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의 호텔 시장에서는 레지던스, 체류 경제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서울은 과거 동북아시아를 여행할 때 들르는 경유지 정도에 머물거나,나 단순 쇼핑 및 명소들을 들르는 단체 패키지 관광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국적도 이웃한 중국과 일본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면서 장기 체류 관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죠. 하지만 한국적인 체험과 일상을 경험하는 것에 대한 수요가 늘고, 특히 한국 자체에 매력을 느끼는 개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며 방문자 뿐만 아니라 체류 기간 자체가 길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2025년 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은 6.05일 정도로 2019년 5.1일에서 20% 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이는 장거리에서 이동하는 미국과 유럽권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이 크게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 되는데요, 실제로 미국과 유럽 국적 관광객은 서울에 각각 8.5일, 9.7일 체류하며 평균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두 지역 국적 관광객은 전년 대비 14~15% 가량 증가하면서 평균 체류 기간 확대를 견인하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호텔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의 장기 체류 외국인이 비즈니스 수요에 한정되었던 것과 달리, 최근중장기 체류 수요가 증가하자 레지던스 호텔 시장이 럭셔리 호텔의 한 섹터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일반 럭셔리 호텔과 결합해 운영되는 사례가 대폭 늘었습니다. 신규 호텔 뿐만 아니라 기존 호텔들도 레노베이션 과정에서 레지던스 객실을 도입하는 등 다방면에서 레지던스와 기존 호텔들간의 결합이 진행되는 중이죠.
숙박과 주거의 경계를 허무는 럭셔리 호텔의 레지던스
서울에는 이전에도 여러 레지던스 호텔들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과거에도 오크우드와 서머셋팰리스,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 등 별도의 레지던스 전용 브랜드로 5성급 호텔로 운영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들은 일반 호텔과 구분된 상품으로 운영되었습니다. 또한 레지던스는 장기 출장객 등 특정한 수요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입지가 매우 한정적인 상품이었습니다. 기존 서울의 레지던스 호텔들이 외국인 고객 수요가 많은 사대문안 도심 CBD, 강남 GBD 업무지구 권역과여의도 YBD 등 업무지구, 그 중에서도 코어 권역에 모여있는 것이 이를 방증하죠.
하지만 서울 레지던스 호텔의 수요인 장기 체류가 비즈니스에서 체류관광, 체험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수요가 다각화되면서 과거와는 상이한 형태가 되고 있습니다. 전문 레지던스 업체 외에도 호텔, 특히 럭셔리 티어에 해당하는 브랜드들이 일반 호텔 객실과 레지던스를 병행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코르 계열 호텔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인데요, 2017년 오픈한 서울 드래곤 시티의 그랜드 머큐어 앰버서더 서울 용산과 2018년 개관한 아코르의 업스케일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이 호텔과 레지던스를 병행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에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 소피텔 서울이 서비스드 레지던스라는 이름으로 레지던스 객실을 병행 운영하고, 뒤이어 2025년에는 풀만 앰버서더 서울 이스트폴이 호텔과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선보였습니다. 올 가을에는 여의도에서는 앙사나 레지던스가 아코르의 반얀트리와 협업하여 서비스드 레지던스를 선보일 예정이기도 하고요.
추후 들어서는 럭셔리 호텔들 또한 일반 5성급 호텔은 물론 중장기 체류 관광객들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레지던스병행 운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에 추진되는 럭셔리 호텔들 중 현대차 GBC의 LVMH 계열 호텔이나 청담동의 아만 호텔도 레지던스 객실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로즈우드 서울은 아예 주거 시설인 더 파크사이트 서울에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휴하며 체류를 넘어 주거 영역까지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신규 오픈한 호텔 뿐만 아니라 기존 호텔들도 경쟁력을 제고하는 과정에서 레지던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장충동 앰버서더 풀만 호텔의 경우 2020년 화재 이후 리뉴얼 하는 과정에서 40실 규모의 레지던스 객실을 선보였으며, 논현동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을 리뉴얼한 그랜드 머큐어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도 신관 신축을 통해 90실 규모의 레지던스 객실을 조성하였습니다. 럭셔리 체인에서 업스케일 체인, 신규 호텔과 기존 호텔 리노베이션 등 전 시장에 걸쳐 레지던스 객실을 확대하는 것이죠.
서울 레지던스 호텔의 변화는 한국 관광 산업 차원에서도 관광객들이 더 오래 머물며 더 많은 활동과 소비를 촉진하는 이른바 체류경제의 추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한국 관광산업에 있어 체류 경제의 원동력은 근래 한국 관광 트렌드가 경험에 중점이 맞춰진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미용과 뷰티, 의료 서비스, 식문화 등 종합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는 것을 레지던스와 같은 장기 체류 숙박 상품을 바탕으로 그 경험을 소유하는 것이죠. 이는 기존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전문 레지던스 및 생활형 숙박시설이 아닌 경험에 초점을 둔 5성급 럭셔리 호텔들의 레지던스가 더 각광을 받는 이유기도 하고요.
특히 K-뷰티를 위시한 한국의 의료 관광과 미용 관광의 소비층이 동북아, 동남아를 넘어 중동을 비롯하여 북미와 유럽 등 중장거리 여행객들 섭렵하고 있습니다. 좋은 서비스와 의료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에 한국에 중장기로 머물면서 여러 미용과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크게 늘었습니다. 기존 중국, 일본 등 인접한 국가 외에도 장거리 비행이 요구되는 유럽, 북미 지역 관광객들이 크게 증가하였고요. 미용 및 의료와 관광을 결합한 중장기 체류 수요에 최적화한 레지던스 호텔 상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수요나 공급 외에도 입지 측면에서의 변화도 주목할 만 합니다., 과거 여의도나 서울 도심 및 강남 업무지구의 코어 권역에 주로 입지하던 것과 달리 동대문, 잠실, 장충동, 논현 광진 구의 등 꽤 다양한 지역으로 분포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수요에 한정되었던 레지던스 호텔 수요가 이제 다양한 이유로 체류를 원하는 관광객들까지 수용하고 있는 것이죠.
동시에 기존 비즈니스에 특화된 전문 레지던스 호텔로는 커버되지 않는 서비스 영역과 브랜드 경험 측면에서 차별화될 수 있는 글로벌 호텔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은 호텔과 레지던스를 병행 운영함으로써 서비스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기존 럭셔리 호텔로 확보된 고객층과도 연동되는 자체적 생태계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을 지닙니다.
서울 호텔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 레지던스
서울 관광 산업의 체류경제에는 달라진 업무 방식과 라이프스타일도 한 몫하였습니다. 과거에도 재택 근무나 원격 근무 같이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라이프 스타일, 디지털 노마드가 있었는데요, 팬데믹 등 일련의 사건으로 비대면 업무가 크게 확대되면서 그 숫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자랑하는 서울에서도 유효했습니다. 특히 서울은 식당과 교통비 등 생활 물가가 선진국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데다가 최근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탄탄한 디지털 인프라와 우수한 치안,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라는 삼박자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한국 특유의 카페 문화와 심야영업 및 24시간 운영이라는 특수성까지 더해지면서 디지털 노마드들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럭셔리 호텔이 완성하는 라이프 스타일과 주거
: 더 파크사이드 서울 & 로즈우드 서울
럭셔리 호텔들은 레지던스를 고급 주택 상품과 결합하여 브랜드 경험의 주거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럭셔리 호텔 경험을 주거상품에 접목 사례가 등장했는데요, 용산 유엔사 부지를 개발하는 복합단지 더 파크사이드 서울과 로즈우드 서울 호텔이 바로 그 예시입니다. 더파크사이드 서울은 레지던스 형태의 오피스텔과 함께 문화시설, 프라임 오피스와 리테일, 그리고 럭셔리 호텔인 로즈우드 서울이 함께 조성되는 하이엔드 복합단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주거 뿐만 아니라 문화, 상업, 업무를 포함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단지 내에서 완성할 수 있는 아자부다이힐스나 허드슨 야드와 같은 글로벌 복합단지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