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영화를 많이 볼 때 90년대에 개봉했던 한국 영화에 푹 빠진 적이 있습니다. 특히 90년대 후반은 한국 영화계가 본격적으로 산업화에 진입했던 황금기라고 불립니다. 게다가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장르인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흥행하기도 했습니다. 그중 1998년 개봉한 <미술관 옆 동물원>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독특한 제목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어느 미술관을 가든, 옆에는 어떤 건물이 있는지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아직 ‘미술관 옆 동물원’만큼 대조적인 성격을 가진 공간은 찾기 어렵지만, 마곡에 있는 ‘서울 식물원’을 방문했다가 그 옆에 위치한 미술관을 만났습니다. 바로 코오롱 그룹이 만든 ‘식물원 옆 미술관’인 ‘스페이스K 서울’입니다.

한다리 문화공원 안에 위치한 미술관 ‘스페이스K 서울’ ⓒ박지수
빌딩 한가운데 자리 잡은 식물원 옆 미술관
반듯한 직선이 가득한 마곡산업단지 모습과 이질적인 건물이 있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유영하는 곡선의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