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현에는 두 개의 큰 정령지정도시(일본 도시 행정구분의 하나로, 국가가 특별히 지정해서 광역적 자치권을 부여한 대도시를 의미. 한국의 광역시와 비슷한 행정단위)가 있습니다. 후쿠오카시와 기타큐슈시입니다. 대륙을 마주한 항구 도시라는 입지를 살려 고대부터 국제 무역항으로 번영해 온 곳이 후쿠오카시이며, 혼슈를 마주한 항구 도시라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근대에는 그 입지를 살려 제철 등 중화학 공업으로 번영한 곳이 기타큐슈시입니다. 규슈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두 도시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상황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습니다.
후쿠오카 스카이라인의 모습. Ⓒ셔터스톡
기타큐슈시는 1980년경 약 107만 명을 정점으로 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반면, 후쿠오카시는 꾸준히 인구가 증가하였습니다. 제철업을 바탕으로 본토의 창구 역할을 하며 항만 중심의 공업 도시로 발전한 기타큐슈시는 제철업 쇠퇴에 더해 혼슈에서 오는 사람들의 이동 경로가 육로에서 항공로로 바뀌면서 인구가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국제적 색채가 강하고 일찍부터 큰 공항을 정비할 수 있었던 후쿠오카시는 그 입지를 살려 국제 상업 도시로 발전해 갔습니다. 현재는 후쿠오카시가 기타큐슈시보다 압도적으로 인구가 많아졌습니다.
기타큐슈 지역을 내려다 본 모습. Ⓒ야베토시오
발전의 요인으로 크게 작용한 것은 1980년대에 시작된 한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입니다. 특히 부산광역시와의 관계가 중요했습니다. 양 도시는 1989년 행정 교류 협정을 체결하고 2007년에는 자매 도시가 되었습니다. 또한 2008년 '부산-후쿠오카 초광역 경제권' 형성을 선언하며, 경제 상호 발전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이 강화되었습니다. 수산물이나 자동차 부품 등을 중심으로 활발한 무역이 이뤄지고 있으며, 경제 사무소를 설치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역사적 배경으로 후쿠오카시는 한국인 관광객에게 매우 인기 있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2024년 후쿠오카시 외국인 입국자 수 중 57.3%가 한국인 방문객으로, 다른 국가·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입니다. 한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후쿠오카시 관광 산업을 크게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활기 넘치는 하카타코 기질이 두드러진 도시
도쿄에서 자란 필자가 후쿠오카시에 대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은 '하카타 사람' 기질입니다. 하카타는 후쿠오카시를 지칭하는 말과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메이지 시대에 무사의 거리였던 후쿠오카와 상인의 거리 하카타가 합병되었는데, 이때 시명으로는 후쿠오카가 채택되었지만 하카타 측에 대한 배려로 당시 개통된 지 얼마 안 된 역이 하카타역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도 후쿠오카와 하카타라는 두 지역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전 요코하마편에서 도시를 사람으로 비유하며 요코하마는 '하마코' 기질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비슷한 관점에서 후쿠오카는 '하카타코' 기질이 두드러집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하카타 사람들은 축제를 좋아하고 활기차며, 새로운 것을 마다하지 않고 늘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인상입니다. 오래전부터 아시아와의 교역으로 번영한 땅의 활기 넘치는 기질을 상징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축가 경쟁설계로 개발된 공동주택 ‘넥서스 월드’ 프로젝트
1990년대 초반,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하카타코'들이 시작한 흥미로운 건축과 개발을 듣고 주택 개발, 리조트 개발, 중심 시가지 상업 개발이라는 주제로 시찰을 다녀왔습니다. 먼저 소개할 후쿠오카시의 개발은 카시이하마(Kashiihama) 지역에서 진행된 주택 개발인 넥서스 월드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새로운 개념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마스터 플랜'에 기반해 개발되었습니다. 건축가 이소자키 아라타가 '코디네이터'를 맡아 진행된공동주택 개발 프로젝트로, 국내외 유명 건축가 6명이 각자의 주택 동을 설계했습니다. '건축가 경쟁 설계 방식'으로 건설된 일본 내 사례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넥서스 월드 프로젝트 중 렘콜하스가 설계한 렘동, 콜하스동 모습. ⒸHIC 홈페이지. OMA 자료 인용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스타 건축가들의 경쟁 설계입니다. 렘 콜하스, 스티븐 홀, 이시야마 오사무, 마크 맥, 크리스티앙 드 포르잔파르크, 오스카 투스케 등 후에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가 된 인물들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렘 콜하스는 '렘동·콜하스동'을 설계했습니다. 검은 돌로 쌓은 외벽과 지상에서 떠 있는 듯한 중후한 외관이 특징입니다. 각 세대는 프라이빗한 중정(파티오)과 전용 채광창을 갖춘 메조네트 트리플렉스(3층) 구조로 설계돼 채광과 통풍을 확보했습니다. 스티븐 홀이 설계한 주택은 모던한 주거 공간의 덩어리가 이어져 리듬감 있는 외관을 완성했습니다. 28가구 모두 다른 형태로 설계되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고가교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지니며, 주택이라는 개념을 초월한 도전적인 디자인이 주목받았습니다. 내부 공간 역시 가벽을 활용한 변주가 가능해,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공간 활용을 다양하게 할 수 있습니다. 생활하는 사람들의 성장과 함께 집 역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죠. 이시야마 오사무 씨는 일본적 요소를 도입한 따뜻한 디자인의 주거동을 설계했습니다.
이처럼 '넥서스 월드'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동주택이 아닌 건축가들의 사상과 재능이 부딪힌 실험적 프로젝트로서 많은 건축가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1990년대 초 일본 건축계를 상징하는 작품이며, 이후의 공동주택과 디자이너스 맨션의 방향성에 큰 영향을 준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수도권에는 이러한 저밀도 공동주택이 없었기에 더욱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납니다. 준공 후 30년이 지났기에 개발의 결과를 돌아보고 싶은 프로젝트입니다.
지역 경제와 관광을 살린 어반 리조트 재생 모델, ‘호텔 우미노나카마치’ 개발
리조트 개발에서는 후쿠오카 지소에 의해 1987년 4월에 개업한 '호텔 우미노나카미치'를 소개합니다. 2007년 ‘더 루이간스 스파 앤 리조트(THE LUIGANS Spa & Resort)’로 이름을 바꾸고 리뉴얼한 이 호텔은 국영 공원인 우미노나카미치 해변공원 내에 설치된 '특정 공원 시설'로 건설되었습니다. 당시 목적은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우미노나카미치 지역 전체의 매력을 높이는 데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후쿠오카시 중심부에서 하카타만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위치해 배를 타고 리조트에 놀러 간다는, 수도권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컨셉에 놀랐습니다.
더 루이간스 스파 앤 리조트 모습. ⒸThe Luigans 홈페이지
2000년대에 들어 운영은 주식회사 플랜드씨(Plan・Do・See )에 이관되었으며, 2007년 8월 현재 명칭인 ‘더 루이간스 스타 앤 리조트’로 대규모 리뉴얼이 이루어졌습니다. 리뉴얼을 통해 호텔은 숙박 기능에 더해 웨딩, 레스토랑, 스파 등을 갖춘 복합 리조트 시설로 탈바꿈했습니다. 단순한 공원 내 숙박 시설에서 벗어나, 보다 고급스럽고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리조트'로서의 브랜드 확립을 목표로 한 변화였습니다.
이후 국가 정책에 따라 국영 공원 내 시설은 순차적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운영 위탁 및 이관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더 루이간스 스타 앤 리조트’도 2017년 공모를 통한 민영화가 이루어져 정식으로 운영이 민간 사업자에게 이관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민간 기업의 창의적인 운영이 기대되는 지점입니다.
다만, 해당 리조트는 사업 기간이 정해져 있어 장래에는 철거될 예정입니다. '우미노나카미치 호텔'은 국영 공원 시설로 탄생한 후 민간 기업의 리뉴얼을 거쳐 현재와 같은 리조트 호텔로 발전했습니다. 이는 공공 시설이 민간 부문의 활력을 도입해 시대에 맞는 가치를 제공해 나가는 일본 관광 개발의 모델 케이스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과 디자인을 통한 후쿠오카 도시 개발 및 브랜드화 추진
중심 시가지의 상업 개발로는 '아크로스 후쿠오카'와 '캐널시티 하카타'를 소개합니다. 호텔 일 팔라초(Hotel Il Palazzo), 아크로스 후쿠오카(ACROS Fukuoka), 캐널시티 하카타(Canal City Hakata)는 1980~1990년대 후쿠오카시가 추진한 도시 재생 및 국제도시화 전략의 핵심 축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건축, 디자인을 통한 도시 브랜드화를 추진했습니다.
1989년 개업한 '호텔 일 팔라초'는 후쿠오카시에서 인적이 드물고 어두운 분위기였던 하루요시 지역의 재개발 상징으로 계획되었습니다. 디자인의 힘으로 지역에 변혁을 가져오려는, 당시로서는 드문 일본의 디자인 호텔 선구자 역할이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건축가 알도 로시가 설계를 맡았고, 인테리어는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우치다 시게루, 쿠라마타 시로, 에트레 소토사스 등이 담당했습니다. 서양과 동양, 과거와 미래의 융합을 테마로 한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이후 'Re-Design' 프로젝트로 2019년부터 원파이브호텔즈가 운영을 시작했으며, 2022년 1월 'Re-Design'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했습니다. 총 공사비 약 18억 엔을 투입한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쳐 2023년 10월 1일 리뉴얼 오픈했습니다. 이를 통해 개업 당시의 컨셉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호텔 일 팔라초 건물 외관 모습. ⒸHotel Il Palazzo 홈페이지
‘아크로스 후쿠오카’ 역시 디자인이 뛰어난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 에밀리오 암바스 가 설계한 것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룬 독특한 디자인이 큰 특징입니다. 건물 남측 벽면 전체가 계단식 정원으로 조성된 ‘스텝 가든’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계절마다 모습을 바꾸는 스텝 가든은 도심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도시와 자연의 공존'이라는 컨셉 아래 도심 빌딩에 대규모 녹화를 도입한 점에 놀랐습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와 스텝 가든의 모습. ⒸACROS Fukuoka 홈페이지
저는 1990년대 후반 모리 빌딩에 입사하여 롯폰기 힐즈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옥상 녹화'와 '상업 시설'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옥상 녹화'에 대해서는 당시 모리 빌딩 프로젝트에서 본격적인 도입을 고려하고 있었으며, 국내에서는 드문 건물 녹화 사례로 아크로스 후쿠오카를 참고했습니다.
도시의 극장 컨셉, 인공 운하 시설이 인상적인 캐널시티 하카타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후쿠오카현 후쿠오카시 하카타구에 위치한 대규모 복합 상업 시설인 캐널시티 하카타입니다. 1996년에 개업하여 '도시의 극장'을 컨셉으로 쇼핑, 미식, 엔터테인먼트, 숙박 시설이 일체화된 독자적인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설의 특징으로는 중앙에 위치한 약 180m의 인공 운하(캐널)가 두드러집니다. 이름 그대로인 시설이자 캐널시티의 상징입니다. 또한 '도시의 극장'이라는 컨셉에 걸맞게 단순한 상업 시설이 아닌 방문객들이 주인공이 되는 '극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시설 내에서는 분수 쇼나 공연자들의 라이브 퍼포먼스 등 다양한 이벤트가 매일 열리며 항상 활기가 넘칩니다.
캐널시티 하카타의 기본 설계는 미국의 건축가 존 저디가 담당했습니다. 그는 상업 공간 연출을 특기로 하는 건축가로, 롯폰기 힐즈의 상업 시설과 일본 최초의 그랜드 하얏트인 그랜드 하얏트 후쿠오카, 그랜드 하얏트 도쿄 등을 담당했습니다. 그 인연으로 롯폰기 힐즈의 CG와 도시 모형을 제작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제작한 도시 모형과 CG를 후쿠오카 지소의 당시 사장인 에노모토 카즈히코 씨에게 보여드렸더니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덕분에 2007년에는 텐진 주변의 CG와 후쿠오카 시내의 도시 모형을 만드는 일을 맡게 되었습니다. 에노모토 카즈히코 씨는 도시 개발자이면서도 문화인이었고, 모리 미노루 씨와 공통점이 있는 멋진 분이었습니다.
캐널시티 하카타 모습. ⒸFUKUOKA CITY Official Tourist Guide 홈페이지
텐진 빅뱅 프로젝트의 시작
지금 생각해 보면 2007년은 상인의 거리가 기반이 된 하카타 지역과 과거 성곽 도시를 중심으로 한 텐진(후쿠오카) 지역의 경쟁이 시작되는 시기였습니다. 규슈 신칸센이 전 구간 개통된 2011년 하카타역에 개업한 JR 하카타 시티는 역 시설뿐만 아니라 하카타 한큐, 아뮤 플라자 하카타, 하카타 1번가 같은 상업 시설과 영화관, 홀 등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때부터 JR 규슈는 철도 사업을 넘어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습니다. 2025년 2월 결산 자료에 따르면, 부동산·호텔이 37.8%, 운송 서비스(철도·버스)가 30.5%, 건설이 14.6% 등으로 구성되어 철도 사업 외 수익이 약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같은 시기 텐진에서는 건물 노후화가 문제가 되고 있었지만, 텐진의 경관이 크게 변할 만한 눈에 띄는 개발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항공법에 따른 건물 높이 제한의 영향이었습니다. 텐진이나 하카타역 등 공항 인근 지역에서는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항공법에 의한 건축 가능 건물 높이 제한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도심부에서는 높은 빌딩을 지을 수 없었고, 현재 기준으로 기존 빌딩을 재건축하면 현행 연면적을 확보할 수 없는, 이른바 '기준 부적격' 문제로 인해 후쿠오카시 도심에서는 오래된 빌딩의 재건축이 불가능하고 기능 갱신도 진전되지 못한 것입니다.
하카타역에 위치한 하카타 시티 건물 모습. ⒸWikimedia Commons, ぱちょぴ
이에 2014년 9월 25일 개최된 후쿠오카시 국가전략특별구역회의에서 후쿠오카시의 현황과 국가전략특구를 통한 규제 완화가 제안되었고, 2014년 11월 '항공법 높이 제한의 구역 단위 특례 승인'이 인정되었습니다. 후쿠오카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규제 완화 제도를 활용하여 내진성이 높고 선진적인 빌딩으로의 재건축을 촉진하고, 아시아의 거점 도시로서 역할과 기능을 높이며 새로운 공간과 고용을 창출하는 프로젝트 '텐진 빅뱅'(2015년)을 시작했습니다.
다이묘 가든 시티로 재개발된 구 다이묘 초등학교. 일부 건물을 보존해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시설로 사용되고 있다. Ⓒ야베토시오
항공법 완화로 기존보다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면 경제 효율이 높아질 것이고, 이를 고려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민간 역량으로 개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규제 완화가 영구적이지 않고 프로젝트 기간 한정 조치라는 것입니다. 텐진 빅뱅의 초기 계획에서는 '2024년 말까지의 준공'이 특례 적용 조건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2026년 말까지 연장되었습니다. 이 기간에 재건축을 착수하면 앞서 언급한 높이·용적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 것입니다.
텐진 빅뱅에서 최초로 완공된 건물은 후쿠오카 사전이 개발해 2021년 준공한 텐진 비즈니스 센터 빌딩입니다. 1층당 최대 716평(약 2,367㎡)이라는 광대한 오피스 공간을 보유한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재건축이 잇따라 진행되며 초기 계획을 뛰어넘는 건물들이 만들어졌습니다. 2025년에는 텐진에서 가장 높은 지상 24층, 높이 약 112m의 오피스 빌딩인 텐진 스미토모 생명 FJ 비즈니스 센터가 완공되었습니다.
텐진 스미모토 생명 FJ 비즈니스 센터 건물 외관. 좌측 사진 속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 우측 사진은 건물 저층부에서 위를 바라본 모습. Ⓒ야베토시오
‘스타트업 도시’를 선언한 후쿠오카의 도시 운영 전략
그런데 이처럼 새로 많은 건물을 지어도 입주할 기업이나 점포의 테넌트가 없다면 운영 유지를 할 수 없습니다. 관광은 한국을 비롯한 많은 인바운드 관광객의 방문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 후쿠오카는 지점 경제라고 불리는, 도쿄의 출장지로서의 경제였습니다. 그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스타트업 도시'라는 전략을 내걸고 산업계, 학계, 지자체, 금융권까지 모든 주체가 협력하는 생태계를 구축했습니다. '스타트업 도시 선언' 이후, 정령지정도시를 포함한 21개 대도시 중 인구 대비 스타트업 출현율은 5년 연속 도쿄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도쿄의 토라노몬 힐즈 비즈니스 타워에 일본 최초로 입주한 혁신 오피스의 CIC도 일본에서 두 번째 오피스는 텐진 빅뱅으로 만들어진 ONE FUKUOKA 빌딩에 입주했습니다. 오사카시나 요코하마시가 아닌 후쿠오카시에 만든 것은 텐진이 그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텐진 빅뱅으로 만들어진 ONE FUKUOKA 빌딩 외관과 저층부 모습. Ⓒ야베토시오
텐진 지역의 성공으로 후쿠오카시는 하카타역 주변을 개발하는 '하카타 커넥티드(2019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텐진 지역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기간 한정 조치라는 특례 적용 조건으로 하카타역 주변 개발을 촉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후쿠오카시 발표에 따르면 건축 확인 신청 건수 32동, 준공 동수 26동(모두 2025년 3월 말 기준)입니다. 지방 도시의 중심 시가지로서는 활발한 도시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카타 커넥티드 프로젝트에서 제가 주목하는 것은 JR큐슈가 계획 중인 (가칭) 하카타역 공중도시 프로젝트입니다. 하카타역 선로 상공에 새로운 '도시'를 조성하는 내용입니다. 잇따라 새로운 개발을 추진하는 후쿠오카시인 만큼 어떤 건물이 들어설지 기대됩니다.
후쿠오카시는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까?
후쿠오카시에서는 텐진, 하카타에 이어 히가시구의 규슈대학 하코자키 캠퍼스 이전 부지에 새롭게 'HAKOZAKI Green Innovation Campus'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규슈대학의 역사를 계승하면서 '교육·문화', '상업·비즈니스', '주거·복지'와 같은 복합적인 도시 기능이 도입되어 고품질의 녹지 풍부한 도시 조성, 신산업의 창출·발신, 세계를 선도하는 환경 선진 도시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큰 특징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하코자키 스마트시티 구상'입니다. 특히 도시에서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하수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수소 에너지의 지산지소 모델'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소의 제조·수송·이용을 일체화한 도시형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도시 조성에서의 리더십 발휘가 기대됩니다. 또한 단기 대피소로도 활용 가능한 방재 기능과 ICT 인프라 구축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후쿠오카시의 이러한 도시 조성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하카타 사람' 기질이 이러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도시의 활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후쿠오카의 거리를 바라보며 제가 느낀 점이었습니다.
야베토시오
모리빌딩주식회사 도시개발사업본부 계획기획부 미디어기획부 고문
모리빌딩 회장의 철학과 방향을 이해하고, 타운 매니지먼트의 핵심인 '문화도심' 창조의 역사를 함께해왔다. 독특한 관점을 바탕으로 30년 동안 도심 복합개발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