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임은 자신이 근무하는 판교에 있는 빌딩으로 이과장과 그의 어머니를 모시고 인사를 드리게 된다. 그런데 이과장의 어머니는 왠지 이 상황이 매우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하다.
“오빠. 요즘 바빠?”
“응? 갑자기 왜?”
안주임이 뜬금없이 물었다. 프로포즈를 한 그날 이후로 안주임은 날 오빠라고 부르며 편하게 말했고, 그녀의 말투가 입 속에서 톡톡 튀는 슈팅스타 아이스크림처럼 느껴졌다. 난 황급히 그녀의 부름에 대답은 했지만 내가 뭘 잘못한 것이 있는지 엄청난 속도로 머리 속 회로를 돌리고 있었다. 안주임이 바쁜 것에 대해서 공감을 해줘야 하는 것인지, 진짜 내가 바빠서 걱정이 되는 것인지, 기념일을 그냥 지나간 것이 아닌지, 내가 뭘 빠뜨린 것이 있는지, 정신이 혼미해질 무렵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프로포즈 하고, 다음은 뭐 없어? 프로포즈만 하면 끝나?”
“음...... 글쎄다.”
“글쎄는 무슨 글쎄야? 오빠는 결혼도 해봤으면서 진짜! 오빠네 부모님 인사 드리고, 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