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린왕자가 일곱 번째로 도착한 장소는 강남이었다.
강남은 결코 시시한 곳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정치인이 111명 (물론 현 의원과 전 의원까지 합해서다), 부동산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1,897명, 공인중개사가 2,966명, 부동산 개발업자가 3,634명, 그리고 1만명의 넘는 부동산 폭락론자 등 55만명가량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었다.
강남이 개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75년 당시 인구가 32만명 정도였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강남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증가했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좀 떨어진 데서 보면 그것은 찬란한 광경이었다.
출근길에 테헤란로를 가로지르는 직장인 무리의 움직임은 마치 가극에서 발레의 동작처럼 한 방향으로 질서정연했다.
먼저 강남역과 역삼역에서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람들의 행렬로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지하철에서 내려서 뾰족한 빌딩 안으로 들어가고 나면, 다음은 선릉역과 삼성역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차례였다. 이들 역시 빌딩 속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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