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브: 바퀴중심

스포크: 바퀴살

허브 앤 스포크(Hub&Spoke)는 물류산업에서 중앙의 대형 ‘허브’와 소규모의 ‘스포크’들을 연결하여 최적화하는 방식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반대 개념은 포인트 투 포인트(Point to Point)로 하나의 지점과 다른 지점을 각각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허브 앤 스포크 구조를 느낄 수 있는 가장 흔한 예시는 아마도 공항 인프라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천공항을 허브 공항이라고 하죠. 국내 지방도시에서 미국의 지방도시로 여행을 간다고 생각해 봅시다. 국내 모든 지방공항과 미국의 지방공항을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로 연결하면 효율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에 허브 공항인 인천으로 집결하여 미국의 허브 공항으로 날아가고 다시 지방공항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허브 앤 스포크 구조는 사실 딱 누가 처음으로 고안하였다 이러한 개념은 아닙니다. 이미 우리가 사는 구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기 때문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생각해 봅시다. 서울은 급격하게 팽창하며 강남이라는 기존의 구 도심을 넘어서는 새로운 도심을 건설하였기 때문에 유럽에 있는 시티센터 개념이 조금 모호합니다. 하지만 유럽의 도시를 살펴보면 시티센터는 말 그대로 도심 중앙이 존재하며 중앙으로부터 동일한 반지름 거리에 있는 구역은 존(Zone)으로 구별됩니다. 그리고 중앙으로부터 외각으로 멀어지며 2존(Zone), 3존(Zone)으로 확장되죠.

이렇게 원형으로 구성된 도시의 경우 동서남북 어느 방향에서 든 중앙에 있는 도심이 허브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에 CBD(Central Business District)에 주요 공공기관과 회사 및 문화시설 등이 위치합니다. CBD의 입지 가치가 높기 때문에 임대료 또한 가장 비싼 지역이지만 기업들은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효율성과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하여 CBD를 선호하게 됩니다.

COVID-19 팬데믹과 오피스의 불투명한 미래

기업들은 현재 근로자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더라도 업무 자체가 중단되지 않도록 일부 인원을 재택근무로 분리하거나 분산 오피스를 운영하며 대응 중입니다. 이러한 기업의 전염병 대응정책은 전반적인 오피스 근무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미래에 오피스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 오피스 수요 불확실성 때문에 현재 많은 미국 오피스 리츠들이 자산가치보다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에 과연 앞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오피스가 감소할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현재 발 빠른 기업들의 움직임과 변화들, 그리고 이미 구축되어 있는 인프라를 기반으로 오피스의 미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재택근무 공간 부족

우선 저 같은 경우는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겪고 난 후 재택근무를 경험해보며 재택근무가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재택근무의 큰 장점으로 사무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직원들의 경우 출퇴근 시간을 세이브 할 수 있는 점이 있습니다. 특히 젊은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맞벌이 부부이며 자녀가 있는 가정을 생각해 보았을 때 2명의 어른과 1~2명의 아이에게 현재의 주거공간은 효율적으로 근무하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어렵습니다. 현재의 일반적 가정 주거 공간은 출근과 등교를 한다는 기준으로 정립되어 있기 때문에 ‘근무’, ‘공부’를 위한 기능적 공간이 부족합니다.

함께 모여 일하는 효율

판교에 대규모 사옥을 건설하려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IT분야는 개발자 기획자 등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함께 일할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합니다. 모든 것들이 지속적으로 IT화 되고 있는 환경에서 협업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이는 근무환경이 전면적인 재택근무로 전환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미국 인사담당 임원들의 가장 큰 우려는 베테랑 근로자의 경우 원격근무로 전환되어도 문제가 없지만 주니어 직원들의 경우 옆에서 보고 배울 기회 자체가 원천적으로 사라지는 점이라고 합니다. 근무 효율성에 있어 자리배치를 중요시하듯 우리가 함께 모여 일하는 다양한 이점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허브 오피스 앤 스포크 오피스

다양한 오피스 미래 시나리오 중 하나인 허브 앤 스포크 모델을 소개해 드립니다. 앞으로 기업의 오피스 환경은 CBD 지역의 ‘허브 오피스’와 외곽 지역 ‘스포크 오피스’가 유기적으로 운영되는 환경으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허브 오피스는 회사의 본사로 협업이 필요하거나 외부 유관기관과 협력이 필요한 부서들로 구성되고 현재처럼 일상적인 출퇴근 환경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포크 오피스는 CBD보다 임대료가 저렴하며 주거지와 가까운 도시 외곽지역에 여러 개의 거점으로 분산되어 위치하며 꼭 본사에 함께 위치할 필요가 없는 기능들이 이전되고 일종의 스마트 오피스로서 근무자가 필요시 가까운 분산오피스로 출근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코로나 팬데믹 환경에서 선도적으로 분산 오피스 도입을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전염병에 대한 대처가 아닌 직원들의 복지를 증대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Implication 오피스 REITs들의 차별화

마지막으로 오피스 시장이 허브 앤 스포크라는 변화된 형태로 운영이 된다면 개별 오피스 빌딩들의 가치는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도심 내의 프라임 빌딩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허브로 사용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도심 내에서도 애매한 규모와 위치의 빌딩들과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에서는 아마존이 백화점 건물을 약 1조원에 매입하여 사무실로 사용한다고 하며, 페이스북과 애플은 각각 2만여평 규모의 사무실을 신규 임차하며 IT기업들이 뉴욕 오피스 시장의 큰손으로 대거 등장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는 지방에 다수의 강소 도시들이 존재하였으나 정보화의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 플랫폼, IT 기업들의 시대에서는 근로자들이 도심으로 더 몰린다는 경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지식기반 사회를 이끄는 기업들은 오피스를 단순히 근무공간이 아닌 휴식, 엔터테인먼트 요소까지 부여하며 직원들이 머물고 하고 싶어하는 공간으로 확대하여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결론은 오피스는 역시 비싸더라도 대기업들이 허브로 사용하고 싶어할 만한 또는 위워크와 같은 공유오피스 기업이 들어올 만한 퀄리티 높은 프라임 오피스가 장기적으로 가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에 상장된 오피스 리츠의 보유자산 역시 관문도시와 비관문도시 간, 그리고 도심 내 프라임급 자산과 그렇지 않은 자산들 간에 양극화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됩니다. 투자에 있어 배당수익률, 주가 대비 배당 가능이익(P/FFO) 등 단순히 가격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리츠가 보유한 주요 자산들의 위치와 등급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리츠 위클리]허브 앤 스포크 구조와 오피스 리츠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