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은 공간에 대한 전례 없는 봉쇄를 야기했고, 이에 따라 크게 하락했던 글로벌 리츠 주가는 2021년 리오프닝과 함께 빠르게 반등을 보였다. 그리고 2022년 들어 부동산 펀더멘털(임대율, 임대료 상승 등)이 견고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금리 상승 헤지 수단으로 글로벌 리츠가 부각되곤 했었다. 하지만 5월부터 시작된 예상을 상회한 물가상승과 금리 급등으로 글로벌 리츠는 2022년 가장 피해를 본 섹터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하락의 중심에는 물류 섹터가 있었다. 이커머스 성장 수혜 섹터로 성장세를 이어왔던 물류는 아마존의 임차 공간 과잉 확보 언급 이후 하락을 시작하였고 이후 금리 급등은 하락을 가속화했다.
이후 발표된 미국 물류 리츠의 분기 실적은 견조한 모습을 이어갔다.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최대 물류리츠인 프롤로지스(Prologis)는 3분기 임대율이 97.7%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신규 및 갱신 임대료가 이전 대비 38.5%(Cash 기준) 상승하면서 2분기 27.5%보다 더 높은 임대료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금리 급등에 따른 자산 가격 조정, 공급 증가에 따른 공실률 상승, 향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감 등으로 주가 약세가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하회한 데 이어 11월 CPI 상승률도 7.1%를 기록하며 둔화세가 이어졌고 금리 상승 속도 조절도 시작되면서 투자 분위기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 속에 물류 리츠의 주가를 눌렀던 요인들이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2023년 전망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마존의 임차 공간 축소
물류 시장 컨설팅 회사에 따르면 2022년 1월 이후 아마존은 미국 내에서 약 2,890만 제곱피트의 공간을 축소했는데 이 중 약 1,400만 제곱피트는 오프닝 지연, 1,100만 제곱피트는 건설 취소, 나머지 400만 제곱피트는 사용 종료를 통해 축소했다. 이는 지난 4월 말 발표했던 최대 3,000만 제곱피트 전대(Sublet)를 발표한 것과 방법은 상이하나 공간 축소 규모는 부합해 보인다. 그렇다고 아마존의 미국 내 사용 시설 면적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며 그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총 시설면적이 2022년에는 16%, 23년에는 11%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결국 이커머스 최대 업체인 아마존의 미국 내 임차공간 축소는 예상보다 타격을 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급 증가와 거래량 감소
그럼에도 이전 대비 증가한 공급량에 비해 신규 수요의 감소는 향후 공실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이커머스의 성장에 따라 급증했던 수요로 인해 역사적으로도 높은 95%가 넘는 임대율(Occupancy)을 보였으나 정상화 과정에서 임차 수요는 축소가 이어지는 반면 공급은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이 예상되어 임대율은 94%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금리 상승 등으로 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투자 거래량이 줄어든 점도 부정적이다. 투자자의 요구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물류 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금리 수준에 따라 2023년에도 실물 부동산 가격 하락 압력은 계속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물류 부동산 분기별 거래금

프롤로지스의 시장 전망
상장 리츠인 프롤로지스도 2023년 총 7개 전망을 통해 글로벌 물류 시장 트렌드를 제시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들을 내놓았는데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임대료 상승률이 10%를 넘어섬에도 미국 물류창고 개발 착공량은 7년래 최저 수준으로 하락
조달 비용 증가로 인해 개발 착공은 2023년 1억 7,500만 제곱피트 이하 수준으로 하락하여 2022년 대비 약 60%의 감소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은 2024년 창고 공간 부족을 야기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지속될 낮은 공실률은 또다시 두 자릿수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만약 신규 수요가 없다고 가정한다고 할지라도 현재 공급물량이 모두 시장에 나온다면 공실률은 2.6%포인트 증가한 약 5.9%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여전히 장기 평균인 6.4%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미국 물류창고 개발 착공량

#2. 캘리포니아의 개발 진입장벽은 물류 수요 증가에 제약이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순수요 1위 지역을 텍사스에게 넘겨줄 것
현재 캘리포니아는 개발가능 땅이 부족하고 공급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22년 11월까지 캘리포니아 내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 지역에서 건설중인 빌딩의 3분의 1이 산업용(Industrial) 부동산 개발에 대해 지역적 모라토리움(Moratorium, 활동 중단)을 제안했거나 이미 시행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은 기존 자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지역에 자산을 보유한 리츠에게 우호적일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 내 임차인들이 공간을 확장하는데 어려움을 직면할 것이다. 반면 텍사스 내 수요는 가속화되고 있는데 지역 내 인구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지역화 공급망으로 더 많은 상품이 멕시코와 텍사스를 통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3. 니어쇼어링(Nearshoring)으로 멕시코 국경선을 따라 물류 수요가 확장하면서 멕시코 내 연간 수요 기록 갱신할 것
멕시코의 2022년 신규 임차의 절반이 니어쇼어링(미국과 가까운 나라로 생산시설 이전) 관련 확장이었으며 해당 지역의 공실률이 역사적 저점 수준이기 때문에 2023년 완공 증가 물량은 더 많은 수요로 이어질 것이다.
#4. 인도가 개발 착공 면적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3번째로 큰 국가가 될 것
인도의 경우 물류 임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투자 적합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구구조, 수출 증가, 호의적인 규제, 세금 정책 변화, 인프라 개선 등으로 투자 자금이 인도로 몰리고 있고 물류 개발 자금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2022년 순위에서는 4위였는데 이는 불과 5년 만에 개발 착공 규모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고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개발 시장인 폴란드를 추월한 것이다.
국가별 물류창고 개발 착공량 (2022년 예상치)

#5. 토지 및 건설 비용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 임대료가 더 높은 비율로 자본화됨에 따라 고객 맞춤 개발(Build-to-Suit) 임대료가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수준에 도달
건설비용 약세는 경제 사이클을 후행하는데 2023년 말까지 10~15% 수준의 하락을 전망하며 대부분 2023년 하반기에 지연되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6. 이커머스 수요가 반등하여 2021년 이후 2번째로 활발한 연도가 될 것
사람들의 외부 경험에 대한 욕구가 줄어들면서 이커머스 판매액이 다시 재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한다. 프롤로지스는 2019년 소매 판매액의 15%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졌지만 2025년에는 25%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한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산업에서의 물류 임차 활동이 다시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프롤로지스의 신규 임차 중 이커머스 고객은 2022년 3분기 17%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는 2022년 1분기 13%에서 반등한 수치이다. 택배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중형 소매업체의 서비스 수준이 개선되고 신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임차인 구성도 다양해지고 있다.

#7. 친환경 물류창고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
미래형 빌딩은 물류 회사에게 규제 변화, 지역사회 반발, 화석연료 에너지 가격 변동 등을 포함한 향후 리스크를 방어해줄 수 있다. 친환경 빌딩 건설 비용과 운영 비용이 감소하고, 정부의 인센티브 프로그램과 유럽 에너지 대란 등이 해당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변동성 큰 금융시장 환경과 코로나19, 지정학적 리스크, 정치적 이슈 등이 상존해 있는 현재 상황은 시장을 전망하기 어려운 구간이다. 프롤로지스는 위와 같이 신규 공급 감소, 이커머스 반등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낮은 공실률 유지와 높은 임대료 상승을 예상했지만, 이는 얼마든지 변화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리 전망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상장 리츠 주가는 부동산 시장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기반하기 때문에 2023년 전망이 시장 현황 점검과 투자 아이디어 획득의 기회가 되어 어려운 투자환경에서 하나의 길을 제시해주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