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수록 리츠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이유
아래 그래프는 모닝스타(Morningstar Associates)가 미국리츠협회(NAREITs) 후원으로 분석한 생애 주기별 리츠(REITs) 최적 배분 비율에 관한 보고서의 핵심 내용입니다. 우리나라 은퇴 시점인 55세를 기준으로, 은퇴까지 투자 기간이 긴 투자자, 즉 10~30대의 최적 리츠 배분 비율은 20.0%이며, 은퇴 시점의 투자자는 10.7%, 은퇴 후 투자자는 4.2%가 최적 비율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리츠는 배당금으로 고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은퇴 자산으로 흔히들 인식되고 있습니다. 공모 리츠 활성화 초기에 정부에서도 퇴직세대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금융투자자산으로서 리츠를 강조하였고, 상장 리츠들 역시 IPO 당시 IR자료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고정적인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특히 강조했습니다. 이에 리츠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에게 ‘은퇴한 자금을 가지고 투자하는 자산’, ‘고령층의 중위험 중수익 자산’으로 포지셔닝 되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앞서 소개한 미국 리츠 협회의 자료 조사 결과와 상당한 괴리를 보이는 부분입니다. 왜 우리나라 인식과 다르게, 리츠 역사가 보다 긴 미국에서는 젊을수록 리츠 투자 비중을 더 많이 가져가라고 조언해주는 걸까요?
부동산 투자가 매력적인 세가지 이유는 1)자산가치 상승, 2)임대수익, 3)레버리지 효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의 인플레이션 시기에 실물 자산이 갖는 헷지 효과는 더 빛을 발합니다. 부동산은 다른 실물자산(ex, 금)과 달리 현금흐름(임대수익)이 발생하며 무엇보다 자산규모가 크기 때문에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자기자본 대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일찍 시작할수록 더 좋은 것이 부동산 투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냉정한 투자 시장에서 부동산은 그야말로 자본의 규모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장입니다. 자본이 클수록 더 좋은 자산을, 더 낮은 조달비용으로, 더 길게 보유할 수 있습니다. 자본 규모가 곧 경쟁력이며, 부동산 시장에서 이 사실은 잔혹할 만큼 정직합니다.
이제 막 사회 초년생으로 자본을 형성해 나가야하는 젊은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투자는 자본이 없어 승산이 희박한 게임입니다. 소위 ‘영끌’과 같은 제한된 자본으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한 개의 자산에 모든 위험을 집중시킨다며, 하나의 자산에 인생 전체를 담보로 거는 위험한 베팅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정된 자본으로 부동산 투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자본 효율성이 가장 높은 투자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리츠(REITs)’입니다.
리츠 투자를 통해 자산형성기에 적은 자본으로도 부동산 투자의 효과를, 즉 인플레이션 헷지와 함께 고정 임대수익, 그리고 향후 실물자산 가치 상승 이익분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리츠 투자 역시 단점이 있습니다. 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주식 하락의 위험이 있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처럼 단기간에 큰 수익을 얻기도 어렵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간을 투자하는 방법
바로 시간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인컴(Income)을 바탕으로 한 재투자와 복리의 효과는 장기 투자를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단기 주가 변동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의 영역입니다. 그러나 리츠는 실물 부동산에 근거하기에 장기 시계열에서의 예측성이 뛰어납니다. 또한 장기 분할 매수를 통해 주가의 변동성 역시 상쇄할 수 있습니다. 배당재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누린다면, 장기로 갈수록 기대수익률은 단기 레버리지를 활용한 직접투자 수익률을 수월하게 넘어설 수 있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수혜를 누리면서 동시에 시간을 투자함으로써 장기 시계열에서의 수익률도 확보하는 전략, 리츠를 장기 투자하는 매력입니다. 은퇴 이후에 원금 보장이 중요한 시기에는 주가 변화의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은퇴 시기를 아직 많이 앞두고 있는 젊은 투자자일수록, 장기 자산을 활용해 리츠에 일정 부분 투자를 지속한다면, 은퇴 시기에 충분한 수익과 현금흐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젊을수록, 어릴수록 리츠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