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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투자자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안정적인 수익’에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에서 매달 혹은 분기마다 꼬박꼬박 들어오는 임대 수익 기반의 배당금은 리츠의 장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원칙이 시장에서 영속성을 지니려면 한 가지 전제 조건이 성립해야 합니다. 바로 ‘배당 수익이 최소한 유지되거나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자산 가치가 오르는 만큼 배당금도 함께 성장해야만 리츠의 투자 매력이 유지됩니다. 따라서 시장에서 리츠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최우선적인 초점은 '지속 가능하고 성장하는 배당금'에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의 리츠가 단순히 오피스 빌딩이나 리테일 상가를 사서 임대료를 받는 단순한 구조였다면, 최근 리츠 시장의 투자 대상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전통적인 부동산을 넘어 데이터 센터, 물류창고, 학생 전용 주거시설(스튜던트 하우징), 헬스케어 자산까지 섹터를 확장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투자 대상이 다양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리츠를 평가하는 기준은 여전히 '배당률은 얼마인가'입니다. 즉, 배당재원 극대화를 위한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있습니다. 
기존 자산을 매각하고, 신규 자산을 편입하는 캐피탈 리사이클링도 그 일환입니다. 리츠의 캐피탈 리사이클링은 차익을 실현하고 신규 자산을 편입하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 캐피탈 리사이클링은 AMC(자산운용사)의 수수료 추구를 위한 트레이딩이 아닐까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시장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주들에게 더 큰 수익을 안겨주는 엑시트(Exit)전략이 존재합니다. 리츠 시장의 4가지 엑시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Case#1 American Campus Communities(ACC) : 우호적 M&A
ACC는 학생 기숙사(스튜던트 하우징) 리츠입니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될 당시 연 3~4%의 배당을 지급하였으며, 미국 전역 71개 주요 대학 캠퍼스 근처에 166개의 자산을 보유하였습니다. 
*출처:블랙스톤
'22년 블랙스톤은 상장리츠인 ACC를 128억 달러에 인수하였습니다. 인수발표 직전 주가는 약 57.7달러 수준이었으나, 블랙스톤의 발표(주당 65.47달러에 인수) 이후 주가는 65.41달러까지, 약 13.4% 상승하였습니다. 
블랙스톤이 ACC를 인수한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오피스나 리테일은 5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맺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임대료를 즉각 임차인에게 넘길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숙사는 매년(또는 매학기) 임차인이 바뀌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즉각 임차인에게 넘길 수 있는 인플레이션 헷징 자산입니다.
둘째, 입지입니다. 대학교 바로 앞의 부지는 공급이 제한되어있습니다. 새로운 건물을 짓고 싶어도 지을 수가 없습니다. 이는  최근 이지스레지던스리츠가 올해 상반기 인수한  'Chauncey Square'와 비슷한 성격입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숙사를 선호하며, 장기적으로 임대료를 높일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셋째, 경기불황에도 버틸 수 있습니다. 물류센터, 오피스, 리테일 자산은 침체기 또는 경기불황기에 공실이 발생합니다. 반면, 기숙사의 수요는 경기를 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밸류애드의 관점입니다. 상장리츠는 배당금과 주가로 평가받습니다. 주주들의 반대로 신규 자산 편입 혹은 대규모 리모델링, 개발을 진행하기는 어렵습니다. 대규모 리모델링은 아니지만, 많은 K리츠들이 신규자산 편입을 위한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주가의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블랙스톤은 이를 상장폐지시켜 완전한 소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들은 노후화된 시설을 리모델링한다거나, 자산가치를 상승시킨 후, 더 좋은 가격에 되팔 수 있을 것입니다.
 
case#2 Whitestone REITS(WSR) : 경영권 분쟁형 매각
WSR은 미국 남부 선벨트 지역을 기반으로 한 리테일 리츠입니다. 선벨트 지역은 미국에서 인구 성장률이 가장 높은 텍사스, 애리조나 등 미국 남부지역이며, 빅테크 및 반도체 기업, 한국의 배터리기업 등이 진출한 지역입니다. 
*출처:화이트스톤리츠 
앞서 설명드린 ACC와는 달리, WSR은 경영권 분쟁형 매각이 특징입니다. 
WSR은 '23년 말 포트레스 인베스트먼트 그룹(Fortress Investment)이 인수제안을 하였으며, 에레즈 자산운용이(Erez Asset) 불투명성을 이유로 이사회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이후 '24년 MCB 리얼에스테이트가 주당 14달러, 15달러, 15.2달러로 주가를 올리면서 적대적M&A를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WSR 측은 자산 가치(NAV)와 성장성 대비 인수금액은 너무 낮은 금액이라고 하면서 실사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이후, 행동주의 펀드 등에 의해 매각 요구가 꾸준히 이어졌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26년 4월 8일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 Management)에서 주당 19달러에 합병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WSR은 '26년 3분기 내 인수 종료(딜 클로징) 및 상장폐지될 예정입니다.
아레스 측은 상장 폐지로 비용절감 → 선벨트 지역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임대료 인상 → 이후 리모델링 및 캐피탈리사이클링으로 가치 상승 → 통매각 혹은 재상장의 시나리오를 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case#3 인베스코J리츠 : 적대적 M&A
인베스코J리츠는 일본 도쿄 중심의 우량 오피스빌딩을 핵심자산으로 보유한 일본리츠입니다. 자산규모는 약 3~4조 원대였으며, 18개 건물 중 12개는 도쿄(시부야, 신주쿠 등), 나머지는 요코하마(3), 오사카(1), 나고야(1), 후쿠오카(1) 등에 위치해있었으며, 모두 지하철역에서 도보 10분 이내 거리의 초역세권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도래하였고, 재택근무의 증가는 오피스 선호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주가는 1만2,000~1만5,000엔으로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자산가치보다 폭락했다고 생각한 '21년 4월 미국 사모펀드인 스타우드 측이 주당 2만엔에 적대적 공개매수를 선언하였습니다. 양 사간의 갈등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베스코 측 역시 가우 캐피탈(Gaw Capital)을 백기사로 끌어들여, 스타우드보다 더 높은 주당 2만2,750엔을 제시하였습니다. 스타우드 측은 자금 부담을 느껴 공개매수를 철회하고 물러났으며, 인베스코 측은 2만2,750엔에 지분을 확보한 후, 상장폐지시켰습니다.
이후 인베스코와 가우 캐피탈은 공동으로 지분을 나누어가지는 사모 형태로 운용합니다. 자본지출(CapEX)을 통해 자산을 리노베이션하고, ESG 기준에 맞춰 친환경 인증을 받고, 코로나19 이후 임대료를 끌어올려 자산의 수익률을 높였습니다. 
 
case#4 코람코더원리츠 : 단일 자산 매각, 수익 잭팟
코람코더원리츠는 상장 이후 신규자산 편입을 추진하였지만 외형 확장에 실패하였습니다(과거 강남 오피스).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 단일 자산만을 보유한 싱글에셋 리츠입니다.
하나증권빌딩의 용적률은 580.48%이며, 현행 규정상 가능한 최대 용적률은 800%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의도 디지털금융특구 지정 및 용적률 인상이라는 호재도 남아있습니다.
*출처:코람코더원리츠
코람코는 '26년 2월 매각 공고를 냈고, 기존 임차인인 하나증권과 신규 원매자인 페블스톤자산운용 간의 경쟁 끝에 페블스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임차인인 하나증권은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우선매수청구권 및 매수선택권을 부여받으면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안한 가격을 기준으로 자산을 우선 매수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으며 '26년 4월 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면서, 하나증권이 최종 매수자가 되었습니다. 
코람코더원리츠는 K리츠 역사상 가장 높은 주가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코람코더원리츠는 상장 이후 오랫동안 공모가(5,000원) 안팎에서 횡보하다가,  최근 8,132억 원 규모의 사옥 매각 및 이에 따른 역대급 특별배당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1만 원 선을 돌파 하였습니다. 또한, 5000원 기준 연 6%대의 배당을 지급하였습니다.
 
결론
위 4가지 사례는 리츠가 단순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ATM' 역할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사모펀드나 대기업 등이 상장리츠를 인수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주가는 지지부진하지만, 그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의 본질적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리츠 투자자들은 정기적으로 받던 연 3~6% 수준의 배당 수익 외에, 인수·합병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차익으로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인수 경쟁이 붙으면서 원매자들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 거래 가격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주주들은 단기간에 13~35% 수준의 주가 상승혜택을 누렸거나, 사모펀드 등에 공모가나 저점 대비 높은 가격에 지분을 매각(Exit)하며 수년 치 배당금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M&A와 성공적인 엑시트(Exit)가 성립하려면 결국 리츠가 가진 자산 자체의 매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매력이란 대체 불가능한  '물리적 입지 가치(독점력)' 일 수도 있고, 시장의 일시적인 외부 충격으로 발생한  '자산의 저평가(NAV 할인)' 일 수도 있습니다
우량한 기초자산을 보유한 리츠는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으나, 향후 자산 매각을 통해 주가 급등 및 특별배당을 안겨줍니다. 즉, 배당률보다는 부동산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김고양

김고양

개인투자자

필명을 사용해 글을 써오고 있습니다. 리츠 투자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에서 부동산을 관찰하고 탐구합니다. "야, 너두 건물주 될 수 있어"라는 모토로, 어려운 부동산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e(I)NTP #지적호기심 #성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