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와서야 지출항목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예산 계획, 월별 지출계획 같은 돈 관리와 관련된 습관이 전혀 없는 상태라 올해는 나만의 돈 관리 방법을 습관화하고 돈의 흐름을 일정한 루틴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소소하게 적금을 들고 있습니다.
Q2. 어떤 재테크를 하고 있나요?
주택 청약과 적금 하나, 소수점 주식 매수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용카드 혜택이 좋다는 마케팅에 이끌려 카드 라이프를 시작했습니다. 돈을 쓸 때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다 보니 정확히 얼마를 사용하는지 무뎌져 관리가 안 되는 상태가 이어졌습니다. 이미 사용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올해를 재테크 원년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중심의 소비를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Q3. 재테크를 하는 목적이 궁금합니다.
학자금 대출과 집안 사정으로 받은 신용대출이 있습니다. 현재 원리금을 갚아 나가는 중입니다. 그래서 한 달에 큰 금액을 저축이나 투자에 활용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다만 소규모라도 투자에 익숙해지는 시간은 필요할 것 같아 저축과 투자를 아주 적은 금액으로 병행 중입니다. 투자와 친해지는 것이 1차 목적인 셈입니다.
Q4. 재테크를 하기 위해 여기까지 노력해봤다! 하는 것이 있나요?
재테크 노력의 시작 단계라 우선 유튜브와 경제지를 찾아보며 경제 소식이나 재테크 정보에 관심을 키워가는 중입니다. 작은 규모의 재테크 스터디도 시작했습니다. 사실 스터디도 거창한 표현이고, 재테크 도서를 한 권 정해 읽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정도입니다.
Q5. 나의 재테크 지수는 몇 점인가요?
10점 만점이라면 1점 아닐까요? 부끄럽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재테크에 관심이 전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의 역할이나 가치를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는 중입니다.
Q6. 재테크와 관련된 최고와 최악의 경험을 하나씩 이야기해주세요.
최고와 최악의 경험이 생기려면 일단 무언가를 해봐야 가능한데, 저는 이제 출발선에서 딱 한 걸음 걸어 나온 상태입니다. 3년 전에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받았던 테슬라 1주가 담긴 증권사 계좌가 전부인 상황이죠. 공짜 주식 한 주가 있는 계좌라도 있는 게 어디이냐고 생각하며 하나씩 재테크 경험을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우선 소수점으로 아주 적은 금액이지만 꾸준히 투자를 시작한 것이 현재 상태의 최고 경험입니다.
Q7. 내가 정한 재테크 원칙 또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재테크에 활용하는 금액 자체가 워낙 소액이라 큰 수익을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아직 초보 3종 세트 상태(적은 정보, 적은 경험, 적은 자본)이기 때문에 최대한 원금을 잃지 않는, 보수적이고 안전 지향적입니다. 덧붙여 남의 돈 빌리지 않고 내 돈으로 하기, 가용할 수 있는 금액만 활용하기, 무리는 1g도 하지 말기 정도가 기준입니다.
Q8. 재테크의 최종 목표를 알려주세요!
제 장점 중의 하나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가 잘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재테크에 있어서 제 상태를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거창하게 내 집 마련이나 은퇴자금까지는 어불성설이죠. 다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목돈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을 모으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보다는 1단계 목표라는 말이 더 맞을 것 같습니다. 1단계 목표를 달성하면 그다음 목표도 자연스럽게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종 목표는 이런 단계별 목표를 조금 더 세우고 달성하는 과정에서 정해지지 않을까요?
Q9. 현재 재테크 고민은 무엇인가요?
대출금의 원금과 이자를 갚고 있습니다. 대출금에 대해서 누군가는 빚을 먼저 청산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어떤 방향이 맞는 것일까요? 수입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 달 수입을 어떻게 나눠 재테크를 해 나가야 하는지, 어떤 활용 기준을 세워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재테크왕초보님은 빚 청산과 투자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계시군요. 이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적 안정감, 재정적 기초체력, 장기적인 자산형성 전략과도 연관된 중요한 주제입니다.
투자보다 빚 청산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지금 상황에서는 ‘빚 청산이 최우선’입니다. 말씀해 주신 맥락으로 보아 주택담보대출 같은 빚이 아니라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대출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더욱 빚 청산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첫째, 대출을 상환하는 것은 그 자체로 확정적인 수익을 주는 투자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금리가 5%라면, 그것을 상환하는 것은 5% 수익을 내는 무위험 투자와 같습니다. 대출보다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려면, 나의 투자 기대수익률이 대출금리보다 높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출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큰 변동 없이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개인투자자는 정말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둘째, 만약 대출상환 대신에 투자했다가 손실이 발생하면 감정적인 조급함이 생기고 이를 만회하려고 무리한 의사결정이 반복되면서 더욱 불리한 상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 투자했다가 30% 손실이 나면 남은 돈은 70만 원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깔끔하게 투자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쉬울까요? 아마 본전 생각이 나게 될 겁니다. 그러면 이제 70만 원을 100만 원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손실은 30%였지만, 41%의 수익률을 내야 본전입니다. 목표수익률이 오히려 높아졌으니 고위험 투자에 손을 대면서 무리하게 리스크를 지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손실은 심리적 압박을 불러일으키고 무리한 리스크 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빚을 갚는 건 그 어떤 리스크도 없는 “심리적 안정감”까지 동반한 재무 개선입니다.
지출 순위 설정하기
고정된 수입을 어떤 기준으로 나눠서 지출해야 하는지도 고민인 것 같은데요. 재테크왕초보님의 재무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와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기준을 대략적으로만 제시해 드립니다.
첫째, 대출금 월상환금액을 1순위 지출로 지정하세요. 그리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대출금을 모두 갚을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세요. 언제까지 청산하겠다는 목표시점을 잡고, 달성을 위해 필요한 월상환금액을 계산하세요.
둘째, 비상금 목적의 저축을 병행하세요. 이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제1의 목표인 대출금 상환을 목표시점 내에 차질 없이 달성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생각하세요.
셋째, 소수점 주식 투자처럼 소액의 투자를 꾸준히 하세요. 하지만 이 투자의 목적은 실제 유의미한 수익을 내기보다는 투자시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넷째, 남은 돈으로 타이트하게 생활해야 합니다. 특히, 할부나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1의 목표인 대출상환에 중대한 차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도저히 소비를 참을 수 없다면, 스스로 방어장치를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유도하거나 간접적으로 소비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앱을 삭제하고, 간편결제 (각종 페이) 연결을 해지하고, 신용카드를 없애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재테크의 본질은 수익률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재무적 안정감입니다. 즉, ‘부자가 되는 것’보다는 나의 삶이 충분하고 만족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지금은 자산을 성장시키는 것보다 기반을 다지는 시기입니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 서야 향후 투자 기회가 왔을 때도 훨씬 더 좋은 위치에서, 여유를 가지고 결정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