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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은 한국 축구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순간입니다. 당시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박지성 선수는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린 스포츠 스타이자, 세계적인 명문 구단에서 활동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축구 행정가로 인생 2막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는 여전히 우리 마음속 ‘영원한 캡틴’으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 잠시 입국한 박지성 선수와 아주 오랜만에 통화를 했습니다. 기흥에 위치한 집을 팔기로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해외에서 생활해 온 만큼, 이 집은 박지성 선수 본인보다는 부모님을 위한 집이기도 했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가정사를 아는 입장에서 이 집을 파는 것은 함께한 시간을 정리한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기흥으로 향했습니다. 강남에서 출발해 30분 남짓 고속도로를 달려 기흥 노블힐스에 도착했습니다. 용서고속도로 청명IC와 경부고속도로 수원신갈IC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서울 강남까지 어느 쪽으로 진입하든 30분 내 진입이 가능하고 광역버스를 이용하면 서울 도심까지도 1시간 내 갈 수 있는 입지입니다.
서울에 인접하고, 조용하면서 풍광이 수려한 곳입니다. 청명산, 매미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아늑하면서도 드넓은 풍경을 누릴 수 있고, 기흥 호수공원이 인근에 위치하여 산책과 조깅, 가족 나들이를 위한 자연 휴식공간은 덤입니다.
기흥, 영통, 광교 신도시와 인접하여 대형마트, 종합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을 10분 거리 내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노블힐스 단지 내 위치해 보안이나 경비 시스템도 갖춰져 있고 언덕진 단지 내 도로에는 열선이 깔려있어 시설과 관리도 우수한 편입니다.
모든 면에서 검소했던 박선수는 내로라하는 유명인들이 선호하는 강남이나 한남동 고급주택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본인 보다는 부모님을 위해 기흥 현재 위치에 택지를 구입하고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를 건축했습니다. 
노블힐스가 위치한 용인시 기흥구 Ⓒ국토교통부
집은 노블힐스 단지에서도 가장 상층부에 위치해 단지 내에서도 조망이 가장 좋은 남서향의 주택입니다. 대지 606㎡(183평)에 2007년 연면적 558.98㎡(169평)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신축했습니다. 택지의 지리적 특성을 살려 시야가 트이도록 경사를 활용해 지하층의 공간 활용도를 높인 설계가 돋보였습니다.  
박지성 선수의 기흥 단독주택 전경 Ⓒ SPI 플랫폼 마케팅팀 
2007년 준공 이후 지금까지 1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관리가 무척 잘 된 집이라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오랫동안 구석구석 공들여 지은 집은 보면 볼수록 친근감을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하 2층 182.51㎡(55.2평)은 주차장과 창고로 구성되어 있고, 경사지쪽 차고문을 개방하면 바로 도로로도 진입이 가능합니다. 주차장은 대형차 기준 4대가 주차 가능합니다. 창고는 박선수가 그동안 입었던 유니폼과 수상한 메달 일부가 전시된 특별한 공간입니다.
경사도를 활용한 설계. 지하 2층 주차장에서 바로 도로로 진입이 가능하다. ⒸSPI 플랫폼 마케팅팀
박지성 선수가 입었던 유니폼과 메달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 Ⓒ안명숙
지하 1층 155.09㎡(46.9평)은 다이닝룸 등 다목적 공간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지하 1층이지만 지상 정원 쪽으로 절반쯤 시야가 트여있어 지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생전 박지성 선수의 어머님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랑했던 공간이었죠. 정원과 연결된 이곳에서 바비큐도 하고 지인들과 함께 보냈던 시간과 추억으로 가득했던 곳입니다. 
다이닝룸이 있는 지하 1층에서 눈높이로 정원을 볼 수 있고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유명 인사들과 지인들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즐겼던 다이닝 공간. ⒸSPI 플랫폼 마케팅팀 
1층 116.91㎡(35평)에는 가족 거실과 마스터룸이 있습니다. 적절한 크기로 용도에 맞춰 공간을 나누면서도, 욕실이나 화장실은 비교적 여유롭고 넓게 설계해 편의성과 효용이 돋보였습니다. 비록 20여 년 전 설계이지만, 주거 공간으로 초점을 맞춰 설계한 공간은 시간이 흘러도 불편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차경이 아름다운 1층 거실의 모습 ⒸSPI 플랫폼 마케팅팀 
1층 거실에서 바라본 풍경. 차경과 멀리 보이는 청명산이 어우러지는 모습. ⒸSPI 플랫폼 마케팅팀
박지성 선수 어머님의 손길이 여전히 남아 있는 내부 계단 공간 Ⓒ안명숙
2층 104.47㎡(32평)은 박선수가 결혼 전에 사용한 공간이자, 지금은 박선수 가족들이 방문했을 때 그 자녀들과 함께 머무는 곳입니다. 집에서 가장 높은 곳이라 정원과 집 앞 청명산의 사계절이 가장 잘 느껴지는 공간으로 박선수가 가장 좋아한 곳입니다.
박지성 선수가 주로 머물렀던 2층 모습 ⒸSPI 플랫폼 마케팅팀 
박지성 선수가 침실로 사용했던 방 ⒸSPI 플랫폼 마케팅팀 
10여 년 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가족 구성원은 달라졌지만, 집은 세월의 흔적이 비켜 갈 만큼 관리가 잘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은 세대 구성원이 바뀌면 효용 가치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20여 년 간 한 가족의 변화를 담아낸 이 집은 이제 또 다른 가족의 보금자리가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스포츠 스타의 가족에 이은 또 다른 가족의 서사가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박지성 선수 아버지 박성종 JS파운데이션 이사장 인터뷰


 
박지성 선수가 머물렀던 2층 거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은 박성종 JS파운데이션 이사장. ⒸSPI 플랫폼 마케팅팀
 
Q. 이 집에 대한 소회가 궁금합니다.
A. 이 주택은 지성이가 글로벌 선수로 대성하고 결혼 후 한집안의 가장으로 성장한 시간을 함께한 집입니다. 맨유 입단 계약금으로 토지를 매입하고 설계하여 신축한 곳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곳이지요. 사실 이 집을 지은 이후로 지성이는 영국에서 주로 머물렀고, 한국에서는 1년에 30일 남짓 머무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우리 부부를 위한 집이었죠. 그래서 제가 더 애착을 느끼는 집이라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Q. 매각을 결정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이 집은 이제 우리 가족에게 안 맞는 옷이 되었죠. 2018년 집사람이 먼저 세상을 뜨고 이 공간에서 함께했던 추억 때문에 한동안 쉽사리 집을 내놓을 수 없었는데, 이제는 좀 더 단출한 집이 더 걸맞을 것 같습니다. 지성이도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집으로 바꿔가야 할 때고, 집이 가족에게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되니까요.
Q.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A. 가족 모두 번잡스러운 서울보다는 조용한 이곳을 좋아했습니다. 지성이는 전망이 좋은 2층, 저는 편안한 1층, 집사람은 지하 1층의 다이닝룸을 좋아했습니다. 손님이 오면 지하 1층에서 함께 다과나 바비큐를 나누며 즐기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그 기억을 지나온 시간을 정리하며 이 집을 놓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추억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이 좋은 공간을 다른 분들께 넘기고 싶습니다.
Q. 이 집에서의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이나 모습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A. 2층에서 바라보는 청명산의 사계절 모두 나름대로 아름답지만, 눈 오는 겨울 풍경이 최고입니다. 정원의 설경은 이 집을 팔아도 잊지 못할 풍경의 한 컷이 될 것 같습니다.
겨울에 눈이 쌓인 정원의 모습 Ⓒ박성종 제공 
Q. 마지막으로 이 집에서 직접 살아오신 분으로서 느낀 이 집의 진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요즘 짓는 고급주택처럼 호화스럽지는 않지만, 견고하고 튼튼하게 지었습니다. 지금 이렇게 짓는다면 건축비만으로도 20억 이상이 될 듯합니다. 태양광 전기를 사용해 관리비도 효율적입니다. 무엇보다 조용하고 사생활이 잘 보장되는 삶을 원하는 분들에게 제격입니다.
 
안명숙

안명숙

서울프라퍼티인사이트 자문위원. 부동산 마케팅 솔루션제작소 오지랖 대표

30여년 경력의 현직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 금융권 부동산 컨설턴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스타트업 기업 등을 거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부자들의 관심과 니즈를 분석해왔다. 부동산이 도시와 개인의 가치있는 자산으로 오랫동안 자리매김하도록 오늘도 유쾌하게 오지랖을 떨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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