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과에 입학해 가장 먼저 배웠던 것은 필름이었습니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 하고 어떤 이유로 해당 사진을 찍었는지 설명하는 수업이 이어졌습니다. 프레임 안에 빛을 담고,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유도합니다. 이에 더해 사진은 사건의 시간 흐름을 멈춰 세운 예술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어떤 구도인지, 어떤 장면인지 오래 바라보게 됩니다.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오해도 따라다니고, 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기도 했습니다. 사진에 특화된 공립 미술관이 이제야 서울에 처음 생겼다는 소식이 유독 반가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개관한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윤준환.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제공
사진술 도입 140년, 첫 사진 전문 공공 미술관의 탄생
사진 전시는 여러 공간에서 진행되곤 합니다. 그런데 사진이라는 예술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한국에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