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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투자하는 리츠는 안전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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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 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더 높은 할인률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부분의 부동산 섹터에서 자산 가치 하락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상장 부동산기업 또는 리츠는 이러한 시장 우려를 주가에 선반영하면서 하반기 들어 큰 낙폭을 보였지만 이제는 리츠가 보유한 실물 자산에서도 실제로 위험신호가 포착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연 현재의 주가 수준이 적정한지 아니면 과소 또는 과도한 반응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KB스타리츠의 현금유보 이벤트


특히 유럽은 가파른 시장 금리 상승이 관찰되면서 부동산 기업의 자산가치 하락과 더불어 부채의 리파이낸싱 후 나타나는 이자비용 상승, 이에 따른 배당 삭감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상장 리츠 중에서 유럽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리츠는 KB스타리츠가 있습니다. 지난 10월에 상장한 KB스타리츠는 최근 해당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LB영국펀드 수익증권의 기초자산인 영국 삼성 유럽 HQ 자산 관련 현금유보 이벤트(Cash Trap Event)가 발생하였음을 알렸습니다. 대출약정서에 따르면 현금유보 이벤트 발생 기준은 대출 1~3년차 LTV 65% 이상, 4~5년차 LTV 60% 이상입니다. 대주인 Deutsche Pfandbriefbank는 매년 이자 지급시점에 자산에 대한 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데 해당 자산의 감정평가는 2022년 10월 대주 요청에 따라 현지 평가법인인 Savills UK가 실시하였고 대출원금(36백만 파운드) 대비 평가금액이 LTV 65% 기준을 초과하면서 이벤트가 발생한 것입니다. 다만 대주 측에서 해당 이벤트에 대해 1회 적용 면제를 하기로 하면서 분배금은 예정대로 지급하기로 되었고 결국 KB스타리츠의 2기 배당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결론 지어졌습니다.

<KB스타리츠 기초자산 구성 및 재원조달 구조>

자료=KB스타리츠 IR 자료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BOE)도 기준금리를 지난해 12월 기준 0.1%에서 올해 11월 3.0%까지 인상하였습니다. 이에 따라서 영국 부동산에 대한 할인률도 상승하는 흐름이며 삼성 유럽 HQ 자산의 경우 4월에 받은 평가에서 감정가액은 NIY(Net Initial Yield) 4.75%가 적용된 6,420만 파운드였으나 10월 평가에서는 5.74%가 적용된 5,300만 파운드로 하락했고 이에 따라서 LTV도 급격하게 상승한 것입니다. 사실 삼성 유럽 HQ 자산은 런던 교외 지역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 입지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고, 삼성전자가 100% 임차한 단일 임차인 구조기 때문에 이렇게 부정적인 매크로 환경에서는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가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한국 리츠의 경우 대부분 LTV를 매우 높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어 부동산 시장이 긍정적일 때는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자 이익을 극대화시킨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재와 같이 부정적인 상황에서는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부실화 우려가 더 크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KB스타리츠 LB영국펀드의 LTV는 56.1%였고 이번 감정평가 기준으로는 67.9%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삼성 유럽 HQ 자산 입지>

자료=KB스타리츠 IR 자료

해당 펀드는 KB스타리츠 전체 자산의 10%에 불과했고 대주 측에서 이번 이슈에 대해서는 면제를 해줬기 때문에 당장에 문제가 되진 않았지만 향후 LTV 하락이 없을 경우 결국 현금유보 이벤트 발생으로 약 53억원가량의 분배금이 유보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KB스타리츠는 예비비 재원인 약 140억원의 현금으로 예정된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 다른 리츠는 안전할까?


KB스타리츠뿐만 아니라 유럽의 상장 부동산회사들도 이벤트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웨덴 상장 부동산기업인 Castellum(CAST)은 재무제표 강화 및 신용등급 보호를 위해 2022년에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고 2023년의 투자 규모는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기업의 경우 3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규모는 전체 부채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결국 ’23-‘24년의 부채 만기에 대응하기 위해 위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배당 중지 발표 이전에는 CEO가 보유한 회사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금융 관련 정책을 강화하는 모습인데, 최저 이자보상비율 요건을 기존 200%에서 300%로 상향했으며 LTV는 최대 40%로 한정했습니다. 참고로 사측 공시 기준 3분기 이자보상비율은 410%, LTV는 47%입니다.

스웨덴 부동산 기업의 경우 기업간 지분 교차 소유가 많아 이해 충돌 가능성이 높고 현재와 같은 금리 급등 시기에는 교차 채무 불이행의 리스크가 높아지기 때문에 올해 다른 국가 대비 전반적으로 큰 주가 낙폭을 보이고 있습니다.

<Castellum 부채 만기 구조(3Q22 기준)>

자료=당사 IR 자료

CAST 외에도 배당삭감을 발표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 부동산 기업인 LEG Immobilien(LEG)입니다. 주로 임대주택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CAST 발표 일주일 전에 2023년 배당금을 60% 하향 조정하면서 2022년부터 해당 감소분을 적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올해 및 내년 투자 규모도 감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단에서의 펀더멘탈은 견고하나 인플레이션과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해당 기업은 최근 자산 가치 하락세를 볼 때 단기적으로 LTV가 사측 목표 상한선인 43%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하반기 자산재평가에서 자산가치가 3-5%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한편으로는 높아지는 건설 비용과 자본 비용으로 개발 물량이 줄어들 것을 시사했습니다.

이 외에 독일 임대주택 사업자인 Vonovia(VNA)는 5월 최고점 이후 자산가격의 약 10-15% 하락이 예상되면서 포트폴리오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분기 공시한 LTV는 43% 수준이나 기업 가치 대비 순 부채는 70%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자산가치의 하락 뿐만 아니라 인력부족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운영비용 증가까지 겹치면서 많은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자본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럽 종목별 레버리지 비율>

자료=Green Street

12월의 첫 거래일에는 스웨덴에서 소셜 인프라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유 및 운영하는 Samhällsbyggnadbolaget(SBB)가 브룩필드에 40억유로 규모의 지분을 매각하고 이를 단기부채 만기 대응에 사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스웨덴과 독일 뿐만 아니라 유로존 전체의 물가상승률이 10%대를 보이고 시장 금리 수준도 치솟고 있습니다. 이에 대부분의 시장 참여자들은 유럽 내에서 자산 매각 또는 배당 삭감 등을 통해 현금흐름 및 재무제표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앞으로도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배당 삭감의 경우 기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이슈는 아니지만 기업이 신용등급을 유지함으로써 더 나은 조건으로 부채를 발행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고 현재와 같이 불안정한 시장환경에서 재무제표의 건전성에 집중하는 것은 올바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LTV 50% 이상을 가져가고 있는 리츠가 많고 부채의 만기도 1~2년 수준이며, 심지어 자산매입 당시 발행한 브릿지론의 만기가 도래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최근 리파이낸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입니다. 한 예로 롯데리츠는 10월에 4,8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했는데 비교적 우량 자산 및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했음에도 금리는 기존 2.27% 대비 크게 상승한 평균 5% 중반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실 한국 리츠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로 대부분의 리츠가 높은 LTV를 통해 빠르게 외형성장을 하고 추후 통상적으로 자산가치가 우상향하며 자연스럽게 LTV가 하락하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이 상당 기간 유지되고 자산 가격의 상승이 예전과 같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향후 리츠들은 적극적으로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의 재무제표 관리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높은 LTV가 마냥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레버리지를 일으켜서 외형성장을 하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좋은 입지에 안정적인 임차인 구조를 가진 우량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상대적으로 자산가치 하락 위험이 낮기 때문에 결국 절대적인 LTV만 보기 보다는 부채 수준 대비 자산의 규모 및 퀄리티, 매니지먼트의 능력 등 다양한 고민을 통한 선별적인 시각이 필요한 때입니다. 또한 위에 예시로 언급한 유럽 부동산 기업들은 리츠 대비 상대적으로 배당정책에 있어 더 자유롭고 리츠의 경우 배당 삭감을 하려면 법인세 면세 혜택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 유인이 적어서 앞으로 배당 삭감을 하려는 움직임이 그리 크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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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팀

이지스 대체증권투자파트는 글로벌 상장 부동산 주식 투자를 위해 2017년 12월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에 해외 운용사 위탁으로 운용되던 글로벌 리츠 펀드들과 달리 직접 리서치를 통한 투자 종목 선정으로 시장의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다양한 전략을 통해 많은 투자 기회를 발굴하여 투자자들에게 양호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