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린왕자는 이렇게 말하고 다시 덧붙였다.
첫 차가 다니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나타났다. 나는 집에 가서 씻고, 출근하기 전까지 잠시라도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다행히 지갑과 핸드폰을 잃어버린 딱한 사정을 호소하자 한 아주머니께서 2천원을 내어 주셨다. 천 원짜리 두 장을 손에 쥐자 다시 살아난 느낌이었다. 천 원짜리 지폐가 내는 빛깔에도 행복을 느꼈다. 행복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내 옆에 앉은 부린왕자는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끼적거려 두었던 그림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부린왕자는 그림들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 그림을 그린 후 꽤 우쭐하고 있었는데!
나는 여러 꽃송이와 하트를 그려주었다. 부린왕자에게 그림을 주면서 어쩐지 뿌듯함을 느꼈다.
그는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자기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부린왕자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말했다.
그는 얼굴을 붉혔다. 이상한 설움이 북받쳐 올랐다. 그러다가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