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을 여행했던 경험이 있다면, 익숙한 공간 혹은 꼭 가야 하는 공간으로 MoMA를 꼽습니다. 예술과 감각을 경험할 수 있는 뉴욕을 대표하는 공간이죠. 이제 서울에서도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MoMA의 예술적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산공원 앞에 세계 최초로 'MoMA Bookstore at Hyundai Card’가 문을 열었습니다.

도산공원 앞에 새롭게 문을 연 MoMa Booksotre at Hyundai Card Ⓒ현대카드 뉴스룸
MoMA 북스토어는 아트북 전문 샵을 넘어 디자인과 감각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책 소비를 제안합니다. 책을 매개로 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는 특징은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 구성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뉴욕현대미술관이 직접 출판한 전시 도록과 아트∙디자인∙건축 관련 서적뿐 아니라 MoMA 디자인 스토어의 시그니처 굿즈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에코백, 머그컵, 뉴에라xMoMA 볼캡 등 라이프와 접점에 있는 상품들이 많습니다.

MoMA 북스토어 내부. MoMA 전시 도록을 비롯해 아트∙디자인∙건축 서적이 큐레이션 되어있다. Ⓒ현대카드 인스타그램

또 다른 무드로 시그니처 굿즈와 에코백, 머그컵 등 라이프와 접점이 있는 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현대카드 인스타그램
도산공원이라는 지역적 특징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도산공원은 과거부터 멋과 감각, 서울의 하이엔드 라이프를 대표하는 공간들이 자리를 지켜온 지역입니다. 에르메스, 슈프림을 비롯한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MZ의 사랑을 받는 젠틀몬스터도 도산공원 앞에 자리를 잡았죠. 하이엔드 쇼룸과 F&B 브랜드가 촘촘히 들어서며 이 일대는 서울에서 가장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문화적인 면에서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파리 감성의 아트북 큐레이션 샵 애슐린 라운지가 오랫동안 이 지역에서 자리를 지켰고, 근처 압구정 로데오 10꼬르소꼬모 매장 한켠에서도 리빙 제품과 함께 셀렉된 아트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은 문을 닫았지만 하우스 도산이 들어서기 전에는 감각적인 큐레이션 북샵이자 어른을 위한 서점을 모티브로 한 퀸마마마켓의 PAARK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처럼 도산공원 인근은 상업 상권이지만 국내에서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책’과 ‘공간’을 결합해 온 지역이기도 합니다. 텍스트 힙으로 대표되는 MZ의 특성을 담아낼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습니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거나 독립서점의 분위기보다는 큐레이션 콘텐츠와 상품을 감각적으로 갖춘 공간으로 진화했습니다. 이번에 오픈한 MoMA 북스토어는 그 계보를 잇는 동시에, 책을 둘러싼 시각적 경험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콘텐츠까지 확장한 새로운 단계의 북 리테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공간이 겨냥하고 있는 소비자층입니다. 현대카드는 2017년부터 도산공원에 쿡북과 함께 요리, 미식 경험을 전하는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먹고, 읽고, 요리하는 미식과 영감의 공간’으로 리뉴얼 했습니다. 쿠킹 라이브러리가 3040세대를 타겟으로 했다면, 리뉴얼 한 공간은 ‘경험 중심의 감각 소비’에 익숙한 세대, 지금 도산공원 일대를 자주 찾는 MZ 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습니다.
MZ 세대는 책을 읽는 행동만큼 책이 놓인 공간을 구경하고, 상품처럼 소비하는 경험 자체를 즐깁니다. 이러한 흐름은 MZ들의 라이프 스타일이자, 이들의 콘텐츠 소비문화 중 하나인 ‘텍스트힙(Text hip)’과도 맞닿습니다. 텍스트힙은 독서가 매력적이고 트렌디한 문화로 인식되고, 자기표현의 수단으로도 여기는 현상입니다. MoMA는 이런 MZ세대의 트렌드와 니즈를 경험으로 풀어냅니다. 이 공간이 도산공원 앞에 들어섰다는 점은 도산대로 일대가 새로운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담는 그릇으로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단서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아니라, ‘책을 어떻게 경험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대. 북 리테일은 어떤 방식으로 진화해 나갈까요? MoMA 북스토어가 그 변화의 출발점 중 하나로서 만들어 갈 새로운 흐름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