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시장에는 긍정적인 견해보다 비관적인 전망이 훨씬 설득력 있는 논리로 다가오지만 공교롭게 서울 아파트 시장은 상승론자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6년 주택 시장은 불안한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른 하락론과 공급 감소로 인한 상승론이 맞서는 한 해입니다. 2026년을 한 달여 앞두고 부동산 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에 대해 개인 투자자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2026년 부동산 시장의 화두 3가지
2026년 부동산 시장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 첫 번째는 정부 정책 환경의 변화입니다. 특히 고가 주택시장을 겨냥한 대출 규제 및 투자 수요 차단은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욱이 보유세 현실화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회귀 정책 등 강화된 세금 정책은 2년 차 이재명 정부의 주택정책의 근간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번째는 주택 공급 감소입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2026년 부동산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급감함에 따라 2026년 수도권 신축 입주물량은 11만 1700호로 2025년(16만 1300호) 대비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욱이 토지거래허가구역 서울 전역 및 경기권 일부 확대로 주택의 거래량도 급감하면서 주택시장에서의 재고주택 공급도 급감함에 따라 매매는 물론 임대차 시장의 상승 압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번 째는 지역 간 격차 심화입니다. 2023년 이후 수도권과 지방의 디커플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기준 수도권 매매가격지수는 101.5로 전년 대비 1.9% 상승한 반면, 지방은 99.3로 1.7%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 내에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지역은 상승세를 보이고, 비규제 지역도 급격한 거래량 증가를 보이며 지방과 명확히 분화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입지가 좋은 주택 한 채로 투자를 몰아가는 ‘똘똘한 한 채’ 전략은 서울 등 수도권 고가 지역의 소유 욕구를 촉발시키며 서울 지역 내에서도 격차를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 간 격차 심화는 비단 아파트 시장에서만 현상은 아닙니다. 한때 ‘조물주 아래 건물주’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개인들의 투자 선호 자산으로 인기를 끌던 서울의 꼬마빌딩 시장도 되는 곳만 거래가 성사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핫플 1번지로 꼽히는 성수동은 오늘이 가장 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거래가 이어지고 있죠. 강남도 신축 건물이나 급매 중심의 거래가 주류를 이룰 뿐이고 마포구 홍대나 연남동, 용산구 이태원 등 리테일 강세 상권은 임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공실 부담 등으로 거래나 가격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차별적 금리 정책이나 금융권의 한도 축소로 수익성 부동산의 대명사로 인기를 끌던 꼬마빌딩 시장도 일부 되는 곳을 제외하고 가격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2026년도 부동산 임대업 대출에 호의적이지 않은 금융 정책이 이어진다면 올해와 같은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25년~'27년 상반기 지역별 입주 예정 물량.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그러나 투자 시장 위기의 이면에는 기회가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고 정책 변화가 예상되는 2026년 투자전략을 제시해 드립니다. 강화되는 정책에 순응해 자산을 줄이고(REDUCE) 흐름에 맞게 갈아타고(RELOCATE) 자산을 재배치(REBUILD) 하는 3R 전략으로 제안합니다.
1단계 REDUCE - 규제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자산 점검
2025년에는 6·27 대책과 10·15 대책을 거치며 규제지역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2026년에는 5월까지 유보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가 일몰 되면 이후 세금 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른 과세표준이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 증가가 예상되므로, 다주택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먼저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다주택자는 우선적으로 자산을 점검하고 매각이 가능한 자산은 5월 전 정리하여 부담을 줄이는 전략이 현명합니다. 대출 비율이 높은 자산은 금리 변동 리스크가 크므로 변동성을 줄이고 보유 기간이 2년 이상으로 양도세 감면 요건을 충족하는 다주택자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5월 전 주택 숫자를 줄이는 방법으로 매각이나 증여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2단계. RELOCATE – 똘똘한 한채와 재개발 등 선별적 자산 재배치
다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 및 대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2026년에도 ‘똘똘한 한 채’ 전략은 여전히 유효한 투자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께 가장 쉬운 팁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소위 어느 지역이나 대장단지가 있기 마련입니다. 아파트가 브랜드화되는 상황에서 대장 단지의 프리미엄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매년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는 단지 50곳을 선정해 ‘KB선도아파트50’을 발표합니다. 예를 들어 1위부터 5위까지 송파구 헬리오시티, 파크리오, 잠실엘스, 서초구 반포자이, 래미안원베일리 등은 해당 지역에서 단지규모나 가격, 인기도 측면에서 내로라하는 곳입니다. 결국 이런 곳들이 거래도 많고 이해관계자도 많기 때문에 다수에게 회자되면서 그 지역 대표 아파트가 되고 가격을 주도하게 됩니다. KB선도아파트50이 이름값을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KB선도아파트50. ⒸKB부동산 자료
10·15 대책 전후 20일간의 거래를 분석한 직방 자료에 따르면, 비규제지역 거래량은 5,170건에서 6,292건으로 22% 증가한 반면, 규제지역 거래량은 10,242건에서 2,424건으로 76%나 감소했습니다.
2025년 11월 셋째 주 기준으로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이 99주 만에 0.02% 상승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2년 가까이 지속된 하락세가 멈췄음을 의미하며, 지방 시장에도 변화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비규제지역이나 지방은 수요층이 두텁지 않아 정책 변화에 따라 가격이 쉽게 흔들릴 수 있어 장기 투자가 어렵고 오히려 투자를 회수하는 시기로 활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도권 공급 확대는 여전히 2026년에도 화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도심을 재정비하는 재개발∙재건축 및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은 관심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이미 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 내 재건축 추진 단지는 매입 가능 매물도 희소하고 이미 가격이 크게 올라 매입에 따른 가격 등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따라서 입지가 우수한 도심 대단지 재개발 사업지나 사업 속도가 빠른 초기 신속통합지역을 고려한다면 틈새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개발에 진입할 때는 사업성을 평가해야 합니다. 용적률 상향 여력이 있는지, 조합 갈등은 없는지, 시공사가 선정되었는지, 인허가는 어느 단계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재무 계획도 중요한데, 조합원 분담금 규모를 파악하고, 일반분양과 조합원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결정하며, 5~10년의 보유 기간을 계획해야 합니다.
2025년 말 서울 중대형 오피스텔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매매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44% 상승하며 202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KB부동산 기준으로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래량은 대책 전 291건에서 대책 후 796건으로 174%나 급증했습니다. 오피스텔은 비주택으로 분류되어 매입 시 LTV를 70% 한도 내에서 자금 조달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전월세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가격 상승은 오피스텔의 수익가치를 높이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행 세법에서 오피스텔도 전입신고 후 주택으로 사용하면 주택으로 인정하게 되므로 다주택 여부에 저촉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합니다.
3단계. REBUILD - 포트폴리오 재구축
아파트 투자에 집중된 포트폴리오의 변화를 시도하는 방법입니다. 전체 부동산 자산의 60%는 입지가 좋은 아파트로 담아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전략을 만들되 변화하는 시장을 준비하기 위해 현금화하거나 수익가치를 높이는 자산으로 분산배치하는 전략입니다.
분산배치 자산 중 20~30%는 수익형 자산이나 현금화가 용이한 부동산 기반 금융상품에 배치합니다. 수익형 자산으로 향후 트렌드를 고려한 상품은 도심의 중대형 오피스텔입니다 강남, 용산, 여의도 등 오피스나 고가 주거 단지 인근으로 월세 수요가 탄탄한 곳이 유리합니다. 3~5년 내외 중기 보유를 목표로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매월 월세를 리츠 등에 재투자하는 일석이조 전략도 유효합니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2026년, 전략적 접근으로 기회 만들어야
2026년 부동산 시장은 공급 절벽과 정책 변화가 교차하는 전환기입니다. 입주 물량 감소는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은 시장을 더욱 양극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3R 전략은 이러한 환경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프레임워크입니다
첫째, REDUCE는 규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입니다. 규제지역의 다주택을 정리하고, 고가 자산의 차익을 실현하며, 현금 비중을 확보하고, 세무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둘째, RELOCATE는 선별적으로 자산을 재배치하는 전략입니다. 공급 부족의 수혜를 받을 서울 동남권 대장주에 진입하고 틈새시장의 대안이 되는 재개발이나 수요가 안정적인 강남, 여의도, 용산 등의 중대형 오피스텔도 수익성 부동산 투자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REBUILD는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하는 전략입니다. 우량 지역의 똘똘한 한 채와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으로 부동산 내 포트폴리오를 나눠 단계별로 리밸런싱하고, 수익형 자산을 편입하는 전략의 선회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성공적인 투자는 시장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선별적으로 정리하며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는 실행력에서 나옵니다. 2026년은 준비된 투자자에게는 포트폴리오를 재구축할 기회를, 안주하는 투자자에게는 규제와 세 부담 증가의 위기를 가져올 것입니다.
변화를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에게 2026년은 위기가 아닌 기회의 시간으로 인식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