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
스타필드
그랑서울
오피스
상업공간
리테일
쇼핑몰
F&B
광화문
CBD
CBD 권역 신규 오피스들의 공급을 앞두고, 기존 프라임 오피스들 역시 자산 가치를 확보하고 경쟁력을 보완하기 위한 선제적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1편에서는 하나의 핵심 테넌트 전환만으로도 새로운 이용 패턴을 만들어 상업공간의 잠재된 가능성을 깨우는 리뉴얼 사례를 알아보았습니다. 
D타워가 올리브베러를 통해 라이프스타일의 빈틈을 채웠다면, 이번에 살펴볼 그랑서울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기존 상업공간의 체질 개선을 시도했습니다. 상업공간 운영 시스템과 정체성에 변화를 시도한 그랑서울의 사례를 통해, 보다 큰 규모의 광화문 오피스 리테일 변화를 살펴봅니다.
 

피맛골, ‘청진상점가’를 거쳐 ‘스타필드 애비뉴’로의 상업공간 대전환을 만든 그랑서울


그랑서울은 2014년 2월에 준공된 서울 도심 CBD 권역 최대 규모의 오피스입니다. 코람코가 2011년 설정한 리츠 ‘코크렙 청진18∙19호’가 보유한 프라임 복합자산인 그랑서울은 임대료가 가장 높은 오피스로도 알려져 있죠. GS건설·고려아연·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우량 기업들이 장기 임차하고 있고, 최근에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한국 법인도 입주했습니다.
준공한 지 10년이 지난 그랑서울은 공용부와 오피스, 리테일 공간 전반에 걸쳐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광화문과 종각의 수많은 오피스 아케이드 사이에서 그랑서울만의 독보적인 좌표를 설정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랑서울은 쇼핑몰의 대명사이자 검증된 리테일 브랜드, ‘스타필드’를 도입하기로 결정합니다. 부지 내 옛 피맛골 자리에서 ‘청진상점가’라는 이름으로 운영되었던 상업공간은 작년 10월 ‘스타필드 애비뉴 그랑서울’로 전면 개편되었습니다. 
피맛골을 따라 나 있는 스타필드 애비뉴 그랑서울. 그랑서울 건물 중앙에 위치한 출입구. Ⓒ시티폴리오
미식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스타필드 애비뉴 그랑서울점에는 42개의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고, 이중 약 90%가 F&B 브랜드 입니다. 지역적인 특성과 오피스 상권 유동인구의 소비 성향을 고려해, 직장인의 일상인 점심식사부터 고감도 프리미엄 다이닝까지 폭넓은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층별로 구분된 컨셉과 타겟층


스타필드 애비뉴 그랑서울은 층별 콘셉트를 중심으로 유동인구의 복합적인 수요를 디테일하게 반영했습니다.
1호선 종각역, 인접한 빌딩 타워8과 연결된 지하 1층은 주변 직장인들과 종각역을 오가는 사람들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대찌개, 돈까스, 파스타, 초밥 등 인근 직장인들이 점심으로 선호하는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이 입점되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올드한 이미지의 브랜드 일부는 프리미엄화하기도 했습니다.
지하 1층 공간에서는 대중적인 점심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과 카페가 주로 입점해있다. Ⓒ시티폴리오
공간 구조는 대부분의 매장이 개방형으로 설계되어 있어, 잘 정비된 백화점 푸드홀과 같은 캐주얼한 인상을 줍니다. 내부 곳곳에 공용 테이블과 소파를 배치해, 식사 외에도 잠시 머물며 쉴 수 있는 라운지 기능을 더했습니다.
곳곳에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 있어 식사를 마친 후 간단하게 디저트를 즐기며 쉴 수 있다. Ⓒ시티폴리오
또한 종각역과 연결된 입지적 장점 덕분에, 저녁 시간대에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지하철을 통해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과 가족 단위 이용객도 볼 수 있었습니다.
1호선 종각역과 연결되는 출입구 중 하나. Ⓒ시티폴리오
대로변과 맞닿은 1층은 인근 직장인과 보행자들의 일상적 필요를 충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베이커리와 카페, 햄버거 매장부터 약국, 편의점 같은 필수 시설을 전면에 배치해, 긴 체류보다는 필요에 따라 빠르게 머물다가는 수요를 공략합니다.
종각역 출입구에서 바라본 그랑서울 지상층 상업공간. Ⓒ시티폴리오
2층 역시 F&B 시설이 메인이지만, 지하 1층과는 명확히 구분되는 ‘목적 지향성’을 띱니다. 이곳에는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을 하거나, 긴 대기를 감수해야 하는 검증된 맛집들이 주로 포진해 있습니다. 지하 1층이 바쁜 일상 속의 효율적인 식사를 지원한다면, 2층은 보다 긴 호흡으로 머무르는 ‘체류형 미식’에 방점을 둡니다.
공간적인 측면에서는 지하층보다 훨씬 넓고 여유로운 면적을 바탕으로, 각 매장이 벽이나 유리로 독립된 공간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매장 간의 간격 또한 비교적 넓게 배치해 방문객이 개별 브랜드와 경험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프렌치 토스트 맛집으로 알려진 조앤도슨. 최근에는 웨이팅 100번대가 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시티폴리오

 3층에는 기존 그랑서울의 리테일 시설이자 2018년도에 오픈한 ‘롤파크(LoL Park)’가 위치해있습니다. 이곳에는 글로벌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의 경기장과 라이엇게임즈가 운영하는 라이엇PC방이 있어, ‘게임의 성지’라고도 불립니다. 현장에는 미처 관전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로비와 스낵 코너에 모여 대형 화면으로 경기를 관람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평일 저녁에도 한정된 좌석 때문에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밖에서 모여 함께 경기를 관람한다. Ⓒ시티폴리오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는 다른 층과 달리, 전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접근하는 4층은 프리미엄 다이닝 전용 공간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마주하는 고급스러운 마감재와 연출은 럭셔리 레스토랑의 입구를 연상시킵니다. 이곳은 스테이크 하우스, 일식 가이세키, 코리안-프렌치 파인 다이닝 등 프라이빗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보이는 4층 로비 공간. Ⓒ시티폴리오
프리미엄 다이닝 레스토랑 입구와 이어지는 복도의 모습. Ⓒ시티폴리오
 

오피스 리테일 공간의 페인 포인트, 리테일 브랜드 이식으로 돌파하다


도심 오피스 리테일이 대형 쇼핑몰의 운영 시스템, 그리고 브랜드 파워와 결합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큰 효과는 각인이 쉽지 않은 빌딩 자산을 브랜드 네임을 통해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게 한다는 점입니다. "ㅇㅇ빌딩에서 만나자" 보다 "스타필드 그랑서울에서 만나자"는 말이 훨씬 직관적이고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처럼 말이죠.
공간 운영에 있어 스타필드와 같은 브랜드형 복합쇼핑몰의 도입의 장점으로는 마케팅과 홍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평일 점심을 위주로 붐비던 공간이 저녁, 주말까지도 활성화되는 효과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 자체의 검증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운영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됩니다. 축적된 운영 노하우는 공실 리스크를 줄이고 자산의 가동률과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사용자 관점에서도 변화가 있습니다. 낯선 빌딩 지하에 무엇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는 방문 전의 심리적 문턱과 탐색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춰줍니다. "그곳에 가면 최소한 실패는 없겠지"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소비자에게 일종의 안정감이 되는 셈이죠. 
또한, 기존의 브랜드가 보유한 특정 고객층과 그들이 쌓아온 브랜드 경험은 오피스 상권에 새로운 방문객을 유인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브랜드의 다른 지점에서의 선행 경험이 이곳에서의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심리적 연결 고리를 만드는 셈입니다. 이처럼 브랜드 인지도를 통해 다양한 방문객을 확보함으로써, 평일에 편중되었던 공간의 활력을 주말까지 자연스럽게 넓힐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됩니다.
 
그랑서울의 사례는 '플라이트 투 퀄리티(Flight to Quality)' 전략에 있어, 검증된 브랜드 이식이 자산의 가치를 보완하는 하나의 전략적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브랜드 도입 그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이를 통해 기존 리테일 공간이 직면한 한계, 즉 페인 포인트를 극복하는 방법을 전략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결국 진정한 퀄리티는 단순히 브랜드 인지도를 이식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통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상업공간은 물론, 오피스 빌딩 전반을 새롭게 정비한  KT 광화문빌딩 웨스트 사례를 살펴봅니다. 광화문광장을 마주한 오랜 랜드마크빌딩이 이용자 경험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자산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아봅니다.
시티폴리오

시티폴리오

Cityfolio

부동산이라는 그릇에 도시의 변화와 사람들의 움직임을 담아, 투자 감각을 확장하는 인사이트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