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싱가포르 양국의 세무·회계 자격을 보유하고 25년간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해 온 공현정 KSMC(Korean Singapore Management Consulting) CEO. 최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활동하는 토탈 기업 솔루션 제공업체 아클라임 한국담당 이사를 겸직하면서 싱가포르를 넘어 아시아 전역의 자산가들과 교류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공대표를 만나 최근 영리치들의 해외 투자 트렌드와 효율적인 절세 전략 등 해외 자산 설계에 관해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영리치에게 선배로서 조언을 요청했습니다.
Q. KSMC의 핵심 업무가 궁금합니다. 패밀리오피스 해외 투자와 관련해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시나요?
A. KSMC는 패밀리오피스의 설립부터 운영, 세무 전략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제가 25년간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쌓은 경험과 글로벌 기업에서의 실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인 고액자산가들에게도 기업 수준의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크게 설립, 운영, 자문 업무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요.
설립 단계에서는 패밀리오피스 설립 및 펀드과세면제 신청 서비스를 제공하고 취업비자, 영주권, 시민권 신청지원을 포함한 이민 지원서비스도 함께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운영 단계에서는 회계, 급여 서비스부터 GST, 법인세 등 각종 세무신고 대행, 패밀리오피스 구성원 세무신고 대행, 세무조사 대응지원, 법인 감사역 서비스, FATCA 및 CRS 서비스, 이전가격 검토 및 보고서 작성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지원합니다.
전략적 자문으로는 세무상 거주자 판정 관련 자문, 자산배분·상속·증여 플랜 및 가업승계 전략자문, 해외자산 투자/운용/회수 등 Cross-border 거래 관련 세무 및 외환관리 이슈 검토 등 맞춤형 세제전략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패밀리오피스는 신탁, 펀드 설립 유무 등 투자구조와 회사, 파트너십 등 법적구조에 따라 상속세를 포함한 세금의 영향이 달라지므로, 초기 설립 검토부터 철저한 세무검토가 필수적입니다. KSMC는 이 모든 과정을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Q. KSMC에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들의 특징도 궁금합니다.
A. 저희 고객층은 주로 회사를 키우며 가문의 자산 설계를 함께 고민하는 중소기업 대표들입니다. 부모 세대로부터 자산을 물려받은 전통적인 자산가들도 있지만, 스타트업 매각 이후 새로운 자산 전략을 고민하거나 소득 규모가 급격히 커진 영리치 고객의 비중이 더 큰 편입니다.
25년간 싱가포르와 한국에서 국제 세무 및 투자 자문을 해온 KSMC 공현정 CEO
Q. 최근 국내 고액자산가들의 해외 투자 패턴에는 어떤 변화가 있나요?
A. 가장 큰 변화는 '투자의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자녀 교육이나 투자 목적으로 해외 부동산을 사는 정도였다면, 지금의 영리치들은 세금 효율성, 상속 계획, 국제 네트워크 형성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40대 이하의 젊은 자산가들의 경우, 해외 유학 경험이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경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한국에서 자산을 축적해 해외에서 자산을 불리는 것을 넘어, 아예 싱가포르나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고객 기업의 업종에도 변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제조업 기반의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이 많았던 반면, 최근에는 IT나 이커머스, 화장품, 반려동물 관련 산업 등 최근 트렌디한 영역의 다양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Q. 해외 투자 시 가장 신경 써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주의해야 하는 포인트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로 거주자/비거주자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한국의 외국환거래법상 지위에 따라 송금 절차와 투자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종종 이 부분을 잘못 알고 있다가 나중에 규제 위반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둘째로는 세무 최적화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조세협정과 외국납부세액공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이중으로 세금을 내는 문제가 생깁니다. 반대로 너무 적극적으로 절세 구조를 만들 경우 각국의 조세회피 방지 규정에 저촉될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는 전문가 네트워크의 통합적 활용입니다. 회계, 세무, 법률 자문을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분야별로 개별 자문을 받다 보면 서로 상충되는 조언을 받거나 투자에서 전체적인 그림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입니다. 단순히 현재의 세금 절약만 생각하지 말고, 향후 상속이나 증여, 사업 승계까지 고려한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Q. 최근 패밀리오피스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싱가포르가 패밀리오피스 설립지로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싱가포르가 세계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세금 혜택입니다. 싱가포르는 개인 최고 한계세율이 22%, 법인세 단일세율이 17%로 한국의 개인 최고 한계세율 49.5%, 법인세율 26.4%에 비해 세금 부담이 현저히 적습니다.
특히 싱가포르 세법 규정에 따라 싱가포르 소재 펀드 관리회사를 통한 펀드는 광범위한 소득에 대해서 세금이 면제되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또한 투자소득(배당, 이자, 수익)을 싱가포르로 회수하지 않는 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서, 싱가포르로 회수 시까지 납부 의무가 이연될 수 있습니다. 광범위한 이중과세 방지조약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어서 글로벌 투자 시 세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세계 자산가들의 패밀리오피스 설립지로 인기 높은 도시이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Q. 세금 혜택이 있는 다른 국가 대비 싱가포르만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A. 싱가포르는 몇 가지 독보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신뢰성입니다.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AAA 국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자본이 안정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안전한 플랫폼인 셈입니다. 영국계 법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제적 신뢰성 높은 법률·투자 분쟁 해결 시스템도 큰 매력 포인트가 됩니다.
둘째, 아시아의 금융 허브라는 점입니다. DBS, OCBC, UOB 등 세계적 금융기관들이 본사를 두고 있고, 4,00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아세안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와 기회를 의미합니다.
셋째, 지리적 이점입니다. 세계 2위 규모의 항만과 창이국제공항을 통해 아시아 전역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과 자유로운 트랜짓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어 실제로 사업을 운영하기에도 최적의 조건을 갖췄습니다.
Q. 실제로 싱가포르에 투자를 한다면, 어떤 투자 구조를 활용하게 되는 건가요?
A. 가장 일반적인 패턴은 싱가포르에 지주회사나 투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 거주자가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 제3국에 투자하는 경우, 이중과세 방지와 송금 효율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싱가포르 간 조세협정, 싱가포르와 각 투자 대상국 간의 조세협정을 활용해서 전체 세부담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설계합니다. 또한 싱가포르의 우수한 금융 인프라를 활용해서 자금 관리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세금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향후 상속이나 증여 시의 절차, 각국의 외환규제, CRS(공통보고기준) 같은 국제적 정보 교환 제도까지 모두 고려해 투자 구조를 설계합니다.
Q. 최근 싱가포르와 비슷한 세금 혜택으로 두바이 부동산 투자에 대한 영리치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두바이 부동산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A. 최근 두바이로 글로벌 유동성 자금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두바이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10년간 비자를 지원하고, 개인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등의 정책 영향으로 보여집니다. 두바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서는 회사를 설립한 후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외환 규제 및 절세 전략, 보고의무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유리합니다.
다만 두바이에 검증되지 않은 해외 자금이 몰리면서 두바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이에 법인설립 후에 한 달이 지나도 법인 계좌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현지 상황에 따른 금융 관련 문제에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Q. 고객을 상담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대체로 한국고객분들은 빠르게 업무가 처리되는 국내 환경에 익숙해, 은행 계좌를 만들거나 법인설립 업무 등에 한 달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는 지방 정부에서 규정을 바꾸면서 예상치 못하는 절차상 어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는 급행료를 주면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와 다른 국가나 지역의 제도와 관행을 고객에게 이해시키는 데 적잖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Q. 한국과 싱가포르 양쪽 국가에서 회계·세무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KSMC의 강점이라 생각됩니다.
A. 네, 아주 큰 강점입니다. 한국 공인회계사·세무사 자격과 싱가포르 공인회계사 정회원·세무사 자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양국의 세법과 규제를 동시에 이해하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자문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고객들에게 단순한 이론적 조언이 아닌, 실무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투자 구조 설계를 제공하는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외국환거래법상 거주자/비거주자 구분에 따라 송금 절차나 투자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는데,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것이죠.
Q. 향후 해외 투자와 관련한 트렌드가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시나요?
A.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 같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글로벌 마인드셋을 가지고 있고,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업무가 일반화되면서 물리적 경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패밀리오피스 시장의 성장세가 놀랍습니다. 싱가포르통화청(MAS)의 발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패밀리오피스는 2020년 말 400개에서 2022년 말에는 1,500개로 급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싱가포르를 선도적인 역외 자산관리 허브로 평가하고 있고, 글로벌 금융 전문지인 아시아프라이빗뱅커는 싱가포르가 스위스보다 두 배 이상의 성장률로 해외 자산을 유치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패밀리오피스 시장의 경우, 자산관리 영역이 투자 상품에서 법률, 가업승계, 자녀교육 등으로 확대되면서 더 전문화되고 종합적인 서비스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싱가포르는 K-컬쳐의 영향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상황이어서, 한국의 튼튼한 중소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면, 싱가포르는 최상의 진출국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각국 정부들이 디지털 노마드나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어서, 선택지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도 최근에 테크 패스(Tech.Pass)나 원 패스(ONE Pass) 같은 새로운 비자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다만 동시에 각국의 세무 당국들도 국제적 조세회피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서, 더욱 정교하고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는 구조 설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해외 투자에 있어서 전문성이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는 셈입니다.
Q. 해외 투자를 고려 중인 영리치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가장 중요한 것은 '왜' 해외 투자나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려는지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세금을 아끼려는 것인지, 포트폴리오 다변화인지, 가업승계와 상속 계획인지, 아니면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의 발판을 만들려는 것인지에 따라 최적의 구조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제 세무는 정말 복잡하고 계속 변화하는 분야라서, 검증된 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패밀리오피스의 경우 초기 검토 과정부터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업이 성장한 후 해외투자 구조를 변경할 경우 주식양도세 및 기타 거래 세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장기적 관점을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당장의 절세 효과에만 집중하다 보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패밀리오피스의 목적입니다.
Q. 대표님의 자녀도 해외 유학 경험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녀의 해외 유학을 고민하고 있는 영리치에게도 조언 부탁드립니다.
A. 자녀의 전공이나 관심사, 성향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해외 유학의 적기는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도 있으면서 해외 문화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이들 역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해외 생활을 시작했는데요. 학교 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회사 동료들과 문화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농담까지 나눌 수 있는 정도로 현지화가 되었습니다. 문화와 지역 이해를 노력해서 얻은 저와 달리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체득한 느낌이 강합니다. 시기를 잘 선택했기에 가능한 지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학 시기 외에도 자녀의 미래 설계에 따라 세부적인 부분을 조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좋은 대학을 보내려면 12년 특례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입학 전 유학도 고려해 볼만합니다. 이처럼 해외 유학을 통해 아이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충분히 고려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현정 KSMC(Korean Singapore Management Consulting) CEO는 한국 공인회계사·세무사, 싱가포르 공인회계사 정회원·세무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University of Denver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에서 근무한 후 Cisco System APAC 세무담당자, 미국계 글로벌 회사 및 나스닥 상장사에서 근무하는 등 25년간 양국에서 국제세무 및 투자 자문 업무를 수행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