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업공간의 글로벌 트렌드는 라이프 커뮤니티 전략의 활용입니다. 라이프 커뮤니티란 특정 타겟을 공간에 모으고, 브랜드의 강한 팬을 만드는 운영 전략의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 간의 연결과 경험이 교류되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어야 공간에 활력이 생기고, 이는 더 많은 사람을 모으고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는 매개가 되기 때문입니다.
상품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변화하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방향
뉴욕에서 소호에 이어 예술, 문화, 디자인 중심지로 성장한 지역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공장이 밀집해 있던 지역이었으나 최근 독립 가구, 조명, 텍스타일 스토어, 아트 갤러리 등이 자리 잡으며 고급 주거 지역이자 문화적 교류와 창의성의 허브로 진화해 온 트라이베카입니다. 이곳에서도 특히 많은 뉴요커의 눈과 발을 사로잡는 공간이 있습니다. “주거”라는 지역 특징을 살려 사람들과 공간을 연결하고 예술과 디자인 깊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새로운 형태의 융합형 리테일 공간 Quaters입니다. 디자인 스튜디오 In Common With의 창립자들이 만든 컨셉 스토어이자 만남의 공간으로 소비자 경험 강화를 목적으로 합니다.
온라인 기반으로 제품을 판매하던 전략에서 소비자와의 직접 소통과 제품 경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확장한 것이죠. 다만 공간에서 제품을 알리기보다 커뮤니티를 구현하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조명 아래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재, 소파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거실 등 생활 공간인 듯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구현했습니다. 직접 셀렉한 조명, 디자이너 작품, 팬트리 소품 등을 활용해 브랜드의 감각을 공유합니다. 낮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와인바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50석 규모의 다이닝룸을 두고, 셰프를 초대해 네트워킹 행사를 열거나 디자인 토크 행사를 진행하며 디자인과 예술, 문화적 취향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리테일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라이프 커뮤니티 플랫폼 기능을 수행합니다. 예술과 디자인의 깊이를 느끼는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고 싶어 이곳을 찾는 이들이 계속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도 라이프 커뮤니티 플랫폼 사례를 만날 수 있습니다. 후난성 헝양의 오래된 쇼핑몰은 한때 특색 없이 텅 빈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MEET&EAT’이 들어선 이후 이 공간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했습니다. 음식을 매개로 사람들을 연결하고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게 된 것이죠. 개방형 공간과 초대형 공유 테이블을 중심으로 공용 공간을 만들고 주변에 F&B 매장을 배치했습니다. 농산물 마켓, 쿠킹클래스, 네트워크 모임 등 여러 활동이 진행되며, 특색 없던 몰은 새로운 커뮤니티 센터이자 지역 플랫폼으로 거듭났습니다. 운영사가 임대를 주기보다 직접 커뮤니티 다이닝 모델을 운영하며 공간 자체의 브랜드 가치를 형성한 것이죠.

도시 플랫폼 커뮤니티의 연결을 지향하는 브랜드, 알로소
이 같은 글로벌 트렌드는 국내에서도 다양하게 변주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라이프 커뮤니티를 구현함으로써 고객에게 제품을 알리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브랜드의 메시지, 브랜드의 가치, 경험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눈에 띄는 브랜드는 알로소입니다.
알로소는 단순히 가구를 구매하는 이들만 타겟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더 넓은 개념으로 공간을 자신의 취향과 삶의 방식으로 채우려는 이들과 연대를 고민합니다. 가구가 정체성을 드러내는 도구이자 공간의 품격과 일상의 경험을 상징하는 매개체라고 정의한 것이죠. ‘시간’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경험하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지점들을 설계합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자연스럽게 닿는 지점이며 그들의 일상과 브랜드, 브랜드의 문화까지 연결되는 정서적 유대감을 창조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실제 알로소의 브랜드 활동과 공간 구현을 살펴보면 이런 지점을 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알로소가 선보인 공간들은 삶을 어떻게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된 결과입니다. 알로소의 청담동 플래그십스토어에서는 ‘Living in Color’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브랜드가 가진 70여 종류의 마감재, 컬러를 활용해 일상 속 다채로운 컬러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동시에 브랜드가 가진 컬러에 대한 관점까지 전달하죠. 컬러 아트 토크, 컬러 아트 클래스 등도 같은 목적으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입니다.

플래그십스토어 외에도 다양한 지역에서 윈터리빙룸, 소파다방 등 지속적인 브랜드 캡슐 라운지를 운영합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 홍보가 아닌, 실제 생활과 공간의 맥락을 읽고 그에 맞는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카렌시아와 보눔 같은 모듈러 제품을 통해 공간을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1인 소파와 리클라이너 등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내는 제품도 본질적인 기능적 특성뿐 아니라 공간과 가구에서 보내는 시간의 활용 관점을 공유합니다. 달라지는 생활 니즈에 맞춘 제품을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열어갑니다.


그렇기에 알로소의 공간은 매장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경험이 가능한 대체 공간, 생활 공간에 가깝습니다. 특히 지역의 특징을 고려하는 것에 주력합니다. 이는 지역의 주거 특성, 생활 특성까지 반영한 공간 구현을 통해 특정 타겟의 명확한 경험을 설계하기 위한 것이죠. 덕분에 브랜드 캡슐 라운지를 오픈할 때마다 수많은 이들이 꼭 방문하고 싶은 공간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알로소 윤양빈 총괄 팀장은 “알로소는 앞으로 성수, 한남, 용산, 청담처럼 라이프 스타일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지역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판교, 송도, 위례, 마곡 등 신도시 주거 지역에서 또 다른 형태의 문화 커뮤니티 공간을 제안하려는 활동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소파 브랜드라는 틀을 넘어 삶의 방식 전체를 함께 그려가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죠.”라고 지역과 연결된 브랜드 활동의 방향성을 밝혔습니다.
상업공간 고객 경험 설계에 감각자본 활용 고려해야
사람들이 어디서 머무르고 무엇을 먹으며, 어떤 소리에 반응하고, 어떤 이야기를 공유할 것인지 등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감각의 설계를 통해 구현되는 것이죠.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한 마케터 김양아 작가는 <감각의 설계자들>에서 감각자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고객으로 머물기보다 감각을 주도하는 주체가 된 소비자들에게 감각의 접점이자 무대가 되어야 하는 상업공간은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할까요?

라이프 커뮤니티 플랫폼은 감각자본을 구현한 공간입니다. 브랜드, 공간, 소비자가 모두 모이는 무대이자 활동의 매개이기도 하죠. 그 핵심에는 소비자의 경험이 있습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와 맞닿고, 공간은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찾는 이유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감각을 어떻게 정교하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국 어떻게 머무르게 할 것인가,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 것인가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감각’이 완성됩니다. 그렇기에 상업공간에 더 정교한 경험 설계 전략이 고려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