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5년 전부터 도쿄 도시 개발의 핵심 개념으로 등장한 타운 매니지먼트는 꾸준히 진화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타운 매니지먼트 성공 사례들을 얻으며, 고도화되는 것입니다. 이에 시티&은 타운 매니지먼트의 대표주자인 모리빌딩의 미디어기획부 야베 토시오 고문과 함께 디벨로퍼들이 도쿄의 도시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신주쿠역의 하루 승하차 인원은 35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신주쿠역을 이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도쿄가 ‘에도’라고 불리던 때는 니혼바시 주변이 도시의 중심이었습니다. 개국 이후 도쿄로 이름을 바꾼 도시는 서양의 근대기술을 받아들이며 철도가 생기고, 인구가 늘어나며 발전해 나갔습니다. 당시 도쿄는 니혼바시, 아사쿠사, 긴자를 중심으로 확장되었지만, 동쪽과 북쪽에는 스미다강이, 남쪽에는 바다가 있어 개발이 어려웠습니다. 이에 서쪽으로 개발이 진행된 것입니다.
팽창을 계속하는 도시, 세계에서 가장 승하차 인원이 많은 신주쿠역
신주쿠역에 들어오는 JR 동일본 노선은 야마노테선, 주오선, 소부선, 사이쿄선의 4개 노선, 도에이 지하철의 신주쿠선, 오에도선의 2개 노선, 도쿄 메트로는 마루노우치선 1개 노선, 사철은 오다큐선, 케이오선, 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세이부선 등 3개 노선이 모여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노선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며 발전한 도쿄 서부에 사람들이 모이게 되면서 신주쿠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승하차 인원을 자랑하는 역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신주쿠역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가부키초’라 불리는 환락가, 서쪽에는 신주쿠 부도심이라는 오피스 지역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21세기 들어서는 북쪽 신오쿠보에 일본인에게 인기 있는 한국인 마을이 생겨났고, 남쪽에는 새로운 오피스 거리가 등장했습니다. 이후 동쪽에 ‘신주쿠 3초메’라는 부도심선 역이 생기며 사이타마와 가나가와 방면으로 직결 운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도 인접한 역들까지 흡수할 기세로 확장 중입니다.
이처럼 신주쿠역 주변은 다양성으로 가득합니다. 팽창하는 도시에서도 사람들이 모이는 주요 지역인 것입니다. 신주쿠역 북쪽을 0시 방향으로 설정하고, 시계 방향으로 신주쿠역의 각 에리어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신주쿠역 ⓒUnsplash
0시부터 2시 방향 에리어, 일본 최대의 환락가 ‘가부키초’
가부키초는 바, 카바레, 호스트 클럽, 유흥업소, 그 사이에 뒤섞인 공공시설 등이 있어 혼돈스러운 거리입니다. 실제 배트맨에 등장하는 고담시티 같은 거리라는 것이 저의 인상입니다. 일본 작품인 시티 헌터의 무대이기도 하고, 여러 드라마에도 등장하는 수상쩍은 거리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치안도 꽤나 좋아졌고,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과연 이 거리는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가부키초 거리 ⓒSHUTTERSTOCK
과거 가부키초 지역은 습지와 늪이었습니다. 현재 도쿄도청 부근에 건설된 요도바시 정수장의 공사로 발생한 잔토(남은 흙)를 매립해 한적한 주택가로 변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의 공습으로 전부 불타고 말았습니다. 불타버린 거리를 앞에 두고, 도쿄도는 부흥 계획을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가부키 시설을 중심으로 한 종합 예능 거리를 만들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재정 문제 등으로 실현되지 못합니다. 다만 1956년 신주쿠 고마 극장이 개관합니다. 이 시설은 일본 사철의 창설자 고바야시 이치조 씨의 “새로운 국민 연극(신가부키)의 전당을 만들자”라는 이념에 따라 창설되었습니다. 객석 수 2,088석으로 당시 도쿄에서 최대급의 극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가부키초에는 더 이상의 문화 시설은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밀려난 카바레와 유흥업소들이 줄지어 들어서게 되었고, 1960년경에는 학생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주변에서 폭동이나 방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치안이 악화되어 갔습니다. 그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되었지만, 2002년 가부키초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하고 경찰을 동원하여 단속을 강화한 결과, 손님층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에는 가부키초 문화의 거점이었던 고마 극장이 노후화로 철거된 후, 실제 크기의 고질라 상이 있는 신토호 빌딩이 완공되었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고 해외에서 오는 관광객이 증가하자 가부키초의 구시가지 분위기를 남긴 골든가이는 인기 있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2023년에는 세이부 신주쿠역 근처에 48층짜리 도큐 가부키초 타워가 완공되었습니다. 재개발 계획에는 보통 오피스와 주택이 포함되기 마련이지만 이 프로젝트는 호텔, 영화관, 극장 등 엔터테인먼트와 레크리에이션 시설을 중심으로 합니다. 조금은 이례적인 형태의 재개발 사업인 셈입니다. 연면적은 87,421㎡, 부지 면적은 4,603㎡입니다. 도큐 레크리에이션과 도큐가 소유주이며, 사업비는 약 1,000억 엔입니다.
도큐 가부키초 타워 ⓒ야베토시오, GO JAPAN
이 사업은 다양한 재개발을 통해 가부키초 거리를 건전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의 하나입니다. 아쉽게도 가부키초 거리의 건전화가 쉽지 않은 현실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 욕망이 있는 한, 욕망의 거리 가부키초가 매력적인 곳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현재는 예전만큼 위험하지는 않지만, 가게의 호객 행위나 취객이 많아지는 오전 0시 이후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2시에서 4시 방향 에리어, 신주쿠 3초메(三丁目)
여기에는 지하철 메트로 부도심선(副都心線)의 신주쿠 3초메역이 있습니다. 2003년 사이타마현에서 도부철도, 세이부철도와 연결되는 지하철 부도심선이 개통되면서 신주쿠 3초메역은 두 개의 노선을 갖게 되었습니다. 2013년 3월 16일에는 도큐 도요코선의 시부야역이 지하화되면서, 부도심선은 요코하마역을 넘어 주카가이(중화가)까지 이어지는 노선이 되었습니다. 2023년부터는 사가미 철도와 연결되어 가나가와현 중부의 쇼난다이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부도심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케부쿠로, 신주쿠, 시부야 이 세 개의 부도심을 연결하는 지하철이라는 의미입니다. 3대 부도심을 연결하는 것은 JR 동일본(구 국영철도)이 독점하고 있었지만, 도쿄메트로와 세이부철도, 도부철도, 도큐전철이 힘을 합쳐 과거에 신주쿠역에 들어갈 수 없었던 한을 풀 듯 새로운 신주쿠역이 만들어졌습니다. 더 나아가 가나가와현에 있는 사가미 철도와 요코하마 고속철도라는 두 사철도 가세하게 되었습니다. ‘도쿄 사철 연합 VS JR 동일본’이라는 라이벌 관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철도회사의 본업은 이용객을 늘리는 것이므로, 가나가와현에서 도쿄를 지나 사이타마까지 노선이 이어진다는 것은 이용객 증가로 연결됩니다. 이런 점에서 신주쿠 3초메가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신주쿠 3초메역 주변에는 영화관과 백화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중심은 ‘이세탄 신주쿠 본점’입니다. 일본의 백화점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포목상에서 시작된 소매업 중심의 백화점과 철도회사가 노선 주변 주민을 철도에 태우기 위해 시작한 백화점입니다. 전자는 미쓰코시, 이세탄, 다카시마야 등이 있으며 후자는 도쿄에서는 도부백화점, 세이부백화점, 오다큐백화점, 케이오백화점, 도큐백화점 등이 있습니다. 유통업계의 다양화로 백화점 경영이 점점 더 어려워지며 업태를 바꾸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지만, 부도심선의 개통으로 이세탄 신주쿠 본점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2024년의 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현재 일본 백화점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자랑합니다.
이세탄 신주쿠 본점 ⓒ이세탄 신주쿠 백화점 공식 사이트
4시에서 6시 방향 에리어, 분쿄 지구
번화가 중심인 신주쿠역 주변이지만, 4시에서 6시 방향에는 고등학교가 있고 넓은 정원이 있습니다. 신주쿠교엔(신주쿠御苑, 신주쿠 어원)의 땅 일부에 세워진 ‘도쿄 도립 신주쿠 고등학교’는 지방 고등학생들이 동경할 만한 도심에 위치합니다. 또한 2017년 1월 4일 한국에서도 개봉된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학교와 인접한 신주쿠교엔은 다이묘 저택이었던 부지에 ‘신주쿠 식물 어원’으로 개설되었으며, 1945년 이후 일반에게 공개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신주쿠역 주변에 이렇게 넓은 정원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도 유명하며 현재는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도쿄도립신주쿠고등학교 외관 ⓒ도쿄도립신주쿠고등학교 공식홈페이지
신주쿠교엔 ⓒ일본정부관광국 공식홈페이지
6시에서 7시 방향 에리어, 신주쿠역 남쪽 출구
신주쿠 3초메역의 세이부 철도, 도부 철도, 도쿄 메트로 연합에 대항하듯이 JR 동일본과 오다큐 전철, 케이오 전철의 연합은 신주쿠역 남쪽 방향으로 확장합니다. 시계 방향으로 설명하면 다카시마야 백화점, 미라이나 타워, 바스타 신주쿠가 있습니다. 다카시마야는 이세탄과 마찬가지로 포목점계의 노포 백화점입니다. 일본 최고의 승하차객을 자랑하는 터미널에 진출한 것입니다. JR 동일본은 ‘JR 신주쿠 미라이나 타워’와 선로를 사이에 둔 반대편에 ‘JR 동일본 도시 개발 본사’를 만들었습니다.
다카시야마 백화점 신주쿠점 ⓒ다카시야마 백화점 공식홈페이지
신주쿠역 남쪽 출구는 동서 방향으로 선로를 넘는 국도 20호선의 고가 교량이 동서로 뻗어 있으며, 역 앞에서 택시 승하차로 인해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접촉 사고가 일어나곤 했습니다. 고가 교량 또한 80년 이상 된 노후화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주오(中央) 고속도로의 개통과 수도 고속 순환 2호선이 개통되면서 특히 하네다 공항 등으로의 접근성이 좋은 입지였지만, 버스 정류장이 신주쿠역 서쪽 출구를 중심으로 19곳에 분산되어 있어 이용자들은 긴 거리를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런 과제를 해결하고자 선로 위에 버스터미널 건설을 계획했으며, 2016년에 완성되었습니다. 선로 위에 약 1.5헥타르의 인공 지반을 만들어 철도와 택시, 버스를 입체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편리성이 커졌습니다. 완성된 버스터미널은 ‘신주쿠 바스타’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지만, 일본어 외 언어로는 ‘신주쿠 고속버스터미널’을 번역해 표기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신주쿠 바스타가 있는 장소는 ‘시부야구’에 해당하며, 신주쿠구가 아닙니다.
신주쿠 고속버스터미널 ⓒGO JAPAN
7시에서 9시 방향 에리어, 신주쿠역 서쪽 출구
신주쿠역 서쪽 출구에는 오다큐 선과 케이오 선, 두 개의 사철과 두 개의 백화점이 있습니다. 오다큐 전철은 신주쿠에서 오다와라시와 후지사와시까지, 케이오 전철은 신주쿠에서 도쿄도 하치오지시와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까지 노선을 갖고 있습니다. 양쪽 모두 노선 주변 지역의 주민을 신주쿠로 통근시키는 역할뿐 아니라 쇼핑과 오락으로 백화점을 이용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노선 길이가 긴 오다큐 선에는 "로망스카"라는 특별 열차가 운행 중입니다. 로망스카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신주쿠의 영화관에는 "로망스 시트"라는 커플 전용 좌석이 판매되었는데, 그 이름을 따서 "로망스카를 타고 영화를 보러 가자!"라는 카피를 내세웠습니다. 당시에는 오다큐 전철 외에도 로망스카가 존재했지만, 1991년에 오다큐 전철이 상표 등록을 해 현재는 오다큐 전철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다큐 선의 종착역인 오다와라시에는 하코네가, 후지사와시에는 가마쿠라나 에노시마 같은 관광지가 있어 관광 열차로도, 통근 특급으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오다큐 전철의 로망스카 특급 ⓒ오다큐 공식 홈페이지
케이오 전철의 하치오지 방면 노선은 평행하게 달리는 JR 동일본의 주오선과 라이벌 관계입니다. 같은 노선을 운행하기 때문에 항상 고객을 뺏고 뺏기는 경쟁을 하고 있는데, 케이오 전철이 JR 동일본보다 넓은 선로를 채택해 고속화를 진행하고, 요금도 JR보다 저렴하게 설정하며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쿄의 하이킹 명소인 타카오산 입구까지 노선을 연장하고, 타카오산 등산 철도도 인수하여 관광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케이오 선의 사가미하라 방면 종착역인 하시모토역은 리니어 신칸센의 역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주변 개발 진행도 한창입니다.
현재 양 철도 모두 시대와 함께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주쿠역에 있는 백화점은 노후화와 구매층의 변화로 인해 시대에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오다큐 백화점 신주쿠점 본관은 2022년 10월에 오랜 역사를 마감하고 재개발을 결정했습니다. 해당 부지에는 2029년 지상 48층, 높이 260m의 복합 개발 빌딩이 완공될 예정입니다. 빌딩의 중·저층부에는 상업 시설이, 고층부에는 오피스가 들어섭니다.
폐점 전 오다큐 백화점 신주쿠점 본관의 모습. 해당 부지에는 2029년 복합 개발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GO JAPAN
인접한 케이오 전철도 2023년 8월에 개발이 결정되었습니다. 현재 백화점이 있는 장소를 북쪽 구역, 국도 20호선을 넘은 인접 지역을 남쪽 구역으로 하는 높이 225m의 고층 빌딩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북쪽 구역에는 상업 시설과 숙박 시설, 고층 빌딩이 들어서는 남쪽 구역에는 오피스가 추가됩니다. 북쪽 구역의 하부에는 현재 운영 중인 케이오 전철 신주쿠역도 있어 공사의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전체가 완성되는 시기는 2040년대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9시에서 11시 방향 에리어, 신주쿠 부도심
신주쿠역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는 '신주쿠 부도심'이라 불리는 도쿄도청을 중심으로 한 고층 빌딩군이 있습니다. 신주쿠역에서 1km 이상 떨어진 곳에 왜 이렇게 많은 빌딩이 들어서 있는지 의문을 가져본 적 없으신가요? 이 부분은 도쿄의 발전을 이야기할 때 흥미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에 꼭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도쿄도청의 모습 ⓒGO JAPAN
발전하는 도쿄의 개발을 위해 처음에는 교외에서 자재와 농산물을 운반하는 큰 강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강이 부족한 서쪽 지역에 강을 만들고 정비했습니다. 이후 자재와 사람을 나르는 철도의 시대가 왔지만, 서쪽으로 강을 정비하는 개발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물’입니다.
도시 발전에 있어 물은 매우 중요합니다. 도쿄의 전신인 '에도'라는 도시가 중세에 발전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상수도 정비였습니다. 니혼바시, 아사쿠사, 긴자 부근은 바다와 가까워 우물물에 염분이 섞여 있어 마시는 데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서쪽에 위치한 이노카시라 공원을 수원으로 흘러내리는 칸다강을 이용하여 상수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칸다강만으로는 부족해졌습니다. 그래서 에도에서 서쪽으로 40km 떨어진 다마강 상류에서 '타마가와 상수'라는 인공 수로를 만드는 대공사를 단행했습니다. 이 상수도는 도쿄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도쿄의 서쪽 지역은 완만한 고원 지대로, 그 능선을 잘 활용하여 신주쿠까지 물을 끌어온 것입니다. 덕분에 물 확보가 어려운 구릉 지대가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변모해 갔습니다.
1898년, 현재 도청이 있는 장소에 타마가와 상수의 물을 정화하기 위한 근대 상수도 시설이 완성되어 급수가 시작되었고, 도쿄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새로운 히가시무라야마 정수장이 생기면서 1965년 요도바시 정수장이 역할을 마감하면서 신주쿠역 근처에 약 59헥타르에 달하는 부지가 생겨났습니다. 가장 먼저 세워진 건물은 1973년에 완공된 47층짜리 '게이오 플라자 호텔'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완공 당시 일본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이었습니다. 그 후, 도쿄도청이 유라쿠초에서 이전해 완공되며 신주쿠는 도쿄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초고층 빌딩도 들어섰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주쿠역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된 이유입니다.
한편 인접한 니시신주쿠(서 신주쿠)에는 최근까지도 소방차가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목조건물이 밀집한 지역이 있어 방재 측면에서 매우 위험했습니다. 하지만 신주쿠역 옆에 있는 오오쿠보, 신오오쿠보까지 연결되는 넓은 도로가 완성되면서 이제는 안전한 마을이 되었습니다.
11시에서 12시 방향 에리어, 코리안타운 오오쿠보
신주쿠의 북쪽에 위치한 오오쿠보역, 신오오쿠보역 부근은 현재 코리안타운으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하지만 그 역사는 의외로 짧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코리안타운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가부키초에 인접해 있었기 때문에 풍속점이나 수상한 음식점이 많아 남성이라도 무서워할 정도의 지역이었습니다.
오오쿠보 코리아타운의 모습 ⓒGO JAPAN
이 지역의 큰 변화 계기는 일본 내 「겨울연가」의 히트입니다. 당시 비교적 한국 요리점 등이 많았던 오오쿠보에 한국 문화를 접해보고자 많은 여성들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중년 여성들이 주류를 이루었고, 그들의 압도적인 구매력과 에너지에 가게들도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이후 K-pop의 유행으로 젊은 여성들도 몰리며 한국 음식점의 종류도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점차 관광지로 발전해 최근에는 태국 요리나 베트남 요리 등 다국적 음식점들도 생겼습니다. 다문화 거리로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롯데 그룹의 창업지이기도 한 신오오쿠보가 한국과 일본의 문화를 잇는 새로운 거리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 생각됩니다
여기까지 신주쿠 지역을 시계방향으로 안내해 봤습니다. 신주쿠는 앞으로도 계속 발전을 거듭할 지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신주쿠의 변화에 주목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