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유는 제도적으로 선진국형 3층 연금제도가 자리잡은지 얼마 안됐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경우 3층 연금제도(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가 이미 확고하게 정착되어 있습니다. 이 중 퇴직연금인 401k의 경우 1980년대 초반에 도입됐죠. 반면 우리나라는 가장 많은 국민이 가입한 공적연금, 국민연금이 도입된 해가 1988년입니다. 이마저도 시장의 규모가 큰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됐기 때문에 제도의 운영을 통해 충분한 연금액을 받는 가입자가 이제야 나오기 시작하는 상황입니다. 퇴직연금 또한 정착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죠.

ⓒ기획재정부
두 번째 이유는 3층 연금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퇴직연금의 중간정산이 허용되었다는 점입니다. 1997년부터 근로자들의 생활자금 마련을 돕는다는 이유로 중간정산이 허용되었는데요. 아시다시피 1998년부터 IMF를 겪으며 기업들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그때 퇴직금을 받은 근로자는 거의 없었죠. 이 때문에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면서 중간정산 비율이 증가합니다. 2012년 7월부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면 더 이상 중간정산을 허용하지 않는 제한이 생겼지만, 이미 많은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이후였죠. 이때부터 새롭게 쌓인 퇴직연금은 아직 큰 금액이 되지 못했고, 그마저도 연금이 아닌 일시불로 지급받는 형태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제 및 부동산 상황은 꾸준히 우상향하는, 성장 중심 시장 ⓒSPI 플랫폼 마케팅팀
마지막 이유는 우리나라의 상황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및 부동산 상황을 꾸준히 우상향하는, 성장 중심 시장이었습니다. 인구도 늘어나고 산업도 발전하면서 경제와 도시가 커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상가, 빌딩 등 공간에 대한 수요도 늘어났기에 월세를 받기 좋은 환경이었죠.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며 부동산의 자산 가격도 상승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해도 점차 높아지는 임대료, 증가하는 자산 가치 등으로 부채는 줄고 오히려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 은퇴 후에도 매월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 것이죠.

ⓒ한국경제연구원
그렇다면 지금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3040은 어떨까요? 여전히 부동산을 구입하고 월세를 받는 노후를 그리면 될까요? 100%의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의 우리나라와 미래의 우리나라가 어떤 차이를 가지는지 살펴보면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금자산의 혜택 ⓒSPI 플랫폼 마케팅팀
이런 여러 요인들을 종합해 보면 앞으로 노후준비의 주요 방법은 연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려운 임대차 계약도 필요 없고, 사람과의 관계나 노후화되는 건물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부동산 자산을 관리하는데 들어갈 시간적, 노동적 노력도 없습니다. 세금이나 건강보험료만 비교해 봐도 연금자산이 훨씬 혜택이 큽니다. 앞서 소개 드렸던 4가지 이유도 연금자산의 주요 혜택입니다.
이제 노후생활의 상상도가 달라질 것입니다.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일정 기간 이상 적극적으로 운용해 은퇴 후 연금자산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되겠죠. 이제 막 한국형 연금자산 부자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3층 연금제도와 친해져야 합니다. 노후 준비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는 시간입니다. 더 긴 시간을 준비할수록 더 풍요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죠. 그러니 긴 호흡으로 연금자산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하나씩 시작해 보면 좋겠습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좀 더 구체적으로 연금자산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첫 주제는 “연금 자산을 중간에 해지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법 3가지”입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