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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
마차코어
녹색트렌드

하루가 다르게 녹음이 사라지는 뉴욕에서 여전히 짙고 선명하게 자리하고 있는 녹색이 있습니다. 바로 말차의 유행입니다. 뉴욕의 말차(matcha) 트렌드는 단순한 음료나 디저트를 넘어 고급 소싱과 미적 연출, 웰니스와 라이프스타일까지 아우르는 하나의 활기찬 문화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국제 차 위원회 International Tea Committee에 따르면 말차는 차광막 아래에서 재배한 텐차(tencha) 잎을 찌고 말린 뒤 곱게 갈아 만든 분말 차입니다. 찻잎을 우려 마시는 녹차와 달리 분말을 물에 개어 마십니다. 고품질 말차는 생산량도 제한적이고, 가장 부드럽고 좋은 잎을 손으로 선별하는 등 많은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 까다로운 제조 과정을 거칩니다.

 

녹색의 트렌드


뉴욕의 많은 카페가 커피와 함께 말차 메뉴를 제공하고 있고, 말차만 전문으로 하는 카페도 늘고 있습니다. Cha Cha Matcha, Matcha Café Maiko, Kyo Matcha, Blank Street Coffee 같은 체인부터 스타벅스, 블루보틀, 던킨 등 대형 매장까지 말차 라테를 메뉴에 올리고 있습니다.

말차는 셀럽, 패션층, 밀레니얼, Z세대 사이에서 인스타그램과 틱톡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진 찍기 좋은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로 자리잡으며 브랜딩되어 왔습니다. 많은 셀럽들이 말차를 마시고, 언급하고, 포스팅하는 것을 보며 ‘인플루언서들이 모두 말차를 마시니 나도 꼭 한 번 마셔봐야겠다’라고 생각하고 따라하는 Z세대들의 디토(Ditto, ‘마찬가지’를 뜻하는 영단어. 자신의 취향 또는 가치관과 비슷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의 제안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 소비가 말차의 대중화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시각적 이미지도 말차 인기의 큰 요인입니다.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의 그린 주스·스무디 붐과 ‘초록=건강’이라는 마케팅이 결합되었고, 이후 스피루리나·클로렐라·밀싹 등 녹색 식재료의 유행이 이어지며 현재 말차·그린티 라테·피스타치오 라테 같은 ‘녹색 계열 건강음료’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녹색이 주는 ‘내추럴’, ‘건강’, ‘웰빙’, ‘힐링’의 직관적인 이미지로 특히 Gen Z, 밀레니얼 소비자들에게 녹색 음료는 눈에 띄면서도 자연스러운, SNS 친화적 메뉴인 것입니다.

 

Matcha core의 등장


지난 10년간 미국의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말차는 전통적인 뿌리에서는 다소 멀어져 SNS 기반의 트렌드 음료 혹은 커피 대체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말차 고유의 녹색은 원재료 본연의 색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지만 다른 색의 재료들과 층을 이루게 되면 그 시너지가 큽니다. 창의적인 맛 조합과 비주얼 중심으로 미국의 말차 트렌드는 확장되어 왔습니다. 예를 들어 Cha Cha Matcha의 라벤더 우베 말차 라테($10.75), Matchaful의 스피루리나 말차($9.5), Matcha House의 딸기 말차 라테($8.5), Rhythm zero의 라즈베리 말차 라테($7), Blank Street Coffee의 바나나 브레드 말차 라테($7.75), Dialogue Coffee & Flowers의 코코넛 말차($7.15) 등은 모두 시각과 맛을 동시에 공략합니다.

창조적인 맛 조합과 비주얼 중심으로 확장된 미국의 말차 트렌드Ⓒ김지영

이런 흐름 속에서 말차코어(Matcha Core)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감성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말차는 하나의 문화 및 패션 키워드가 된 것이지요. 하지만 심미적으로는 너무나 매력적이고 맛있을 수는 있지만 이런 음료는 설탕이 들어가고 말차의 비율이 희석된 경우가 많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Blank Street Coffee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블루베리 말차 라테 한 잔에 코카콜라 한 캔과 비슷한 25-30그램의 설탕이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대로의 말차, ‘정통’과 ‘건강’이라는 트렌드와는 다소 멀어진 셈입니다.

 

다시 ‘정통’으로


말차의 인기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웰니스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의 취향도 한층 성장하고 있습니다. 말차에 함유된 아미노산 L-테아닌은 집중력을 높이는 동시에 긴장을 완화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성분으로 알려져 있어 ‘건강한 카페인’ 또는 ‘클린 카페인’으로 부드러운 카페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건강과 미적 감각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이제 고품질 말차뿐만 아니라 전통과 진정성에 더욱 가치를 두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단지 맛있고 예쁜 음료나 단순한 카페인 대체재가 아니라 원산지, 등급, 제조 방식 등 품질을 결정짓는 요인들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뉴욕에서는 고급스럽고 경험 중심적인 말차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건강과 감성, 그리고 맛의 조화를 추구하며 진정성과 연결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흐름에 발맞춰, 더 정통에 가까운 고품질의 말차를 강조하는 카페들이 있습니다. 큰 체인들은 일본의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대량으로 재료를 확보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공간들은 주로 일본이나 특정 농장과 직접 파트너십을 맺어 원료를 수급합니다.

 

웰니스, 패션, 디자인을 아우르는 말차 트렌드의 선구자 12 Matcha


 

트렌디함을 느낄 수 있는 12 Matcha의 메뉴와 컵디자인 Ⓒ김지영

노호(Noho)에 자리한 12 Matcha는 더운 날이나 흐린 날에도 긴 줄이 늘어섭니다. 대기 시간이 30분에서 60분 정도 소요되는데, 고객들을 배려해 여름의 뜨거운 햇볕과 비를 막아줄 우산을 제공합니다. 올해 4월에 문을 연 12 Matcha는 일본의 차 장인과 협력하여 개발한 우지(Uji)의 프리미엄 농장에서 생산된 첫 수확(첫 삽) 찻잎을 직접 손으로 딴 뒤 사용합니다. 세레모니얼 등급의 말차를 강조하며, 쓴맛이 적고 부드러우면서도 흙내음(earthy)을 지닌 깊은 풍미를 자랑합니다. 주문 시 설탕 없이 음료 본연의 맛을 즐겨 보기를 추천하며, 차를 준비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 군데의 스테이션 중 한 곳에서 차선(말차 거품을 내는 도구)에 말차 가루를 담습니다. 코넬대학교의 박사가 감칠맛과 영양 성분을 극대화하도록 개발한 여과 기술을 활용해 숯으로 정수한 물을 차선에 부어 대나무 거품기로 말차에 공기를 더합니다. 부드러운 실크 같은 질감의 완벽한 거품이 탄생하는 ’격불’ 과정을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약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12 Matcha 매장 풍경 Ⓒ김지영
편안한 대화와 교류가 이뤄지는 12 Matcha Ⓒ김지영

12 Matcha의 창업자이자 공동소유주 Alan Jiang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한 잔의 차를 준비하는 과정에 깊은 의도와 정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손님들이 차를 만드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대화하며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차는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 간의 관계를 형성해 온 매개체였습니다. 각 스테이션에서 이루어지는 2~3분간의 짧은 상호작용을 통해, 고객들에게 우리가 각 음료에 쏟는 마음과 노력을 전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12'는 ‘12Hz’ 뇌파에서 영감을 받아 집중과 평온함을 뜻합니다. 매장 자체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추구하며,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로 프리미엄 차와 함께 뉴욕의 트렌디한 문화를 체험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습니다. 에이솝(Aesop) 매장의 디자인으로 유명한 Ciguë가 어두운 재생 목재와 곡선 유리를 활용해 공간을 설계했습니다. 에나멜 처리된 용암석으로 만든 바 카운터와 맞춤형 차수(炭) 정수 시스템 등 공간의 모든 요소는 차의 전통적인 장인정신과 자연스러움을 표현합니다. 소셜 미디어 바이럴로 입소문을 탄 12 matcha는 웰니스, 패션, 디자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말차 트렌드의 선구자로 자리 잡으며 충분히 힙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뉴욕의 복잡함 속에서 평온한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 Setsugekka


Setsugekka는 2017년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 문을 열며 전통 일본 찻집의 정수를 담은 작은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티 마스터이자 오너인 Souheki Mori와 Junya Mori 부부가 무려 6년에 걸쳐 꿈꿔온 공간으로, 두 사람의 20년 넘는 전문성이 어우러진 집약체입니다. 가게 이름인 Setsugekka는 일본어로 눈, 달, 꽃을 의미하는 세 가지 한자 雪月花에서 유래하며, 각 계절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의미합니다.

평온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소박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Setsugekka Ⓒ김지영

다다미 좌석과 바 형태의 일렬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10명 정도가 앉을 수 있으며, 티 마스터가 직접 주관하는 전통 차례(茶禮)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신선한 말차를 즉석에서 제공하기 위해 일본식 전통 돌 맷돌을 구비한 것이 이곳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12 Matcha와 도보로 약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힙한 분위기의 12 Matcha와는 대조적으로 뉴욕의 복잡함 속에서 평온한 쉼을 누릴 수 있는 소박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입니다. 메뉴는 최고급 세레모니얼 그레이드 말차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일본 각 지역의 말차를 활용해 짙고 깊은 감칠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나무 테이블과 간결한 인테리어, 차 도구가 전시된 갤러리는 방문객에게 편안하고 고요한 분위기를 선사하며, 차례 체험 자체가 일종의 명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모리 부부는 이 공간이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 사람들에게 온전한 휴식과 스스로를 되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길 원합니다. 사람 간의 교류와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희망하며, 다양한 활동도 함께 진행 중입니다. 일본 말차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티 클래스부터 도자기 전시, 다도 세레머니까지 다양한 아트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뉴욕을 통해 일본 다도(茶道)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소개하길 원합니다.

 

다실의 분위기를 살린 미니멀하고 세련된 SORATE


소호(Soho)에 2023년 말에 문을 연 Sōrate는 모두 우지(Uji)의 첫 수확 말차만 사용하여 우지 말차 체험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탄 곳으로 올해 10월에는 플랫아이언(Flatiron)에 두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실비아 멜라(Silvia Mella)는 일본을 방문하며 일본 문화에 깊은 감명을 받아 귀국 후 뉴저지에 거주하는 다도 전문가인 게이코 기타자와(Keiko Kitazawa)를 멘토로 삼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자연으로 둘러싸인 찻집에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처음엔 온라인에서 말차 분말과 다도 용품을 판매하다가 결국 오프라인 매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일본 문화에 감명받아 만든 Sōrate는 젠스타일 찻집의 평온함을 제공한다 Ⓒ김지영
미니멀하고 세련된 일본의 감각과 뉴욕의 현대적 스타일이 반영된 Sōrate 매장 모습 Ⓒ김지영

두 매장은 모두 소규모 공간에 자리 잡았으며, 다실을 떠올리게 하는 전통적인 요소를 살리는 동시에 미니멀하고 세련된 일본의 감각과 뉴욕의 현대적 스타일을 조화롭게 담아냈습니다. 외면의 화려함과 완벽함보다는 내면의 정신적 풍요로움, 그리고 불완전함 속에서 느껴지는 고독하고 차분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본 다도의 철학인 ‘와비-사비’ 미학을 기반으로 합니다. 비록 테이크아웃 중심의 말차 공간이지만, 이곳에서는 서두름 없이 각 음료가 정성스레 준비됩니다. 매장 안쪽에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3~4석 규모의 좌석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티 마스터와 함께하는 말차 워크숍, 일본 다도 세레모니, 그리고 전통 차 시음 체험을 통해 고요한 분위기에서 몰입형 경험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말차에 대한 올바른 방식과 문화를 소개하는 데에도 힘씁니다. 말차 라테는 진정한 말차와 동일하지 않다는 점, 말차는 설탕 없이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고객에게 감미료나 우유 없이 먼저 음료를 경험해볼 것을 권유하고, 단맛이 필요할 경우 작은 설탕 캔디를 제공해 선택권을 추가로 제안합니다.

 

뉴욕을 대표하는 히든 티 스팟, Tearoom by Calmplex


미드타운 이스트의 Tearoom by Calmplex는 2024년에 문을 연 숨겨진 젠 오아시스로, 뉴욕의 대표적인 ‘히든 티 스팟’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도예 스튜디오 Studio Calmplex와 결합된 복합 공간으로, 반층 아래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고 갤러리 공간과 도예 스튜디오를 지나야 합니다. 스피크이지(speakeasy)나 히든 잼(hidden gem)처럼 숨어 있는 특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티 룸 바깥에는 의류 및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Base와 연결된 좌석 공간이 있어 생기 있는 느낌을 더하며, 내부에 들어서면 도심 속에서 아늑한 휴식처를 발견한 듯한 편안함이 돋보입니다.

복잡한 뉴욕에서 평온한 쉼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현된  매장 모습 Ⓒ김지영
일본 말차의 전통을 강조한 Tearoom by Calmplex 메뉴 Ⓒ김지영

Tearoom by Calmplex는 전통적인 동아시아 차 문화를 소개하며, 현대인들에게 차의 미학과 함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의 순간을 제공합니다. 일본에서 직접 소싱한 프리미엄 말차는 뉴욕에서 가장 부드럽고 쓴맛의 균형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단순히 음료를 제공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메뉴에는 각 차의 산지, 테이스팅 노트, 추출법이 상세히 적혀 있어 방문객들이 보다 깊이 있는 티 리추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차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도예 작업과 체험을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복합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티 룸에서 사용하는 찻잔과 티 세트, 차선을 포함한 모든 도자기 제품은 Studio Calmplex에서 직접 제작된 것으로, ‘눈으로 감상하고, 손으로 빚어내며, 그릇으로 즐긴다’는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합니다. 말차를 마시며 도자기 클래스를 예약했다는 후기가 있을 정도로, 티 룸에서는 찻잔 제작 클래스와 차 시음 클래스가 결합된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는 뉴욕에서 자리 잡은 웰니스와 체험 중심의 트렌드를 반영하며 매력적인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전시, 다도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열며 다도 문화를 알리는 브랜드 Tearoom by Calmplex Ⓒ김지영

 

전통과 트렌드 사이


말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인 분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The Business Research Company에 따르면, 글로벌 말차 시장은 2025년까지 42억 4천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전년 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농림수산성 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2024년 한 해에만 말차 2.5톤을 수입한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차의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 공급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고령화되고 있는 농업 인구, 고품질 말차 생산의 까다로운 공정,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한 극심한 폭염이 수확량 감소를 초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말차 공급망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공급 부족 문제로 인해 일본 내에서는 말차 상품의 구매 개수를 제한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고,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더불어 미국의 수입 관세 부과 역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록 말차가 약 1,300억 달러에 달하는 커피 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장 조사·데이터 분석 전문 리서치 기관 Mordor Intelligence는 말차 시장이 커피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말차의 소비문화에서는 ‘화려함’과 ‘미니멀리즘’이라는 두 가지 흐름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문화적 전유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말차가 전통적인 일본 문화적 뿌리에서 멀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러한 변화가 현대식 재해석을 통한 자연스러운 진화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일부 공간은 전통의 맥락을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다른 일부는 현대적인 변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말차 유행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공간이 추구해야 할 정체성은 무엇인지,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욱 중요한 시점입니다.

 

 

김지영

김지영

LE FIN 대표

글로벌 광고 대행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고, 르꼬르동 블루 호주에서 파티셰 코스 이수 후 8년간 5성급 호텔, 파인 다이닝 등에서 파티셰로 근무했다. 삶의 근거지를 뉴욕으로 옮겨 스몰 배지 디저트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여행을 좋아해 전 세계 여러 곳의 리테일 공간을 경험하며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수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