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장의 어머니는 오랜만에 나타난 아들의 모습이 좋지만, 한편으로는 안주임으로 인해서 자신의 아들이 또 다시 상처를 받게 될 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 이과장 어머니의 마음을 열게 된 것은 예상치도 못한 식탁 위의 상추 한 장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시간이 지나도 어머니는 마음의 문을 열 생각을 하지 않으셨다. 나는 무슨 말을 해서라도 안주임과 어머니 사이에 있는 이 불편한 상황을 바꾸고 싶었다. 우리는 각자 말 없이 고기를 먹었고, 수저와 식기가 부딪히는 소리만 공간을 채울 뿐이었다. 그렇게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멍한 표정으로 식탁 위의 상추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상추, 상추, 상추” 라며 혼자 말을 중얼거렸고, 안주임도 이 분위기가 힘들었는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오빠, 왜 그렇게 상추를 찾아? 상추가 무슨 ‘상장리추’의 줄임말이라도 돼?”
안주임의 그 말을 듣자 어머니께서는 갑자기 된장찌개를 떠먹으시던 숟가락을 놓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