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첫차를 기다린지 여섯 시간이 흐른 터라, 관광버스 운전사 이야기를 들을 때 나에게는 단 한 톨의 체력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는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린왕자는 나를 들여다보며 내 생각과 다른 말을 했다.
나는 맥이 탁 풀렸다. 불 꺼진 지하상가에서 무턱대고 좋은 부동산을 찾아 나선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소리였다. 그렇지만 어쩐지 부린왕자를 말릴 수 없어, 그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무 말없이 걸어서 지하상가 밖으로 나갔을 때, 하늘은 조금씩 밝아지고 있었으며 새벽 공기에 맞춰 청소를 하는 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질문하지 않았다. 그에게 물어봐도 내가 원하는 대답은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는 한참을 걷다가 피곤한 듯 앉았다. 나도 그의 옆에 앉았다. 그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이윽고 이런 말을 했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