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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의 흥행에 이어 2025 6월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Kpop Demon Hunters》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영화 중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세우면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작품 속 가상 그룹인 헌트릭스(HUNTR/X)와 사자보이즈(Saja Boys) BTS, BLACKPINK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K-Pop 그룹으로 소개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OST <Golden>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Hot 100’에서 1위를 기록했고, 다수의 사운드트랙 곡들이 동시에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뉴욕에서는 이를 기념해 8 22~24Golden Weekend’ 이벤트가 열렸습니다주연 성우 Arden Cho, May Hong, Rei Ami가 함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황금색으로 점등했고, 3일간 타임스 스퀘어에서 오픈탑 버스를 활용한 싱어롱 행사가 진행되어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객들이 OST를 함께 부르며 참여했습니다.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K-콘텐츠가 관객 체험과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픈탑 버스에서 싱어롱 행사가 진행중인 모습. ⒸTikTok, Elahbella

뉴욕 한복판에서 한국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는 흐름은 뮤지컬에서도 감지됩니다. 한국의 작사·극작가 박천휴와 미국의 작곡가 윌 에런슨(Will Aronson)이 공동 창작한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 Maybe Happy Ending》은 2024 11월 브로드웨이에 데뷔해 2025년 제78회 토니 어워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뮤지컬작곡상극본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공연 시작 시간 전극장 입구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대기줄이 그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외국 관객들이 함께 웃고 감동하는 가운데배우들이 발음하는 한국어 ‘화분’을 들을 때무대 배경으로 새겨진 ‘서울’, ‘제주’ 같은 한글을 마주할 때 묘한 감동과 뭉클함이 밀려오기도 했습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보기 위해 극장 입구에 줄을 선 사람들. 우측은 뮤지컬 무대 인사 장면. Ⓒ김지영

전 세계적으로 K-, K-뷰티, K-드라마, K-웹툰, K-푸드 모든 분야 앞에 ‘K’가 붙으며 K-컬처의 열풍은 식을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습니다로제블랙핑크지드래곤산울림새소년 등 한국 아티스트들의 뉴욕 공연뉴욕 필름 페스티벌에서의 한국 영화 상영한식 레스토랑의 급증생활한복 브랜드 2026 S/S 뉴욕 패션위크 성공뉴욕 곳곳에서 열리는 한국 화장품/의류/식품 브랜드들의 팝업뉴욕 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er New York, 이하 KCCNY)이 연중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와 팝업을 통해 이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K-Space, 뉴욕한국문화원 KCCNY


KCCNY는 1979년 12월 설립된 정부 기관으로, 한국 문화를 뉴욕에 소개하고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과거 맨해튼의 Park Avenue에 있는 빌딩 일부를 임차해 한국총영사관과 공유했는데 2023년 6월 27일 맨해튼 32번가(Korea way) 한인타운 인근에 이전 개관했습니다. LA-상하이-도쿄-베이징-파리에 이은 여섯 번째 해외 센터로, 약 78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2008년 부지 매입 검토 이후 완공까지 15년이 걸린 프로젝트입니다. 주차장으로 쓰이던 590㎡가량의 부지에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 규모의 건물이 완공되었습니다. 190석 규모의 공연장 및 극장요리 강습실 등 예약 필요 공간 외에 미디어 월, 갤러리, 도서관 같은 공개 공간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시회, 공연 예술 프로그램, 한글 학교요리 수업음식 시음회, K-뮤직, K-뷰티 이벤트, K-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영역의 문화행사를 운영하며 독립적인 복합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1층 로비에는 높이 22m, 폭 8m 규모로 1,000개의 타일을 붙여 만든 초대형 ‘한글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의 작품인데 타일 하나하나에는 전 세계에서 응모 받은 ‘세상과 나누고 싶은 짧은 우리 말’이 들어있습니다. 지난 9월부터는 2층의 갤러리에서 백남준 전시가 약 두 달간 열리고 있습니다. 3층 도서관은 2025년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 실내인테리어 부문 공공인테리어 분야에서 본상을 수상했습니다한옥의 전통 구조와 단청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빽빽한 뉴욕의 빌딩 숲속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전통 건축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주의를 느끼며 아늑한 휴식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는 평입니다. 

KCCNY 1층 로비의 '한글벽' 모습 Ⓒ김지영
한옥 전통 구조를 살려 만든 KCCNY 도서관 모습. 한국어로 된 책과 영어로 번역된 국내 도서들을 볼 수 있다. Ⓒ김지영
KCCNY 4층에는 한국의 전통 가옥 형태인 마루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김지영

KCCNY는 팝업 이벤트로도 주목받습니다. 2024 11월 워싱턴 스퀘어 파크브루클린 덤보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신라면 푸드트럭의 연장선으로 농심과 3일간 ‘Han River in NYC with Shin Ramyun’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1층 미디어 월에 한강 분위기를 재현하고무료 라면 시식 체험을 제공해 약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여하면서 긴 대기 시간에도 불구하고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와 함께 커진 K-푸드의 열풍. 사진은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신라면 글로벌 캠페인 현장. Ⓒ농심 뉴스룸

2025 8월에는 ‘Its Time for K-Culture 2025 : Seoul Beauty Metro’라는 테마로 Nurilounge와 협업하여 K-뷰티를 집중 조명한 K-Beauty Boost NYC 프로젝트를 개최했습니다서울의 활기찬 지하철 문화와 K-뷰티강남성수 등 지역을 테마로 서울 라이프스타일을 재현한 몰입/경험형 공간으로유명 K-뷰티 브랜드 무료 제품 제공, 키체인 만들기, 한복 스타일링, 한국 음식, 길거리 간식, 카페 문화 체험 등을 제공했습니다. 공개 행사 첫날 1,800명 이상이 방문, 일부 관객은 전날 밤부터 입장 대기 줄을 서기도 하며 K-문화 및 K-뷰티에 대한 뉴욕 내 인기와 관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3% 증가한 102 7731만 달러(138819억 원)로 집계됐고 중국(249000만 달러)에 이어 미국(19억 달러)의 수출액은 매해 급증하고 있습니다이 행사에서는 Sephora, Macys, Walmart 등 주요 소매업체와의 B2B 미팅도 진행돼 한국 브랜드의 미국 시장 진출 및 확장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서울 지하철 컨셉으로 꾸려진 K-뷰티 팝업 현장. Ⓒmaycoders 홈페이지

KCCNY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다분야에서 다차원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K-culture의 세계화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한국 작가나 브랜드가 뉴욕에서 확장하려면 실행 공간이 필수적입니다현지 브랜드들에 비해 어려움이 많은 소규모 한국 브랜드에게도 K-Space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K-팝업 at NoLita


한국의 소규모 브랜드들은 제도적 공간인 KCCNY와 달리 노리타(NoLita) 같은 동네의 팝업 공간을 활용합니다. NoLita는 과거 Little Italy의 일부였으나 독립된 특징을 갖게 되면서 “NoLita”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되었습니다. SoHo보다 덜 붐비면서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Pleats Please Issey Miyake와 같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플래그십 매장부터 독립 디자이너 숍, 핸드메이드 스토어, 특색 있는 소규모 상점까지 다채로운 상점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브랜드들의 팝업이 빈번히 열립니다.

또한 이 지역은 Torrisi, RubirosaPrince St. Pizza, Upside Pizza 같은 전통 이탈리안 레스토랑과 유명 피자집, 힙한 태국식당 Thai Diner, 모던 레스토랑 Estela, 1974년부터 운영된 Eileens Special Cheesecake, 소품과 식료품을 팔며 브런치 메뉴로 유명한 카페 Gem Home, 독특한 음료 메뉴로 웨이팅이 필수인 Caffe Paradiso 등 다양한 음식 문화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젊은 전문직 종사자작가디자이너, 관광객이 모이는 이곳은 브랜드와 공간의 시너지를 창출하기에 이상적입니다.

팝업은 보통 Storefront, xNomad, Peerspace 등 전문 플랫폼을 통해 단기 임대가 이뤄집니다이 플랫폼들은 임대 기간, 공간 크기, 위치, 인테리어 유연성 등을 기준으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대기업부터 신흥 브랜드나 e-커머스 확장을 노리는 사용자에게 인기 있는 StorefrontxNomad 기준으로, Nolita의 약 32㎡ 규모 공간에서 1주일 팝업 임대 비용은 약 $7,400부터 시작합니다. 이는 SoHo나 Bowery 메인 스트리트의 경우 일일 평균 비용이 $2,000~4,000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준입니다. 고트래픽 지역의 접근성을 고려할 때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 xNomad Nolita listings, Storefront SoHo listings)

SoHo NoHo 사이에 위치한 NoLita Elizabeth St에는 Blind Reason 타투샵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공간으로의 활용되는 BR® BLANK NYC가 있습니다. DJ 파티플리마켓브랜드 협업전시형 팝업 등으로 활용되는데 특히 월별 프로젝트로 한국 브랜드의 도전과 협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9월 한 달간은 K-cluster를 주제로 한국의 패션/뷰티/라이프 스타일의 한국 브랜드들이 참여한 팝업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BR® BLANK NYC에서 K-패션 브랜들이 팝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김지영
다양한 브랜드들을 경험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 내부 모습. Ⓒ김지영

Time Out New York에서 ‘Sexy Glass Building on Elizabeth Street’으로 소개된 이 공간은 브랜드 성격에 따라 분위기와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달라집니다팝업 외에도 스케치 영상릴스커머셜 촬영을 위한 프로덕션 팀도 존재해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유용합니다단순히 ‘팝업을 열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브랜드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내고고객과 마음이 닿는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고 있다는 이 공간에서 앞으로는 어떤 한국 브랜드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가 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듯, 공간과 브랜드가 만나 시너지를 내는 순간들이 뉴욕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하나의 인격체로 본다면공간도 마찬가지로 변화무쌍한 잠재력을 지녔습니다 사람 간 만남처럼 공간과 브랜드가 어우러져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뉴욕의 사례가 늘어나길 바랍니다.

 

[공간정보]

Korean Culture Center New York
- 인스타그램 : @kccny
- 주소 : 122 E 32nd St, New York, NY 10016

BR® BLANK NYC
- 인스타그램 : @brblank_nyc
- 주소 : 258 Elizabeth St, New York, NY 10012

김지영

김지영

LE FIN 대표

글로벌 광고 대행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르꼬르동 블루 호주에서 파티셰 코스 이수 후 8년간 5성급 호텔, 파인 다이닝 등에서 파티셰로 근무했다. 삶의 근거지를 뉴욕으로 옮겨 스몰 배지 디저트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여행을 좋아해 전 세계 여러 곳의 리테일 공간을 경험하며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수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