 목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성수포럼에서는 성수 지역의 기업,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플레이어들이 함께 모여 지역 의제를 논의한다. Ⓒ성동구청
자발적 성장을 바탕으로 서울의 새로운 경제 비즈니스 클러스터로 도약
Q. 성수 지역의 도시적, 경제적 중요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 여의도, 강남, 광화문 등 현재의 비즈니스 핵심지역들은 국가 주도로 만들어졌습니다. 판교나 마곡도 비슷한 형태입니다. 그런데 성수는 좀 달라요. 자발적으로 성장하는 유일한 비즈니스 클러스터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투입되어야 도시 개발의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과거 10년의 노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성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 지역의 변화 발전 과정에 한국이라는 국가의 성장, 서울이라는 도시의 성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죠. 성수가 서울의 또 다른 BD로 성장한다면 지역 개발 모델의 새로운 영역이 생기는 것입니다.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죠. 동일한 방식을 사용할 수 없지만 랜드마크가 생긴다는 것은 한국 경제 비즈니스 클러스터 모델의 새로운 확장이기도 합니다.
Q. ‘성동 타운 매니지먼트’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A. 타운 매니지먼트는 결국 사람의 가장 본능적인 욕구를 도시가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이냐와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장실이나 흡연부스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꼭 필요하고, 도시 갈등을 만드는 요인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타운 매니지먼트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가장 작은 범위지만 사람의 만족도에 있어서는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을 관리하는 활동인 셈입니다. 성수처럼 빠른 발전이 진행되는 지역들은 어쩔 수 없이 문제가 발생하지만 이를 함께 해결하며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지역 주민부터 지역을 찾는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돈만 있다고 지역이 성장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다고 관리가 잘 되는 것도 아니죠. 어떤 가치와 의지를 가지고 지역의 변화 발전을 만들어 갈 것이냐는 지점에서 타운 매니지먼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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