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로 거래가 정지되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된 참사입니다. 애초 상장 당시부터 저금리 시절 해외 자산(벨기에 파이낸스타워)를 비싸게 사와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왔고 상장 이후에도 잦은 인력 교체와 신규 자산 편입, 리파이낸싱, 환헤지 정산금 마련 과정에서 보여준 부실 운용이 계속해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초 유상증자 추진과 철회, 이후 캐시트랩 발생과 디폴트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운용하는 리츠 AMC 제이알투자운용의 대응이 적절해지 못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벨기에 파이낸스타워
감시·감독 기능 작동 하지 않는 국토부, 부동산투제도과장은 6개월 만에 또 교체 다만, 이번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는 리츠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리츠를 감시감독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할 주무부처 국토교통부와 회계법인 역시 제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우선 국토부의 경우 그간 계속해서 지적되어 왔던 잦은 인력 교체와 전문성 부족으로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지금처럼 악화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던 지난 1월 국토부에서 리츠를 담당하는 부동산투자제도과장이 교체됐습니다. 지난 2023년 말부터 부동산투자제도과장을 맡아 리츠 활성화에 적극적이었던 김승범 과장이 물러나고 김계흥 과장이 새로 왔습니다. 특히, 새로 부임한 김계흥 과장의 경우 이미 다음 행선지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부동산투자제도과장으로 오기 전부터 오는 7월 사우디아라비아 국토교통관으로 가는 것이 내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약 6개월만 리츠 업무를 보고 떠나는 것으로 예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6개월만 업무를 보고 떠나기로 예정되어 있는 담당 과장이 리츠 업무를 적극적으로 챙길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김계흥 과정의 후임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를 비롯해 해외 자산을 담은 상장 리츠들의 이슈가 크게 불거진 만큼 국토부 내에서도 부동사투자제도과장 자리를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군다나 비슷한 시기 부동산투자제도과 사무관과 리츠 업무를 지원하는 부동산원 주요 인력들이 한꺼번에 이탈하면서 업무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습니다. 국토부는 제이알글로벌리츠 디폴트 사태 이후 부랴부랴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 연계해 부동산투자회사법뿐만 아니라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에 대해 특별검사에 나섰지만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3월에도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대해 정기검사를 실시했지만 특별한 조치가 없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의 조치가 늦은감이 있으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책임을 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회계법인, 디폴트 한 달 전 '제이알글로벌리츠' 감사보고서 '적정' 의견 .. 별도 주석도 없어 회계법인 역시 제 역할을 충분히 못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한울회계법인은 디폴트 약 한 달 전인 지난 3월 23일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시하면서 '적정' 의견을 냈습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경우 캐시트랩과 디폴트 징후가 충분히 있었지만 이에 대해 별도의 주석도 달지 않았습니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상장 폐지될 경우 주주들이 회계법인에 소송을 걸 가능성이 크다"며 "사전에 징후가 있었는데 주석을 달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삼을 수 있으며 실제 과거 다른 사례에서 회계법인이 비슷한 문제로 패소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토부와 회계법인 외에 신용평가기관들도 제이알글로벌리츠 신용등급을 뒤늦게 반영하는 등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운용하는 제이알투자운용에 있습니다. 다만, 제이알투자운용뿐만 아니라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국토부, 회계법인, 신용평가사 등이 제 역할을 다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