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
SPI

금리 인하, 그리고 한국은행이 바라보는 한국 경제

2025.03.07 07:30:01

온에어
경제 동향
금리
재테크
금융
투자

기준금리 인하 결정한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 25일(화)에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결정하였습니다. 기존 3.00%에서 25bp 하향 조정하였는데, 이는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조치입니다. 한은은 소비 부진 및 수출 둔화를 고려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지난 1월 16일 회의에서도 경기 하방 리스크가 언급되었으나, 당시에는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이는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와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황 전개를 살피며 점검을 강화하기 위한 이유였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고 달러 강세 흐름이 완화되었다는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물가 상승이 안정되고 가계부채 둔화가 지속되는 반면, 소비는 둔화하고 수출은 약화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금통위원 전원이 금리 인하를 결정했습니다.

올해 총 2~3회 금리 인하 가능성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에서 예상한 바였으며, 이에 따라 미래 기준금리 향방에 대한 한국은행의 직간접적인 예고(Forward Guidance, “포워드 가이던스”)가 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3개월간의 금리 전망에 대해 “(총재 본인 제외하고)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현 2.75%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며, 2명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유지를 주장하는 위원들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금리를 빠르게 내리면 향후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반면, 추가 인하를 주장하는 위원들은 경기 하방압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금통위원들은 현재 통화정책이 금리 인하 국면에 있으며, 향후 경제 지표를 보면서 추가 결정을 내리자는데 공감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하를 포함하여 올해 총 2~3회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한국은행도 이와 비슷한 가정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올해 및 내년 저성장 전망


작년 11월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이후 1월에 이를 1.6~1.7%로 수정하였는데,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치적 리스크 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이번 달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을 반영하여 1.5%로 재차 수정하였습니다.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1분기는 미국 관세정책과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낮은 성장세가 예상되지만, 갤럭시 S25 출시,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2분기부터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고 금융여건이 완화되면서 내수 회복이 예상되지만, 연말로 갈수록 수출이 부진하면서 경기 하방압력을 가중할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내년에는 내수를 중심으로 한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하며, 성장률은 1.8%로 전망하였습니다.
 

1.8%가 우리의 한계, 더 성장하려면 구조조정 필요


이창용 총재는 “2025년부터 약 5년 간의 잠재성장률은 1.8%”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즉, 우리나라가 물가상승률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가용자원을 최대로 활용하였을 때 달성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이 1.8%라는 의미입니다. 
그는 “우리가 과거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서 1.8%라는 수치를 위기라고 보는 것 같은데 이는 옳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우리는 원래 2% 성장할 수 있는 나라인데, 내년에 1.8%로 전망되니까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을 동원해서 경기를 적극적으로 띄우자”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1.8% 정도 성장률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되면, 우리 실력대로 한 것이라고 보고 금리 인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2%가 아니라 1.8%가 우리나라의 실력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본 것인데, 잠재성장률이 낮아진 원인으로 우리나라가 그동안 필요한 구조조정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기존 산업에만 의존한 채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지 못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고, 해외노동자 유치 등 인구구조 변화에 필요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특히, 신산업 육성과 구조개혁은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를 감내하기 어려워서 이것저것 다 피하다 보니까 현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1.8% 이상으로 잘하려면 구조개혁이 필요한 것이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가계부채 및 부동산 가격 상승 그리고 재정건전성 악화라는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구조조정 필요성 강조


이 총재는 “과거 우리가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기보다는 부동산 투자가 제일 안전하다는 인식 하에 위험을 고려하지 않은 채 많은 대출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대규모 자금이 부동산에 묶여버렸다”라고 언급하면서, 부동산에 너무 많이 집중된 자금이 신성장 산업으로 유입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특히, 작년부터 수면 위로 드러난 부동산 PF(Project Financing) 문제는 금리 인하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건설 · 부동산업 부양에만 의존해서 경기를 띄워왔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순차적인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서 부동산 연착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
 

[참고 자료]
https://www.bok.or.kr/portal/bbs/B0000169/view.do?nttId=10089287&menuNo=201151&pageIndex=1
https://www.bok.or.kr/portal/bbs/B0000169/view.do?nttId=10089974&pageIndex=1&menuNo=201295
https://www.bok.or.kr/portal/singl/baseRate/list.do?dataSeCd=01&menuNo=200643
https://www.bok.or.kr/portal/bbs/P0002359/view.do?nttId=10089959&searchCnd=1&searchKwd=&depth2=200699&depth3=200066&depth=200066&pageUnit=10&pageIndex=1&programType=newsData&menuNo=200066&oldMenuNo=200066
박순재

박순재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데이터 애널리스트

우리가 사는 도시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한 부동산 금융의 역할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SPI)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과 경영학을 전공하였으며 CFA Charterholder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