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용에 이어서 다룰 또 다른 비용은 바로 감가상각비입니다.
감가상각이란, 비용을 지출해서 유형자산을 취득한 후 장기간 그 비용을 배분하여 매년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절차를 뜻합니다.
들어가기 앞서, 이해하기 쉬운 실생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은퇴 후 소나타를 3,000만원에 한 대 사서 5년 동안 개인택시를 운전(비용을 지출)할 계획이고, 매년 4,000만원의 이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가정하겠습니다. 4,000만원의 이익 중 일부는 운전(노동)에 대한 대가이지만, 나머지 일부는 차량운반구(택시)를 이용함에 대한 대가입니다. 5년 동안 3,000만원을 비용으로 처리하는 회계절차를 뜻합니다.
하지만 맹점도 있습니다. 소나타 택시를 5년동안 감가했지만, 실제 5년이 지나도 소나타는 운전 가능한 상태일 것입니다. 또한, 똑같이 5년이 지난 소나타라고 하더라도 온전한 상태의 차량이 있는가하면, 노후화에 따라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차량도 있을 것입니다. 즉, 기간이 지남에 따라 '회계상' 감가되는 금액과 실제 물건의 사용 가치가 낮아지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정액법과 정률법
감가상각을 적용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정액법과 정률법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먼저, 정액법은 매년 정해진 금액을 감가하는 방식입니다. 예시에서 든 사례라면, 매년 600만 원씩 5년 동안 감가하는 것입니다. 반면, 정률법은 매년 정해진 비율을 감가하는 방식입니다. 3,000만 원에 취득한 차량을 매년 20%씩 감가한다면, 정액법과 같은 결과가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첫 해에는 3,000만 원에서 20%, 즉, 600만 원이 감가되겠지만, 둘째 해에는 2,400만 원에서 20%를 감가하여 잔존가치는 1,920만 원입니다.
우리가 투자하는 리츠와 부동산의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먼저, 부동산은 토지와 건축물을 뜻합니다. 반값아파트 제도처럼 토지와 건물의 주인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주인이 같으며 토지와 건축물을 합한 금액입니다.
하지만 토지는 감가되지 않는 반면, 건물 또는 기계장비 등은 감가의 대상입니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살펴봐야 할 것은 리츠가 보유한 자산 중 토지의 비중이 높은지, 건물 또는 기계장비의 비중이 높은지를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단, 둘 중 어느 쪽이 높다고해서 그 쪽이 투자하기 더 적합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참고로, 국내 상장 리츠가 보유한 자산 중 토지의 비중이 가장 높은 자산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와 SK리츠가 보유한 주유소입니다. 주유소는 건물의 층수가 1~2층으로 높지도 않고, 다른 자산들 대비 건물과 기계장비(주유기, 주유소 캐노피)의 사용한 기간이 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감가율이 높을 것입니다. 건물의 감가율이 높고 자산 중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상대적으로 토지의 비중이 더 높게 느껴집니다.
반면, 한때 ESR켄달스퀘어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롯데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 국내 많은 리츠들이 편입한 물류센터는 토지 대비 건물의 비중이 가장 높은 자산 중 하나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CBD, GBD 등 서울 시내 중심 업무권역에 비싼 토지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토지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또한, 비슷한 논리로 SK리츠가 보유한 이천 하이닉스 수처리센터 역시 건물 및 기계장비의 비중이 높습니다.
전자공시를 통해 감가상각비 확인하는 방법

투자자들이 감가상각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dart 전자공시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재무제표의 영업비용을 참고하면 당기, 전기 발생한 감가상각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재무제표 주석 - 투자부동산에서 토지와 건물의 가액을 알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감가상각비, 감가상각누계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가상각누계액이란 자산의 취득 시점부터 현재 시점까지 인식한 감가상각비의 총합계액입니다.
평가하는 방법에서 주식과 차이가 있는 리츠
리츠는 일반적인 기업보다 '자산'이 대부분입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주식과 평가하는 방법 역시 조금 다릅니다. 보통 주식은 주당순이익(EPS)을 주가로 나누면 PER을 구할 수 있게 되는데, PER로 주식이 비싼지, 저렴한지 판단합니다.
한편, 리츠에도 PER과 비슷한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FFO(Fund From Operation) 또는 P/FFO입니다. 임대료 등으로 구성된 리츠의 매출에서 이자비용, 감가상각비, 기타 운영경비 등을 뺀 금액은 리츠의 순이익입니다. 이 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를 다시 더하고 자산 매각 손익을 빼면 FFO(배당가능금액)을 구할 수 있습니다.
매출 - 비용( 감가상각비 , 이자비용, 기타 경비) = 순이익
순이익 + 감가상각비- 매각손익 = FFO
앞서 살펴본 것처럼 감가상각비는 리츠에서 현금이 유출된 것이 아니라, 건물의 가치 감소에 대해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한 것입니다. 따라서 리츠의 운영으로 발생 현금의 유출입과 관계없기 때문에 이를 더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P/FFO가 15라는 것은, 현재의 주가가 연간 배당가능액의 1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전히 P/FFO가 와닿지 않는다면, P/FFO가 10인 A리츠와 P/FFO가 20인 B리츠를 비교해보겠습니다. P/FFO가 10이라는 것을 달리 해석하자면, 내가 지금 받는 배당을 10년동안 받으면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금회수기간과 유사합니다. 즉, A리츠는 배당금으로 원금을 회수하는데 10년이 걸리며, B리츠는 20년이 걸립니다. 만약 두 리츠의 외부요인 및 기타조건이 비슷하다면, A리츠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P/FFO가 높다고 해서 무조건 고평가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P/FFO는 주식의 PER과 비슷한 지표라고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는 PER이 낮을수록 저평가되었고, PER이 높을수록 고평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주식의 업종이 IT, 인터넷 등 성장성이 높은 섹터인지, 철강, 유통 등 성숙기에 접어든 산업인지에 따라서 다르고, 한국의 상법개정 등 시장여건에 따라서 PER을 판단하는 시각은 다릅니다. 그래서 PBR, PSR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면 조금 더 정교하게 주가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P/FFO가 높다고 해서 리츠가 고평가되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성장성이 좋은 데이터센터 리츠의 P/FFO는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될 것이며, 리테일리츠의 P/FFO는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될 것입니다.

