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
포트폴리오
자산 배분
리츠
배당수익률
결국 필요한 것은 자산 배분
역대급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는 6월 말 8,476.48에서 7월 말 6,595.45로 22.2% 하락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7월에만 네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28일과 29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습니다. 반면 31일에는 코스피가 하루 만에 17.91% 상승하며 역대 최대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최악의 한 달 끝에 최고의 하루가 찾아온 셈입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릴수록 투자자를 현혹하는 말도 많아집니다. 견뎌라, 더 사라, 추세가 바뀌었으니 팔아라. 그 말들을 좇다 보면 사고팔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사팔사팔’에 빠지기 쉽습니다. 상승을 확인한 뒤 높은 가격에 사고, 공포가 커진 뒤 낮은 가격에 파는 것은 변동성 장세에서 흔히 반복되는 실수입니다.
고점에서 팔고 저점에서 다시 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시장의 전환점을 매번 정확히 맞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방향을 맞히는 일이 아니라, ‘한 번의 판단이 포트폴리오 전체를 좌우하지 않도록 비중을 관리하는 일’입니다.
주도주의 비중을 높이는 것과 모든 자산을 주도주에 집중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선택입니다. 주도주가 시장을 이끄는 동안에는 집중투자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처럼 보입니다. 다른 자산을 보유한 것이 오히려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실수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주도주는 영원하지 않습니다. 시장의 중심이 바뀌는 순간,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준 집중은 포트폴리오의 가장 큰 변동성 요인이 됩니다.
필자는 지난 2월 「코스피 5000시대의 리츠 투자」를 통해 가파른 상승장에서도 리츠를 포트폴리오에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당시의 고민은 오르지 않는 리츠를 팔고 주도주로 갈아타고 싶은 조바심이었습니다. 리츠의 역할은 지수를 앞서기보다 시장의 방향이 바뀔 때 포트폴리오의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지대’에 있다는 것이 당시 칼럼의 요지였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시장의 모습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상승장에서 뒤처질까 두려웠던 투자자는 이제 급락장에서 더 큰 손실을 입을까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필요한 대응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상승장을 모두 따라잡으려는 집중도, 급락장을 피하기 위한 성급한 매매도 아닌, 어느 한 방향에 포트폴리오 전체를 맡기지 않는 자산 배분입니다. 자산 배분은 수익률을 포기하기 위한 선택이 아닙니다. 시장의 방향이 예상과 달라져도 다음 투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만큼 포트폴리오를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배당주와 인컴자산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수급과 밸류에이션, 성장성에 관한 판단이 급격하게 흔들리는 시기에는 실제 자산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의 가치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7월 시장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뚜렷했습니다. 코스피가 22.2% 하락한 반면, 국내 리츠와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7월 말 기준 1개월 수익률은 +2.41%를 기록했습니다. 해당 수익률은 분배금 재투자를 가정한 세전 NAV 수익률입니다. 코스피의 가격수익률과 산출 기준이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시장 충격에 대한 방향과 민감도의 차이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합니다.
이 가운데 상장 리츠는 가격 매력도 높아졌습니다. 최근 지급 배당금을 연율화해 현재 주가와 비교하면 상장리츠의 배당수익률은 평균 10% 안팎에 이릅니다. 당사 리서치센터 취합 기준 23개 상장리츠 가운데 10% 넘는 시가배당률을 기록하는 리츠는 9개에 달합니다. 
 
국내 상장 리츠 현황
자료=신영증권 리서치센터 
높은 배당수익률은 기회인 동시에 시장의 경고입니다. 배당이 늘어서 수익률이 높아진 리츠도 있지만, 배당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가 더 크게 하락한 리츠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상장리츠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매수할 시점이라기보다, 지속 가능한 배당을 지급할 수 있는 리츠를 다시 선별할 때에 가깝습니다. 이제 확인해야 할 것은 단순히 배당수익률이 몇 퍼센트인지가 아닙니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그 비용이 주당배당금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배당이 줄어든 이후에도 현재 주가가 충분히 매력적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10%의 배당수익률이 8%로 낮아지더라도 투자 매력이 남는지, 아니면 현재의 높은 숫자가 일회성 배당과 급락한 주가가 만든 착시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배당이 보이는 이유는 배당주가 시장의 하락을 피해 가기 때문이 아닙니다. 흔들리는 가격 뒤에 남아 있는 현금흐름을 다시 계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승장을 놓칠까 두려울 때도, 급락장을 피하고 싶을 때도 필요한 것은 시장을 정확히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한쪽 방향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포트폴리오입니다.
박세라

박세라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건설/부동산 담당 연구위원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자와 소통하는 일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